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엑스포츠뉴스 조용운 기자] 모두 양궁은 당연하게 금메달을 생각한다. 그도 그럴 것이 남녀 양궁이 지난 런던올림픽까지 획득한 금메달이 19개다. 오죽하면 올림픽보다 국내 대표 선발전이 더 어렵다는 말이 나올 정도다.
2016 리우올림픽도 마찬가지. 남녀 양궁의 목표는 전 종목 석권이었다. 사실 한국이 한 대회서 금메달을 4개를 획득한 적은 아직 없다. 1988년 서울올림픽을 비롯해 2000년 시드니, 2004년 아테네, 2012년 런던 대회까지 금메달 3개가 최대치였다. 전 종목 석권이 가능한 전력이나 이를 자신할 수는 없었던 이유다.
그러나 한국 양궁은 사상 처음으로 금메달 4개를 손에 넣었다. 남자 개인전이 피날레를 장식했다. 남자 개인전은 늘 예상과 엇갈렸다. 절대적인 세계랭킹 1위 김우진이 버티고 있지만 역대 올림픽에서 남자가 개인전 금메달을 딴 것은 런던올림픽 오진혁이 유일했다. 그만큼 남자 개인전은 변수가 많고 평준화가 된 상황이다. 실제로 지난 9일(한국시간) 김우진이 32강에서 탈락하며 우려가 커지기도 했다.
마지막까지 남은 구본찬이 제 역할을 다했다. 구본찬은 8강과 4강에서 벼랑 끝까지 내몰리기도 했지만 두 번의 슛오프를 모두 극복하면서 결승에 올랐고 마지막 관문까지 넘으며 금메달을 목에 걸었다.
한국 양궁의 성적표는 압도적이다. 올림픽 8연패를 이룬 여자 단체전, 단 한 세트도 내주지 않은 남자 단체전, 뒤늦게 빛난 신궁 장혜진에 슛오프를 연거푸 넘어선 구본찬까지 우승을 차지했다. 단 한 번도 없던 역사를 완성한 것이다.
결과를 빛내는 또 다른 힘은 드라마였다. 금메달 4개 안에 많은 이야기가 담겨있다. 먼저 금맥을 캔 남자 단체전은 4년 전 준결승에서 패했던 미국을 결승서 만나 완벽하게 설욕했다. 8년 만에 단체전 정상을 탈환한 남자팀에 외신은 "완벽하다"고 입을 모았다.
여자 개인전에서는 고비를 넘어서는 강한 집념을 엿볼 수 있었다. 금메달을 목에 건 장혜진은 기보배와 치른 준결승에서 좀처럼 나오지 않는 3점을 쐈다. 흔들릴 법도 했지만 이내 침착함을 되찾으며 결승에 올라 금메달 숙원을 풀었다.
특히 장혜진은 런던올림픽 당시 대표선발전 4위로 아깝게 뽑히지 못했던 4년의 회한을 확실하게 풀어내며 인간극장을 완성했다.
동메달을 목에 건 기보배도 3~4위전에서 장혜진처럼 3점을 쏘는 실수를 했지만 마지막 3발을 분노의 텐텐텐으로 장식하며 에이스의 면모를 과시했다.
마지막 퍼즐을 완성한 구본찬은 매번 보는이를 살떨리게 만들면서도 달콤살벌한 승리를 완성하며 양궁 특유의 긴장 묘미까지 안겼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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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용운 기자 puyol@xports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