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사최종편집일 2024-11-11 05: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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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기태 감독이 필에게 건넨 한마디 "홈런보다 안타"

기사입력 2016.06.12 08:31 / 기사수정 2016.06.12 08:32

나유리 기자


[엑스포츠뉴스=광주, 나유리 기자] "세상에 안타보다 홈런 갯수가 많은 선수는 없다. 힘 빼고 편하게 일단 맞춘다고 생각하는게 낫지 않을까." 

써서는 안되는 표현이지만 외국인 선수들은 흔히 '용병'이라 불린다. 보통의 국내 선수들에 비해 기다려주는 시간도 짧고 성적에 대한 기준도 더 엄격하다. 오로지 좋은 성적을 내야 꾸준히 소속원으로 인정 받을 수 있다. 물론 그래서 더 많은 연봉을 받기도 한다. 

KIA 타이거즈의 외국인 타자 브렛 필은 3년째 팀과 함께하고 있다. 이제는 새로운 외국인 선수가 영입되면 자신이 앞장서서 문화나 분위기를 설명해주고, 쉬는 날이면 통역을 대동하지 않고도 함께 외출을 하곤 한다. 다른 KIA 선수들에게도 필은 식구나 마찬가지다. 

하지만 그런 필이 최근 슬럼프에 빠졌었다. 여전히 3할대 타율은 유지하고 있지만, 찬스때 적시타를 쳐내는 확률이 줄어들었고 종종 하지 않던 수비 실책도 했다. 특히 6월 시작 이후 5경기 연속 무안타에 그치는 등 자신 답지 않은 시기가 길었다. 해제 조짐인지 지난 9일 한화전에서 3안타 경기를 한 이후에는 3경기 연속 안타를 이어가고 있다. 11일에도 펜스를 넘길뻔 한 큼지막한 3루타를 터트렸었다.

필이 슬럼프에 빠졌던 유일한 이유는 홈런과 성적에 대한 의식 때문이었다. 필은 첫해 19홈런, 지난해 22개의 홈런을 터트렸다. 미국에 있을 때부터 30~40개의 홈런을 칠 수 있는 거포형이 아닌, 중거리형 타자에 더 가까웠다. 그러나 어느 순간 스스로 홈런을 의식하기 시작했다. 외국인 타자에게는 '큰거 한 방'을 기대하는 KBO리그의 특성도 3년차 베테랑이 된 필을 조여왔다. 홈런 갯수가 적은 것에 대한 자신을 향한 비난 여론도 알고 있으니 마음이 급할 수 밖에 없었다. 

필도 스스로 "홈런을 생각하다보니 스윙이 커졌다. 힘이 너무 많이 들어가면서 나의 타격을 하지 못했던 것 같다. 비디오로 지난해 좋았던 때의 모습과 비교를 해보니 차이가 있더라. 이제는 편하게 생각하려고 한다"고 인정했다.

보는 사람마다 필에게 '괜찮냐', '컨디션 좋냐', '어디 문제가 있는 것은 아니냐'고 걱정하는 한마디씩을 던진 것도 의식되지 않을 수는 없었다. 하지만 코칭스태프는 꾸준한 신뢰를 줬다. "편하게 치라"는 의미로 타순 조정은 몇차례 있었지만 선발 라인업에서 제외하지는 않았다. 필 역시 그런 믿음을 알고 있다.

김기태 감독은 "며칠전에 필이랑 같이 타격폼 비디오를 보면서 몸에 힘을 다 풀고 편하게 치라고 이야기 했다"면서 "고민하는 필에게 이렇게 말해줬다. 일단 안타를 쳐야 그 안에 홈런도 나올 수 있는 것이다. 세상에 안타보다 홈런 갯수가 더 많은 타자는 없다. 홈런에 너무 스트레스 받지 말고 일단 안타를 치는 것에 집중하자고. 앞으로 더 잘할 것이라 믿는다"고 했다. 

최근 3경기에서 꾸준히 좋은 타구가 나오자 필도 한결 부담을 덜어낸 모습이다. 어쨌든 필이 활약을 해야 KIA 타선이 살아나는 것은 부정할 수 없는 사실이다. 슬럼프에서 탈출한 필이 세번째 시즌도 성공적으로 완주할 수 있을까.

NYR@xportsnews.com/사진 ⓒ KIA 타이거즈


나유리 기자 NYR@xports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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