[엑스포츠뉴스 이아영 기자] (인터뷰①에 이어) 꼼꼼하기로 소문난 이병훈 감독과의 작업은 어떤 기억으로 남아있을까. 어렵고 까다로운 질문에도 척척 답하는 진세연에게 "이병훈 감독에 의견을 내본 적은 없냐"고 묻자 "감독님이 최종 확정을 하시는 거고, 워낙 생각이 확고한 분이시라 그런 걸 이야기하진 못했어요"라고 답했다.
배우들의 연기를 섬세하게 지도하기로 유명한 이병훈 감독의 스타일에 대해 "오히려 저처럼 연기 경력이 짧고 부족한 배우에게는 정말 많이 도움이 돼요. 많은 걸 배웠어요"라고 말문을 연 진세연은 "물론, 연기할 때는 제가 생각하고 연구해 온 방향과 너무 다르면 힘들 때가 있었죠"라고 말을 이어갔다. "감독님께 '이렇게 해도 되지 않을까요'라고 여쭤보면 '아니, 꼭 이렇게 해야 돼!' 하시고, 그걸 제가 잘 못따라가는 점이 힘들었어요"라고 털어놨다.
배우가 생각하는 연기와 감독이 원하는 연기가 같아도 드라마 제작 환경 탓에 배우의 기량이 100% 드러나지 않기도 한다. 진세연은 눈물을 쏟아야 하는 스튜디오 촬영에서 순서가 밀려 대기 중에 펑펑 울고는 정작 본 촬영에서 얼마 울지 못했다는 웃지 못할 일화도 공개했다. "너무 울어서 몸이 개운한 거예요"라며 까르르 웃는 모습은 영락없는 대학생이었다.
'옥중화'에서 가장 화제가 된 장면은 아무래도 극 초반 있었던 옥녀의 신내림일 것이다. 물론, 진짜 신내림을 받는 게 아닌 수청 위기를 탈출하기 위해 신내림을 받는 척하는 것이었다. 진세연은 이 장면에도 할 말이 많았다. "반응이 반반이었어요. 이상하다는 것과 웃기다는 것이요. 저는 사람들이 그 장면을 너무 진지하게 보지 않았으면 좋겠다고 생각했어요. 그게 신내림 받은 척을 연기하는 거라서 충분히 과하게 표현할 수 있다고 생각했거든요. 정은표 선배님이 '자꾸 흔들어라'고 팁을 주시기도 했죠. 저는 철판 깔고 했어요. 재미로 봐주신 분들이 계셔서 좋았어요."
'옥중화' 방영 내내 연기력 논란이 끊이지 않았던 것에 관해 진세연은 간접적으로나마 속내를 밝히기도 했다. "기대치를 충족시킨다는 건 참 힘들고 어려워요. '옥중화'하면서도 많이 느꼈어요. 기대가 큰 작품이었던 만큼 잘해야 본전이라는 말을 많이 들었거든요. 부담감이 없을 수가 없죠. 그 기대치를 충족하지 못했다는 건 제 잘못도 있는 거니까 (이병훈) 감독님께 죄송했어요. 저를 끝까지 믿어주신 것에 보답하고 싶었는데." 데뷔 이후 '각시탈'부터 '닥터 이방인' 등 대작에 자주 출연하며 단련된 정신력이 보이는 대목이었다.
진중하고 목표의식이 큰 캐릭터를 도맡았던 진세연은 이제 생활 연기나 로맨스 코미디 등으로 조금 더 시청자의 생활에 가까이 다가가고 싶다는 욕심을 드러냈다. 키워드는 '공감'과 '소통'이었다. "한 남자를 위해 탈북을 하고, 나라를 구하기 위해 희생하고. 이런 건 전혀 공감할 수 없는 거잖아요. 요즘 '혼술남녀'나 '청춘시대' 보면 취업 준비나 대학생들 이야기도 많이 나오던데 그런 걸 보면서 저도 제 연기로 많은 사람이 공감하고 치유됐으면 좋겠다는 생각을 했어요." (인터뷰③에 계속)
lyy@xportsnews.com / 사진 = 권혁재 기자, MBC 방송화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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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아영 기자 lyy@xports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