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엑스포츠뉴스 조용운 기자] 왕이 된 여우 레스터 시티가 호랑이 굴에서 헐 시티에 발목이 잡혔다.
'디펜딩챔피언' 레스터가 새 시즌 개막전부터 패배를 기록했다. 레스터는 13일(한국시간) 잉글랜드 요크셔주 킹스터 어폰의 KC 스타디움서 열린 2016~2017 프리미어리그 1라운드에서 1-2로 패했다. 지난 시즌 왕노릇을 톡톡히 한 레스터는 챔피언십(2부리그)서 승격 플레이오프까지 거치고 올라온 헐 시티에 패하며 자존심에 상처를 입었다.
레스터는 자신만의 색깔인 4-4-2 포메이션을 바탕으로 제이미 바디와 아흐메드 무사를 최전방에 뒀다. 리야드 마레즈와 다니엘 드링크워터 등우승 주역이 대부분 선발로 나섰다.
경기 내내 주도권을 레스터가 쥐었다. 지난 시즌만 하더라도 수비 이후에 역습으로 풀어나가던 레스터는 이날 자신보다 전력이 처지는 헐 시티를 맞아서는 더 많은 슈팅 시도로 경기를 풀어나갔다. 경기 시작 3분 만에 데마라이 그레이가 슈팅을 시도하면서 공격의 포문을 열었다.
꾸준하게 상대 문전을 노리던 레스터는 전반 40분경 헐 시티의 골문을 폭격했다. 왼쪽 풀백 크리스티안 푸흐스가 상대 문전까지 오버래핑을 했고 무사와 2대1 패스를 주고받아 슈팅을 시도했다. 푸흐스의 슈팅이 엘딘 야쿠포비치 골키퍼에게 막혀나오자 바디가 재차 밀어넣으면서 기회를 놓치지 않으려는 모습이었다. 이마저도 상대 수비에 막힌 것을 마레즈가 받아 왼발로 감아찼지만 아쉽게 골문을 벗어났다.
기회를 놓친 대가는 컸다. 전반 정규시간을 마치고 추가시간에 코너킥 수비를 하던 레스터는 문전에서 아벨 에르난데스와 아다마 디오만데를 놓쳤고 더블 시저스킥을 내주면서 선제골을 허용했다.
전반을 0-1로 마친 레스터는 후반 시작과 함께 동점골을 뽑아냈다. 그레이가 페널티박스 아크 부근서 톰 허들스톤에게 발이 밟혀 넘어지면서 페널티킥을 얻어냈다. 키커로 마레즈가 나서 성공해 1-1을 만들었다.
다시 균형이 맞아진 경기는 10분 뒤 헐 시티가 다시 앞서나갔다. 레스터의 무리한 공격 진행이 끊기면서 역습에 나선 헐 시티는 로버트 스노드그라스가 문전서 정확한 왼발 슈팅으로 연결해 경기를 다시 뒤집었다.
다급해진 레스터는 기존 색깔을 버리고 공격적인 카드를 모두 꺼냈다. 오카자키 신지와 레오나르도 울루아를 투입하며 바디와 마레즈, 무사 등 최전방에 다수의 공격자원을 배치했다. 남은 시간 레스터의 파상공세가 이어졌고 헐 시티는 지난해 레스터가 그랬듯 지키기에 돌입했다. 결국 레스터는 헐 시티를 뚫지 못했고 개막전에서 1-2 패배를 당했다. 레스터는 개막전에서 패한 첫 번째 디펜딩챔피언으로 남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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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용운 기자 puyol@xports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