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사최종편집일 2024-09-30 20: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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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XP초점] 박찬욱 영화 속 女주인공, 중심을 휘어잡는 강렬함

기사입력 2016.06.07 18:31 / 기사수정 2016.06.07 18:31


[엑스포츠뉴스=김유진 기자] 박찬욱 감독이 7년 만에 내놓은 국내 신작 '아가씨'의 무게 중심을 잡는 두 여주인공의 활약이 시선을 모으고 있다. 

'아가씨'는 1930년대 일제강점기 조선을 배경으로 막대한 재산을 상속받게 된 귀족 아가씨와 아가씨의 재산을 노리는 백작, 그리고 백작에게 거래를 제안받은 하녀와 아가씨의 후견인까지, 돈과 마음을 뺏기 위해 서로 속고 속이는 인물들의 이야기를 그린 작품.

'아가씨'라는 제목에서 알 수 있듯이, 이번 작품 역시 '아가씨' 김민희와 '하녀' 숙희로 대변되는 여자 주인공들이 중심이 돼 이야기를 펼친다.

'아가씨'의 두 주인공 김민희와 김태리는 독자적인 캐릭터로 극을 이끌어나간다. 특히 두 캐릭터의 상반된 매력이 극을 보는 재미를 배가시킨다.

김민희가 연기한 히데코는 거대한 저택에서 후견인 코우즈키(조진웅 분)의 엄격한 보호 아래 살아온 인물이다. 총 3부로 나뉘어 펼쳐지는 '아가씨'에서 김민희가 시점에 따라 다르게 펼쳐내는 아가씨의 섬세한 매력이 관전 포인트 중 하나로 손꼽힌다.

1500대1의 경쟁을 뚫고 '아가씨'를 통해 화려하게 데뷔한 신예 김태리의 매력은 스크린 안팎 모두에서 돋보인다. 도둑의 딸로 태어나 장물아비에게 길러진 고아인 하녀 숙희로 등장하는 김태리는 아가씨를 향한 진심, 또 백작(하정우)과의 거래 사이에서 줄타기하듯 널뛰는 감정을 날것의 매력으로 표현해내며 생생함을 준다.



'아가씨'에서 더욱 두드러진 여주인공들의 활약은 '공동경비구역 JSA'(2000)의 이영애, '복수는 나의 것'(2002)의 배두나를 비롯해 '올드보이'(2003) 강혜정, '친절한 금자씨'(2005) 이영애, '싸이보그지만 괜찮아'(2006) 임수정, '박쥐'(2009) 김옥빈 등 박찬욱 감독이 연출한 작품 속에서 유독 빛을 발했던 여자 주인공들의 활약을 다시 한 번 상기시키는 계기가 되고 있다.

'올드보이' 속 강혜정의 등장은 신선함과 파격 그 자체였다. 박찬욱 감독과의 오디션 후 미도 역에 낙점된 강혜정은 개성 있는 연기로 단숨에 관객들에게 눈도장을 찍으며 배우로의 입지를 굳혔다. 박찬욱 감독이 김태리를 보며 "'올드보이' 당시 배우 강혜정을 처음 만났을 때 받은 느낌과 무척 비슷했다"고 언급했을 정도로, 강혜정이라는 배우를 발견했을 때의 강렬함은 10여 년이 지난 지금도 두고두고 회자되는 부분이다.

'친절한 금자씨'는 '공동경비구역 JSA'에 이어 이영애의 색다른 모습을 발견할 수 있던 작품이다. 청순한 이미지로 대표되던 이영애는 '친절한 금자씨'의 금자 역을 통해 이미지 변신에 성공할 수 있었다.

박찬욱 감독이 선보이는 새로운 멜로 드라마로 관심을 모았던 '싸이보그지만 괜찮아'의 임수정 역시 독특한 연기로 정신병자 영군 역을 실감나게 소화하며 호평 받았다.


'박쥐'의 김옥빈은 '매혹' 그 자체였다. 김옥빈은 상현(송강호)을 파멸로 이끌어가는 태주 역을 맡아 과감한 노출까지 감행하며 파격적인 모습을 선보였다.

박찬욱 감독은 자신의 작품 속 여주인공들의 활약을 의도한 것은 아니었다며 "나이가 들고, 딸을 키우다보니 점차 관심이 더 생겼다. 제가 좋아하는 인간형은 뭔가 어렵고 고통 받는 처지에 있다가 그것을 벗어나고 싸워나가는 사람인데, 여성이 주로 그런 때가 많더라. 고통 받는 사람들의 이야기에 관심을 갖다보니 자연스럽게 된 것 같다"고 설명한 바 있다.

어느새 자연스럽게 기대를 더하게 만드는 여주인공들의 활약을 지켜보는 것이 박찬욱 감독의 작품을 보는 또 다른 재미로 거듭나고 있다. '아가씨'는 1일 개봉 이후 6일 만에 221만 관객을 넘어서며 흥행 중이다.

slowlife@xportsnews.com / 사진 = CJ엔터테인먼트, 각 영화 스틸컷

김유진 기자 slowlife@xports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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