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엑스포츠뉴스 김현정 기자] 리우 올림픽 레슬링 남자 그레코로만형 75kg에서 판정 논란을 딛고 동메달을 거머쥔 김현우는 태극기를 매트에 놓고 큰절을 했다. "내가 경기를 하는 날이 광복절인지 알고 있었다. 광복절에 태극기를 휘날리고 싶었다"는 말은 많은 이의 심금을 울렸다.
같은 광복절, 이와 반대로 걸그룹 소녀시대 티파니는 대중의 공분을 샀다. SNS에 일장기와 전범기 이모티콘을 올린 그는 논란의 중심에 서자 바로 사과문을 올렸다. 하지만 대중의 반응은 여전히 냉랭하다.
티파니는 14일 일본에서 'SM타운 콘서트'를 마치고 소녀시대 멤버들과 함께한 사진을 SNS에 올렸다. 이 과정에서 그는 일장기 이모티콘을 첨부했다. 또 다른 SNS에는 일본 전범기 무늬와 함께 ‘도쿄 재팬’이라는 문구가 들어간 사진을 덧붙였다.
비난이 거세지자 자필 사과문을 게재했다. "안녕하세요 티파니입니다. 이렇게 소중하고 뜻깊은 날에 저의 실수로 인해 많은 분들에게 심려를 끼쳐드려서 죄송합니다"라며 사과했다.
이어 "이러한 실수로 인해 많은 분들에게 실망을 안겨드린 제 자신이 많이 부끄럽고 깊이 반성하고 있습니다. 앞으로는 제가 한 행동이나 글들이 많은 분들에게 보여지고 있음을 명심하고 이러한 일이 없도록 항상 신중히 생각하고 행동하는 사람이 되도록 노력하겠습니다. 다시 한 번 저의 부족함으로 큰 실망을 드려 죄송합니다"라고 적었다.
광복절을 단지 ‘소중하고 뜻깊은 날’이라고만 생각해서일까. 앞서 AOA 설현, 지민 등이 역사의식 부재로 뭇매를 맞은 바 있다. 경각심을 갖고 대한민국 역사에 진중한 태도를 가졌어야 하는 시점에서 티파니의 행동은 무척이나 경솔했다. 아무리 한국 역사보다 미국 문화에 더 익숙한 재미교포 출신이라지만 한국 최정상 그룹의 멤버로 수년 째 활동하고 있는 만큼 역사의식의 부재는 쉽게 용인하기 어렵다.
물론 실수는 누구나 할 수 있다. 이후 얼마나 진정성 있게 사과하고 반성하느냐가 더 중요하다. 하지만 티파니의 사과문에선 그런 기미가 보이지 않는다. 자신이 어떤 잘못을 저질렀는지, 왜 그러한 행동이 잘못됐는지, 정말 깊이 반성했는지에 대한 언급을 찾기 힘들다. 그저 ‘실수’를 한 것에 대한 부끄러움, 혹은 많은 이들이 자신의 행동과 글을 보고 있음을 깨닫지 못한 것에 대한 사과로만 느껴진다.
현재 티파니에게 가장 필요한 건 누리꾼들의 비난을 덮기에만 급급한 사과문보다 진정성있는 사과와 진실된 반성이다. 논란을 인식하고 자필 사과문까지 올렸건만, 비난의 목소리가 잦아들지 않는 것도 이러한 이유에서다. 추상적이고 두루뭉술한 사과는 논란을 잠재우기보다 부채질하는 역할만 할 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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