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엑스포츠뉴스=잠실, 나유리 기자] 불운, 마무리 이현승의 블론세이브 그리고 끝내기 승리까지. 절묘한 흐름의 주인공은 결국 두산이었다.
두산 베어스는 9일 서울 잠실구장에서 열린 2016 타이어뱅크 KBO리그 KIA 타이거즈와의 시즌 11차전에서 연장 10회 승부 끝에 7-6으로 승리했다.
묘한 상황이 1회부터 나왔다. 1회초 신종길의 안타 이후 김주찬의 타구가 파울이 아닌 오른쪽 파울 라인 안에 절묘히 떨어지는 장타가 되면서 두산은 2,3루 위기에 놓였고 실점으로 연결됐다.
2회와 3회에는 땅볼 타구때 불운이 겹쳤다. 2회초 KIA 선두 타자 서동욱의 안타 이후 나지완의 땅볼 타구는 빠르게 유격수 김재호 방면으로 흘러갔다. 나지완의 걸음을 감안해볼때 잘하면 병살, 최소 아웃카운트 1개는 충분히 잡을 수 있을듯 보였다.
하지만 대쉬하며 달려들어온 김재호의 글러브 안에 공이 들어가지 않았고, 주자들은 모두 세이프됐다. 실책이 아닌 안타였다. 주자가 2명으로 늘어나자 KIA 벤치는 타자 백용환에게 희생 번트를 지시했다.
계속되는 주자 2,3루 위기 상황에서도 강한울의 타구때 2루수 오재원의 전진 수비가 통했지만, 공을 흘리면서 타자 주자와 선행 주자들이 모두 올세이프되며 실점으로 연결됐다.
3회도 비슷했다. 2사 주자 1,3루 상황에서 서동욱의 타구가 유격수 방면 내야 안타가 됐다. 김재호가 3루수 허경민의 뒤로 달려가 타구를 잡는데는 성공했지만, 공보다 주자 서동욱의 발이 더 빨랐다. 이어 나지완의 타구는 우익수 앞에 뚝 떨어지는 행운의 안타가 되면서 2루에 있던 필이 홈까지 들어왔다. 선발 장원준은 1회부터 3회까지 애매모호한 상황이 겹치며 4실점해 상대에게 흐름을 넘겨줬다.
가까스로 타선이 경기 중반 역전에 성공했지만, 9회초 단 한 방으로 허무하게 승부가 원점으로 돌아갔다. 마무리 이현승이 KIA 김호령에게 동점 투런 홈런을 허용하며 6-6 동점이 됐다. 이 홈런에 맥이 풀린 두산은 실점으로 연결되지는 않았지만 유격수 김재호의 포구 실책도 나왔다.
하지만 두산은 10회말 찬스를 놓치지 않았다. 선두 타자 출루 이후 2사 3루 상황에서 상대 유격수의 실책으로 3루 주자가 득점을 올리며 행운의 승리를 거뒀다.
이날 경기를 앞두고 두산 김태형 감독은 "올해 보우덴이 KIA랑만 하면 조금 꼬인다. 궁합이 안맞는것 같다"며 쓰게 웃었다. 기록으로 남겨진 것보다 경기 내용상 흐름이 유독 좋지 않았다는 뜻이다. 그리고 8일 KIA전에서도 초반 난타를 당하며 3이닝 6실점으로 패전 투수가 됐다.
2위 NC의 맹추격이 이어지는 가운데, 두산은 절벽 끝에서 다시 행운을 거머쥐며 선두팀으로서의 면모를 재확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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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유리 기자 NYR@xports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