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엑스포츠뉴스 김유진 기자] 하정우가 '배우를 만나다'를 통해 유쾌한 입담과 센스로 팬들에게 즐거움을 안겼다. 스스로도 팬들과 실시간으로 소통할 수 있는 브이 라이브(V LIVE) 생방송에 대한 흥미를 전하며 다음 만남을 기대케 했다.
지난 29일 포털사이트 네이버 V 무비채널을 통해 방송된 '배우를 만나다'는 최초 생방송으로 진행돼 영화저널리스트 이지혜와 하정우가 함께 호흡을 맞췄다.
예정된 30분을 훌쩍 넘어 40여 분간 진행된 이날 생방송은 하정우의 마성의 입담이 고스란히 발현된 시간이었다. 하정우는 "벌써 끝날 시간이냐"며 "이렇게 편집실까지 통째로 빌렸는데 30분 만에 끝내는 것은 안 된다. 더 하자"고 적극적으로 나서 팬들의 호응을 얻었다.
개봉을 앞둔 영화 '터널' 촬영 에피소드와 자신의 일상 이야기가 그의 소탈한 면모와 함께 꾸밈없이 전해졌다.
▲ 하정우의 자신감…"'터널' 스토리의 힘 믿는다"
하정우는 '터널'의 편집이 이뤄진 작업실에서 첫 인사를 건넸다. 실제 연출자로 활약했던 자신의 경험을 떠올리며 "편집실에서 여러분을 뵈니까 어색하다. 배우로 참여한 작품은 웬만해선 편집실에 안 가는 게 개인적으로 낫다고 생각해서 좀 자제하는 편이다. 제가 연출을 해보니까 편집실에 누가 오면 정말 신경 쓰이더라. 밖에서 기다려준다"며 이야기를 풀어놓기 시작했다.
'터널' 촬영 에피소드와 관람 포인트도 전했다. "전체 세 군데에서 촬영이 진행됐다"고 운을 뗀 하정우는 "(연기를 하면서) 리액션을 받기가 어려웠다. 보통 다른 배우들과 같이 하게 되면 그 배우의 변주에 따라서 제 연기도 표현이 변주가 되는데, '터널'은 정말 (그럴 수가) 없었다"고 설명하며 "감독님과 같이 얘기해서 시나리오를 읽은 그대로 했다. 세트에서 미세한 돌발사고, 예기치 못한 사고 등이 있을 때 촉각을 곤두세워서 거기에 대한 리액션을 하려고 많이 생각했고, 시나리오를 기반에 두고 조금 더 즉흥 연기를 많이 하려고 했다"고 전했다.
'터널' 속 스틸컷을 보며 비하인드 스토리를 전하기도 했다. 하정우는 '터널'에서 퇴근길, 붕괴된 터널에 갇힌 평범한 자동차 세일즈맨이자 아내와 딸이 있는 가장 정수 역을 연기한다.
콩가루, 미숫가루로 만들어진 터널 속 먼지와 함께 연기했던 촬영 당시를 떠올린 하정우는 "오늘도 신제품을 쇼핑했는데 두부를 샀다. 그 당시는 콩가루의 '콩'자만 들어도 진짜 너무너무 울렁거렸는데, 지나고 또 이렇게 사진을 보니까 '저렇게 뒤집어쓰고 어떻게 그 3개월을 촬영했을까 싶더라'"며 미소 지었다.
또 김성훈 감독과 촬영 감독 등 스태프들과 함께 모니터를 하고 있는 현장 비하인드컷을 보면서는 "김성훈 감독이 탈모가 있어서 모자를 쓴다"고 폭로를 하는가 하면, "저도 이제 나이를 먹어서 이마가 점점 넓어져 고민이다"라고 털어놓는 등 쉴 틈 없는 입담을 자랑했다.
작품에 대한 자신감도 내보였다. 하정우는 "시나리오를 보면서 극한 상황임에도 그 안에서 현실적으로 적응해나가고 살아가려는 이 사람의 의지가 너무나 재미있었던 것 같다. 굳이 비슷한 영화를 얘기하자면 '캐스트 어웨이'에서 톰 행크스 선배님이 수렵, 채취 활동을 하는 현실적인 모습, 적응하려고 열심히 그 안에서 발버둥치는 모습이 이 영화에서도 부분 부분 표현이 된다"고 전했다.
또 "여름 대작들이 많은데, '터널'은 스토리의 힘이 있다. 영화에서 중요한 것은 무엇보다 스토리라고 생각한다"고 말해 기대를 높였다.
▲ "실시간 소통 재미있어"…'삼세번 생방송' 이뤄질까
"정제되지 않은 상황 속 돌발 상황이 재밌는 것 같다"며 생방송에 대한 흥미를 드러낸 하정우는 재출연 의사를 선뜻 밝히며 새로운 아이템을 논의하는 모습으로 웃음을 안겼다.
하정우는 "(생방송을) 몇 번 하니까 정말 좋다. 실시간으로 질문이 올라오고 거기에 대답을 해드리고 하는 게 정말 재미있다. 브이앱을 지금까지 두 번 했는데, (기왕 하는 것 삼세번이 좋으니) 제작진들에게 한 번 더 하고 싶다고 얘기했다. 기회가 있다면 개인 방송을 하고 싶다"며 "그런데 무슨 주제로 해야 하나. 실제 맛집을 직접 찾아가서 음식을 먹든가, 아니면 맛없는 집만 골라가든가 하는 건 어떠냐"고 끊임없이 아이디어를 던져 현장을 폭소케 했다. 팬들이 붙여준 '하영돈PD'라는 별칭에도 관심을 보였다.
팬서비스도 남달랐다. 예상했던 접속자수보다 훨씬 많은 인원들이 방송을 시청하며 약속했던 손하트를 발산한 하정우는 이 역시 다양한 포즈로 계속해서 넘치는 재치를 보여줬다. ''샤샤샤'를 보여달라'는 팬들의 요청에는 "'샤샤샤'는 준비가 안됐다. '샤샤샤'든 '차차차'든 (다음에는) 뭔가를 하도록 하겠다. 오늘은 비도 오고, 하트를 너무 많이 해서 민망하다"며 쑥스러운 모습을 보였다.
생방송에 완벽하게 녹아든 남다른 센스에 팬들의 열띤 반응이 이어졌고, 하정우는 '개그를 위해 평소 노력하는 편이다'라는 질문에 "개그를 위해서 뭔가를 노력한다기보다는, 생각해보면 주변 사람들이 재밌는 농담이나 뭔가를 했을 때 기억하려고 한다"고 입담의 비결을 전하기도 했다.
연출자로서 준비하고 있는 작품과, 배우로서 바라는 바에 대해서도 성심성의껏 대답을 이었다. 하정우는 "연출은 지금 배우로서 할 작품들을 기다리고 있어서 아직 어느 시기가 될 지는 모르겠다. 코리아타운에서 벌어지는 코미디다"라고 얘기한 뒤 "배우로서는 로맨스에도 역시 도전하고 싶다. '노팅힐', '러브 어페어' 등 조금 독특한 소재들의 로맨스를 좋아한다. 언제든 열려있다. 같이 하는 크루(Crew)들이 좋다면 찍을 의향이 있다"고 앞으로의 청사진을 그렸다.
하정우와 배두나, 오달수 등이 출연하는 '터널'은 집으로 가는 길, 갑자기 무너진 터널 안에 고립된 한 남자와 그의 구조를 둘러싸고 변해가는 터널 밖의 이야기를 그린 리얼 재난 드라마. 8월 10일 개봉을 앞두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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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유진 기자 slowlife@xports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