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엑스포츠뉴스 부산, 김유진 기자] 배우 손예진, 박소담, 김태리 등 여배우들이 CJ엔터테인먼트가 투자·배급한 작품 속에서의 거침없는 도전으로 부일영화상의 쾌거를 이뤄냈다.
지난 6일부터 부산 영화의전당을 비롯해 CGV센텀시티, 롯데시네마센텀시티, 메가박스 해운대 등 다양한 곳에서 진행되고 있는 제21회 부산국제영화제(BIFF)의 둘째 날을 달군 것은 부산 벡스코에서 열린 제25회 부일영화상 시상식이었다.
7일 진행된 부일영화상에서 손예진은 '비밀은 없다'(감독 이경미)로 여우주연상을, 박소담은 '검은 사제들'(감독 장재현)로 여우조연상을 수상했다. 올해 가장 주목받은 신인으로 떠오른 김태리는 '아가씨'(감독 박찬욱)로 신인상을 품에 안으며 다시 한 번 존재감을 드러냈다.
이 작품들의 공통점은 모두 CJ엔터테인먼트가 투자·배급을 맡은 영화라는 점이다. 톱배우 손예진부터 떠오르는 신예 박소담과 김태리까지, 장르와 캐릭터를 파격적으로 넘나드는 매력을 가진 작품들 속에서 저마다의 개성 있는 연기로 관객들에게 눈도장을 찍는 데 성공했다.
손예진에게 여우주연상을 안긴 '비밀은 없다'는 지난 6월 개봉한 작품으로, 국회입성을 노리는 종찬(김주혁 분)과 그의 아내 연홍(손예진)에게 닥친 선거기간 15일 동안의 사건을 다뤘다. 극 중 손예진은 딸의 흔적을 필사적으로 추적하는 연홍의 광기 어린 감정을 섬세하게 그려내며 호평 받았다. 비록 흥행에는 실패했지만 손예진의 새로운 얼굴을 볼 수 있었던 미스터리 스릴러라는 장르로 영화 선택의 폭을 넓혔다는 점만큼은 높이 평가받았다.
손예진 역시 여우주연상을 수상한 후 "특별한 영화인 것 같다. 영화 속에서 저의 낯선 모습을 굉장히 많은 분들이 공감해주시고 사랑해주시지는 않았던 것 같아 마음이 안타깝기도 했지만, 배우로서는 더 용기가 생긴 것 같다"고 솔직하게 고백하며 '비밀은 없다'가 자신에게 갖는 의미를 설명하기도 했다.
지난 해 11월 개봉해 544만 관객을 동원하며 겨울 극장가에 열기를 더한 '검은 사제들'의 박소담은 이 작품을 통해 가장 주목받는 신예로 자리매김했다.
악령이 씐 여고생 영신 역을 맡아 김신부, 최부제 역을 맡은 김윤석, 강동원과 함께 팽팽한 긴장감을 선사했던 박소담은 신인상 수상 이후 부산국제영화제에서 열린 '검은 사제들' GV를 통해 "평생 이런 인물을 연기하지 못하고 죽었을 수도 있다. 제게는 새로운 도전이었고, 여러분께 연기를 보여드릴 수 있는 기회를 주셔서 감사하게 생각한다"고 남다른 애정을 보인 바 있다.
'검은 사제들' 역시 기존 한국 영화에서 볼 수 없던 오컬트라는 독특한 장르를 대중적으로 풀어내며 영화의 다양성 폭을 넓히는 데 기여했다. 이는 낯선 장르에 과감히 배팅했던 CJ엔터테인먼트의 선구안이 돋보였던 부분이기도 하다.
'아가씨'의 김태리는 올해 한국 영화가 발견한 가장 큰 수확으로 손꼽힌다. 1500대1의 경쟁률을 뚫고 박찬욱 감독의 새로운 뮤즈가 된 김태리는 '아가씨'에서 도둑의 딸로 태어나 장물아비에게 길러진 고아 소녀 숙희 역을 맡아 강렬한 데뷔 신고식을 치렀다. 함께 호흡을 맞춘 아가씨 히데코 역의 김민희, 백작 역의 하정우와 비견해도 전혀 이질감이 들지 않았던 신인의 패기는 당당한 숙희 캐릭터와 어우러지며 대중의 시선을 단숨에 사로잡았다.
김태리와 함께 부산국제영화제 '아가씨'의 GV를 함께 한 제작사 용필름의 임승용 대표도 "이렇게 첫 작품으로 많은 주목을 받고, 앞으로 충무로를 이끌어 갈 새로운 자원이 생겼다는 것에 매우 기쁘다"고 김태리를 칭찬하기도 했다.
여배우들이 마음껏 연기의 장을 펼칠 수 있는 작품의 폭이 현저히 적은 것이 현재 한국 영화계의 현실이다. 그 가운데 장르의 다양성을 더해낼 수 있는 작품들에 아낌없는 지원을 더한 투자·배급사는 물론, 여기에 걸맞은 활약으로 자신의 역할을 200% 완수한 배우들이 활약한 뿌듯한 결과물을 확인할 수 있었던 부일영화상 현장은 더욱 남다른 의미를 가지게 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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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유진 기자 slowlife@xports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