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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포수는 잘해야 본전" 이홍구가 이를 악문 까닭 [XP 인터뷰]

기사입력 2016.06.18 09:20 / 기사수정 2016.06.18 03:27

나유리 기자


[엑스포츠뉴스=나유리 기자] "정말 (양)현종이 형이 그렇게 말했어요? 에이. 자기가 잘 던진거면서…."

KIA 타이거즈가 5연패에서 탈출한 17일. 선발 배터리로 호흡을 맞춘 양현종과 이홍구는 서로 주거니받거니 칭찬 릴레이를 펼쳤다. 

6이닝 무실점으로 호투하며 천신만고 끝에 시즌 2승을 거둔 양현종은 경기 후 소감을 묻자 가장 먼저 포수 이홍구를 언급했다. 양현종은 늘 경기 후 함께 고생한 포수를 빼놓지 않고 칭찬한다. 하지만 이날은 칭찬의 강도(?)가 셌다. "홍구가 오늘 마음을 제대로 먹고 경기에 나온 것 같았다"는게 그의 설명. 

양현종은 "홍구가 리드를 잘하니까 나는 사인이 나는대로 믿고 던졌다. 호흡이 잘 맞았던 것 같다. 내가 던지고 싶은 공을 잘 캐치했고, LG 타자들과 공격적인 승부를 주문한 것도 통했다"며 영광을 돌렸다.

사실 이홍구는 이날 경기를 앞두고 표정ㅇ이 편치 않았다. 전날(16일) 두산전 대패 때문이다. KIA는 박건우에게 사이클링 히트까지 허용하는 등 두산 타선을 감당하지 못하며 4-13으로 속수무책 쓰러졌다. 포수 마스크를 쓰고 있었던 이홍구도 그 경기의 아쉬움에서 자유롭지 못했다. 

하지만 모처럼 경기가 매끄럽게 풀리고 양현종도 승리를 거두면서 팀이 연패에서 벗어나자 그때서야 웃을 수 있었다. 양현종의 칭찬을 들은 이홍구는 "형이 잘던진거다. 오늘 공이 워낙 좋았다. 연패 중이라 집중했고, 벤치 조언도 들으며 잘풀린 것 같다"며 되려 고마움을 전했다. 

아직 스스로 부족한 부분이 많이 보이는만큼 매일매일이 자기 자신과의 싸움이다. 이홍구도 "내가 포수로 나와있을때 실점을 많이 한다는 인식이 있고, 그런 이야기를 자주 들어서 최대한 점수를 적게 주자는 생각만 한다"면서 "난 아직 멀었다. 포수는 잘해도 본전이고, 못하면 티가 많이 나는 포지션이다. 그래서 티가 나지 않아도 꾸준히 잘해야한다"고 각오를 다졌다. 

시즌 초반에는 스트레스도 많았다. 경기 출장 기회는 작년보다 오히려 줄었고, 공격도 잘 되지 않았다. 지난해 12개의 홈런을 친 만큼 올 시즌에 대한 기대는 팬들 만큼이나 자기 자신도 가지고 있었다. 이홍구도 "부담은 있었다. 그래도 작년 1년을 1군에서 보냈는데 올해 잘해야겠다는 욕심 때문에 오히려 막혔었다. 생각대로 안되더라"며 인정했다.

그래도 마음을 놓으니 오히려 잘 풀렸다. 2할5푼대로 떨어졌던 타율은 어느새 3할4푼1리까지 올랐고, 6월 타율은 3할8푼9리에 이른다. 17일 LG전에서도 4타수 2안타로 '멀티 히트'를 기록했다. "감독님이 기회를 주셨을때 계속 잘하고 싶다. 요즘은 오히려 편하게 치려고 한다. 뭔가를 보여줘야겠다는 생각에 쫓길 때도 있었는데 힘 빼고 편하게 치니 결과가 좋다"는게 자신의 설명이다. 

지금보다 심장이 더 단단해지는 것도 과제 중 하나다. "사실 칭찬을 들으면 더 힘이 솟아서 잘하는 스타일이긴 한데 너무 많은 칭찬은 곤란하다. '업'되서 망치기도 한다. 약간 감정 기복이 있는 편이라 고치려고 하고 많이 좋아졌는데, 아직 잘 안된다"는 그는 "앞으론 상황에 따라 빠른 판단을 하는 포수가 되고싶다"고 각오를 굳게 다졌다.


NYR@xportsnews.com/사진 ⓒ KIA 타이거즈

나유리 기자 NYR@xports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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