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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거포의 팀' 색 찾은 SK, 그림을 완성할 차례

기사입력 2016.09.13 06:33 / 기사수정 2016.09.13 02:43


[엑스포츠뉴스 조은혜 기자] SK 와이번스가 완벽한 '거포의 팀'으로 거듭났다. 시즌 초 설정했던 팀의 방향과 꼭 맞아떨어지는 성과다.

SK는 지난 11일 대전 한화전에서 구단의 한 시즌 팀 최다 홈런 기록을 갈아치웠다. 3회초 박정권이 한화 선발 카스티요를 상대로 우월 투런 홈런을 쏘아올리면서 2009년 133경기 만에 기록한 166홈런과 타이를 이뤘고, 이후 9회초 윤규진을 상대로 최정이 솔로 홈런을 추가하며 167번째 홈런을 기록해 구단의 역사를 새로 썼다.

올시즌 10개 구단 중 팀 홈런 1위, 비로소 '한 방'이 있는 팀으로 거듭난 SK는 작년까지만 해도 홈런이라는 색깔을 가지고 있는 팀은 아니었다. 홈런을 칠 수 있는 힘 있는 자원들은 많았지만 부상 등의 이유로 제대로 발휘되지 못했고, 타선의 기복으로 오히려 장타력 부재가 약점으로 꼽혔다. 인천SK행복드림구장이 타자 친화적인 구장임에도 그런 홈구장의 이점을 잘 살리지 못했던 SK였다.

그리고 2016 시즌을 맞는 SK는 체질변화를 시도했다. 지난해 중반 트레이드로 정의윤을 영입해 톡톡한 효과를 봤던 SK는 겨울에는 포수 정상호를 프리에이전트(FA)로 LG에 보내고 보상선수로 최승준을 데려왔다. '제 2의 정의윤'을 기대한 결정이었다. 또 2015 신인 드래프트에서도 김동엽, 임석진 등 장타력을 갖춘 유망주들을 선택하면서 현재와 미래를 함께 잡기 위해 노력했다.

성과는 이번 시즌 선수들의 활약과 그 수치가 말해주듯 확실했다. 정의윤은 지난해의 활약에 그치지 않고 현재까지 24홈런을 떄려내는 등 올시즌 커리어하이를 작성해나가고 있고, 최정 역시 시즌 초반의 부진을 털어내고 자신의 한 시즌 최다 홈런 기록을 넘어 40홈런까지 바라보고 있다. 두 사람이 시즌 초반 목표로 삼았던 '합작 60홈런'은 정의윤이 잠시 주춤함에도 불구하고 15경기가 남은 시점었던 8일 이미 달성했다.

또 최승준은 단 65경기 출전에도 불구하고 19홈런을 쏘아올리면서 기대에 완벽 부응했다. 십자인대가 파열되는 부상으로 잠시 전력에서 이탈해있던 최승준은 최근 팀에 다시 합류해 SK의 가을야구를 위해 가세할 전망이다. 이밖에도 외국인타자 헥터 고메즈가 20홈런 고지를 밟았고, 박정권이 가을냄새를 맡고 홈런을 늘려가는 중이다. 여기 이재원과 김강민, 김성현이 힘을 보태며 루키 김동엽도 5개의 홈런을 쳐냈다.


지난 시즌 기록했던 팀 145홈런은 진작에 넘어섰고, 작년 4할1푼이었던 장타율은 4푼6리가 올라 현재 4할5푼6리를 마크하고 있다. 사실 홈구장의 이점을 활용해 팀 색깔을 바꾸기에 나섰지만 올시즌 홈런 기록은 66경기에서 84홈런, 원정 66경기에서 83홈런으로 뚜렷하게 양분된다. 홈 이점을 누렸다고 할 순 없지만 오히려 타자들의 성장을 알 수 있어 반가운 기록이다. 반면 득점권에서의 타율이 낮은 점이나 홈런이 아니면 득점이 잘 이뤄지지 않는다는 것은 고민해봐야 할 점으로 꼽힌다.

무엇보다 중요한 것은 설정한 목표와 그에 따른 성과로 더 나은 결과를 만드느냐다. 작년 SK는 어렵사리 가을야구행 티켓을 따내 와일드카드 결정전에 진출했지만, 넥센에게 첫 경기를 패해 입맛만 다셔야 했다. 올 시즌에는 현재 4위에 올라있으나 다른 팀들이 턱밑까지 쫓는 탓에 어쩌면 시즌 마지막 경기까지도 셈을 해봐야 할 수 있다. 지난해 색깔 없는 야구를 했다는 평을 들어야했던 SK는 홈런이라는 제 색을 찾았다. 이제 그 색을 가지고 어떤 그림을 완성할 것인가가 남아있다.

eunhwe@xportsnews.com / 사진=엑스포츠뉴스DB

조은혜 기자 eunhwe@xports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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