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엑스포츠뉴스 = 정지원 기자] 아이돌 그룹에게 '3부작' 시리즈는 어느덧 필수 요소가 돼 버렸다. 팀을 대표하는 콘셉트를 확고하게 만들어주고, 큰 변화 없이 그 스타일을 꾸준히 유지할 수 있는 좋은 장치가 되기 때문.
여자친구 역시 데뷔 후 '학교 3부작'을 내세우며 건강하고 활기찬 학생 이미지를 확고하게 만들었다. '유리구슬', '오늘부터 우리는', '시간을 달려서'는 입학, 방학, 졸업이라는 콘셉트에 맞춰 누구보다 청량하고 풋풋하게 사랑을 노래했다. 여자친구 특유의 벅차오르는 멜로디와 애니메이션을 연상케 하는 빠른 템포의 노래, 각 맞춘 군무는 '학교 3부작'과 만나 시너지를 발휘, 여자친구를 최고의 가요계 루키로 자리매김케 했다.
그리고 '학교 3부작'이 끝난 이후, 여자친구가 3부작 시리즈를 벗어난 뒤 어떤 콘셉트를 들고 나오느냐를 놓고 기대감과 궁금증 많았던 것도 사실. 기실 아이돌 팬덤에서 '교복 불패'라는 우스갯소리 있는만큼, 이를 대표하는 학생 콘셉트를 놓았다는 것부터 변화를 예고한 것이기 때문이다.
이후 여자친구는 또다른 3부작 시리즈 대신 '소녀의 심리'를 다채롭게 풀어가는 방향을 선택했다.
여자친구의 신보 'LOL'은 'Laughing out loud(크게 웃다)'와 'Lots of Love(사랑을 듬뿍 보내다)'는 두 가지 의미를 넣었다. 이는 여자친구의 음악적 지향점을 담아낸 것으로, 스토리와 콘셉트 위주의 3부작 시리즈를 벗어나 음악적 지향점을 어떻게 선보일 것인지 초점을 맞췄다. 그동안 여자친구가 선보여온 '건강하고 활기찬 소녀의 청량하고 풋풋한 사랑'을 놓지 않으면서 3부작 시리즈도 현명하게 벗어난 것이다.
이번 여자친구 타이틀곡 '너 그리고 나'에서도 '새롭게 시작해 볼래. 너 그리고 나', '앞으로도 잘 부탁해. 모아둔 마음을 주겠어. 그리고 나 마냥 기다리진 않을래' 등으로 대표되는 여자친구 특유의 가사 스타일이 그대로 유지된다. 다만 '시간을 달려서'의 '시간을 달려서 어른이 될 수만 있다면' 같은 미성년 혹은 미성숙 화자의 느낌은 들지 않는다.
이렇듯 여자친구는 새로운 '3부작' 시리즈를 내놓는 대신, 아예 새로운 음악적 콘셉트에 초점을 맞추면서 이른바 '3부작' 이후 딜레마에서 빠르게 벗어나는데 성공했다. 그리고 '너 그리고 나'는 공개 직후 전 음원차트 1위를 기록하며 3부작 시리즈와 별개로 대중의 인정을 받고 있음을 스스로 증명했다.
"'학교 3부작' 이후엔 어떤 걸 보여줄건가요?"라는 수많은 이들의 답변에, 여자친구는 나름대로 현명한 답변을 내놨다. 더 넓은 스펙트럼을 보여줄 여자친구만의 음악에 더 큰 기대가 모아지는 건 당연하다. 음원 강자의 끊임없는 자가 발전이 돋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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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지원 기자 jeewonjeong@xports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