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엑스포츠뉴스 테헤란(이란), 조용운 기자] 이란 원정에 나선 한국 축구대표팀이 이동하는데 진이 빠지고 있다. 16시간의 장거리 비행만 문제가 아니었다. 테헤란 시내에서 훈련장을 찾아나서는 것도 하나의 고문이었다.
울리 슈틸리케 감독이 이끄는 축구대표팀이 8일(이하 한국시간) 밤 결전지 이란 테헤란에서 첫 훈련을 시작했다. 대표팀은 숙소인 에스테그랄 호텔에서 5km 떨어진 인근 아라랏 훈련장에서 이란 원정 첫 훈련을 소화했다.
당초 밤 10시30분에 진행할 예정이던 대표팀 훈련이 30분 가량 늦춰져 시작했다. 숙소에서 얼마 떨어지지 않은 훈련장까지 이동하는데 교통체증으로 1시간 가까이 걸리면서 빚어진 일이다. 대표팀은 테헤란의 교통 상황을 대비해 일찍 숙소에서 출발했지만 가까운 거리도 상당한 시간이 소요됐다.
테헤란은 교통 지옥으로 악명이 높다. 도로마다 한참동안 정체를 겪는 일은 다반사다. 4차선 도로에 보란듯이 5차선을 이루며 공간만 있으면 차들로 빼곡해진다. 주차장을 방불케 한다. 교통체증이 상당한 서울도 비할 바 못 된다. "4km 이동에 한 시간을 잡는다"는 현지 교민의 설명은 테헤란의 교통상황을 잘 나타낸다.
길에서 보내는 시간은 대표팀에 또다른 독이 되고 있다. 늘 그렇듯 이란은 이번에도 한국이 원하는 훈련장을 배정하지 않았다. 첫날 한 시간 가량을 길에서 보낸 대표팀은 9일 훈련에서는 장소가 달라지는 만큼 2시간 가까이 버스에 갇혀있어야 할 판이다.
당초 대표팀은 숙소와 가깝고 아자디 스타디움과 시설이 비슷한 올림피아 아카데미를 훈련장으로 사용할 수 있게 이란축구협회에 요청했다. 그러나 이란축구협회가 대한축구협회에 전달한 훈련장 후보 리스트에 올림피아 아카데미는 빠져있었다. 대표팀 관계자는 "늘 이런 식이다. 이란에서 3~4군데 후보지를 주는데 원하는 곳은 늘 없다"면서 "잔디 상황이 좋지 않은 훈련장이 대부분이다. 그래도 둘째날 훈련하는 곳은 잔디가 괜찮다"고 쓴웃음을 지었다.
다만 이동거리와 시간이 문제다. 대표팀은 첫날 훈련장보다 더 멀고 교통체증이 상당한 현지 상황을 고려해 보다 일찍 훈련장 이동을 결정했다. 예상 소요시간은 1시간30분 정도지만 교통체증이 난관이다. 왔다갔다 길에서 허비하는 시간이 참 아쉽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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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용운 기자 puyol@xports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