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엑스포츠뉴스 최진실 기자] 배우 정우성, 황정민, 주지훈, 곽도원, 정만식. 연기파 배우 다섯명을 한 영화에서 만날 수 있게 됐다.
28일 개봉한 영화 '아수라'(감독 김성수)는 살아남기 위해 싸우는 악인들의 이야기를 담은 범죄액션영화다. '아수라'에서 다섯 배우는 치를 떨 정도지만 그럼에도 어딘가 이해가 가는 악인들을 연기했다.
정우성은 살기 위해 어떤 일도 마다하지 않는 형사 한도경 역을 맡았다. 한도경은 돈을 위해 비리 시장인 박성배(황정민 분)의 돕지만 그의 비리를 캐려는 김차인(곽도원)의 덫에 걸리며 이도 저도 못하는 상황에 빠지게 된다.
어쩌면 정우성은 한도경을 통해 새로운 인생 캐릭터를 가질 수도 있게 됐다. 정우성은 그의 중심 이야기가 됐던 비주얼은 잠시 내려두고 오로지 이익을 위해 바둥대고 그 안에서 갈등하는 한도경의 내면을 다양하게 표현해냈다. 분명 악행을 펼치는 한도경이지만 강자 앞에서 약해지고 약자 앞에서 강해지는 한도경의 울분이 안쓰럽게 느껴질 정도다.
정만식이 정우성의 손에 대해 '도라에몽' 손이 된 것처럼 퉁퉁 부으며 액션을 펼쳤다고 말한 것처럼 그는 몸을 사리지 않는 액션과 눈빛으로 '아수라'를 이끌었다.
'믿고 보는 배우' 황정민도 독하게 돌아왔다. 황정민은 온갖 비리의 온상인 악덕시장 박성배 역을 맡아 대중 앞에서는 선량한 척 하지만 알고 보면 가장 서늘한 사람으로 변신하며 이중적인 모습을 보였다.
'신세계' 속 정청을 떠오르게 하는 박성배기도 했지만 악행의 중심에서 어떤 죄책감을 느끼지 않는 박성배의 모습은 관객들의 분노를 자아내기에 충분했다. 또한 황정민은 정우성과의 대립에서 특유의 완급을 조절하는 연기로 박성배라는 악인을 황정민스럽게 탄생시킬 수 있었다.
전문직 전문 배우 곽도원은 비리를 캐내기 위한 독한 검사 김차인 역을 맡았다. 그동안 검사나 경찰 역을 주로 맡았던 곽도원이기에 김차인 역은 부담스러웠을 수도 있었다. 하지만 곽도원은 그 특유의 여유로운 모습과 더불어 김차인의 다양한 감정을 표현해냈다.
곽도원이 연기한 김차인은 박성배의 비리를 캐내기 위해 윗선의 압력에도 자신의 길을 꿋꿋이 걷는 검사다. 어떻게 보면 정의를 위해 노력하는 검사일 수 있지만 한도경을 통해 증거를 얻기 위해 한도경에게 폭행을 가하는 등 정석과는 다른 행동을 보인다. 악인인 듯, 악인이 아닌 듯한 김차인의 모습은 후반부 생존을 위해 사투하며 극에 달한다.
정만식은 검찰 수사관 도창학으로 변신했다. 정만식은 그동안 다른 영화에서 좀처럼 볼 수 없었던 검차 수사관의 캐릭터를 자세하게 그려냈다. 그는 김차인 검사 수하에서 정의를 위해 일하는 듯 하지만 협박하고 폭력을 가하는 등 공권력을 이용하며 자신과 다르다 생각하면 무조건 무시하는 모습을 보였다. 신념과 정의 그리고 그릇된 힘 사이에서 도창학의 갈등도 돋보인다.
어쩌면 인물들의 전사를 보이는 듯한 문선모 역의 주지훈은 재발견이라 해도 과언이 아닐 정도의 활약을 보인다. 문선모는 한도경의 친동생과 같은 존재로 해맑은, 매사 열심인 청년이었다. 하지만 권력과 돈에 대해 알게 된 문선모는 점차적으로 변하게 된다. 결국 문선모 역시 악인 중 한명으로 거듭나게 되는 것.
문선모는 선과 악, 그 사이의 변화 과정을 보여주는 인물이기도 하다. 주지훈은 문선모의 불안한 감정, 야망과 기존의 가치관 사이에서 고민하는 갈등을 미세하게 표현해냈다. 이와 더불어 브로맨스를 보였던 정우성과 주지훈이 후반부 대립하게 되는 모습은 극의 치열함을 더했다.
그야말로 연기 어벤져스 5인방이 '아수라'에서 악인이라는 모습으로 만나게 됐다. 저마다의 사연을 갖고 다른 캐릭터의 악역을 펼치는 다섯명의 숨막히는 호흡은 '아수라'의 복잡함과 엉켜있는 악의 세계를 매력적으로 구현했다.
true@xportsnews.com / 사진 = CJ엔터테인먼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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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진실 기자 ture@xports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