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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XP인터뷰①] '사냥' 안성기 "추격전·액션, 시나리오만 봐도 피가 끓어"

기사입력 2016.07.02 07:30 / 기사수정 2016.07.01 21:38


[엑스포츠뉴스=김유진 기자] '국민 배우'. 단 네 글자의 단어만으로도 무한한 존재감을 자랑하는 안성기가 영화 '사냥'(감독 이우철)을 통해 또 하나의 도전을 완성해냈다.

'사냥'은 우연히 발견된 금을 독차지하기 위해 오르지 말아야 할 산에 오른 엽사들과 보지 말아야 할 것을 봐버린 사냥꾼 기성(안성기 분)의 목숨을 건 16시간의 추격을 그린 영화. 세월의 흔적이 고스란히 담긴 거친 얼굴과 백발의 외모를 가진 기성은 15년 전 탄광사고의 트라우마를 마음속에 안고 살아가는 인물이다.

'사냥'을 보는 이들은 '젠틀함의 대명사'로 불렸던 그의 외적인 변신에 한 번, 산 속을 거침없이 질주하고 맨 몸으로 액션을 소화하는 59년차 '대배우'의 날렵함에 또 다시 놀라게 된다.

'사냥' 개봉을 앞두고 서울 종로구 팔판동의 한 카페에서 만난 안성기는  "지금까지 해 온 영화 중에 가장 많은 액션이 있는 작품이었어요. 신나는 점도 있고 아쉬운 점도 있죠. 신나는 건 지금까지 해 온 작품 중에서 가장 많은 액션이 있는 영화라는 것이 앞으로 배우로서의 좋은, 파란불이 켜진 것 아닌가 해요.(웃음) 여러 영화를 할 수 있는 그런 가능성을 많이 보여줄 수 있었으니까요. 아쉬운 건 (완성된 영화를 보면서) '아, 저런 장면에서 이렇게 했으면 좋았을 걸' 하는 것이죠. 후회까지는 아니에요"라며 푸근한 미소를 지어보였다.

안성기의 표현을 빌리면 '사냥'은 시나리오를 읽었을 때부터 '피가 끓었던' 작품이었다.

"이야기 자체가 시나리오를 볼 때부터 아주 정신없이 몰입이 됐어요. 상황들과 긴장감이 잘 살아있었죠. 욕심은 많지만 평범했던 동근(조진웅 분)과 엽사 무리들이 탐욕 때문에 서서히 변해가는 모습, 또 기성의 트라우마와 양순이(한예리)를 살려내고자 애쓰면서 오히려 자신의 예전 모습을 찾아가며 자유로워지는, 그런 것들이 추격과 함께 선명하게 이뤄졌어요. 거기다가 이 나이에 이렇게 뛰어다니고 하는 액션이 있으니, 피가 끓었죠.(웃음)"


현장에는 안성기의 역할을 대신할 스턴트맨이 자리했지만, 실제 안성기를 대신해 등장할 기회는 없었다는 게 그의 설명이었다.

안성기는 "스턴트맨이 나와 똑같이 옷을 입고 다 준비를 하고 있는데, 내가 거의 다 해 버린거죠.(웃음) 스턴트맨으로서는 본인이 멋지게 하고 싶은 마음이 있었을 텐데, 좀 속이 상하지 않았을까 싶어요"라고 미안했던 마음을 전하기도 했다.


'사냥'을 통해 안성기는 '람보'라는 새로운 별칭을 얻게 됐다. 극 속에서 어깨에 총을 멘 채 지친 기색 없이 높은 산을 질주하고, 치명적일 수 있는 몇 번의 총상을 비켜가며 마지막까지 끈질긴 추격을 이어간다. 실제 영화 속에서는 안성기의 모습을 '람보'로 묘사하는 대사가 있어 관객들에게 웃음을 전하기도 한다.

40년의 꾸준한 운동을 통해 완성된 60대의 나이를 무색케 하는 탄탄한 몸매도 그를 '람보'라 부르는 데 전혀 어색함이 없게 만든다.


"반응이 상당히 뜨겁더라고요.(웃음) 지문에 '마치 람보같이'라고 써있었는데, 그게 애드리브로 나온 거죠. 한 40년 동안 비슷한 운동을 계속 해 와서 그런 것 같아요. 영화를 위해서 몇 달씩 하는 게 아니라, 성인이 돼서 '배우를 해야 되겠다'고 마음을 먹었을 때부터 지금까지 꾸준히 해왔죠. 생(生) 운동을 하는 게 아니고 적당한 운동을 오래 했다고 보면 될 거에요. 부드러움에서 약간 힘이 있는, 그런 모습이 아닐까요."

양순을 업고 달리는 것도 직접 소화해냈다. "어깨에 멘 총과 가방보다도 한예리 씨가 제일 가벼웠다"며 너스레를 떨기도 했다.

또 안성기는 묶어 올린 백발 헤어스타일이 시나리오부터 설정이 잘 돼 있었다면서, '추격이 거듭될수록 조금씩 흐트러지는 머리카락이 마지막에는 '한 마리의 짐승 같은 모습'으로 보였으면 좋겠다고 생각했다'는 사연을 전했다.

전체 영화 분량의 70%가 산을 배경으로 하고 있는 만큼, '사냥'을 촬영하면서는 자연스럽게 자연에 함께 녹아들 수밖에 없었다.

안성기는 "산이라는 존재가 사람들의 긴장감이나 갈등이 줄 수 있는 단조로움을 충분히 없앨 수 있다고 생각해요. 그리고 누가 봐도 우리나라 산이 참 예쁜 것 같아요. 그렇게 높은 산도 아니지만, 굉장히 큰 느낌도 들고 뭔가 일이 일어날 것 같은 그런 분위기도 있죠"라고 '사냥'을 함께 했던 시간을 추억했다.

'사냥'을 기점으로 다른 장르에도 좀 더 다양하게 도전할 수 있다는 자신감을 얻은 것도 수확 중 하나다. "'이보다 더한 영화도 할 수 있지 않을까' 싶다"며 다시 한 번 웃음을 보인 안성기는 "이번에는 흥행에 초연하지 않은 것 같다. 책임감이 많이 든다"며 '사냥'이 많은 이들에게 관심과 사랑을 받는 작품이 될 수 있기를 기원했다.

slowlife@xportsnews.com / 사진 = 롯데엔터테인먼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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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유진 기자 slowlife@xports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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