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엑스포츠뉴스=박진태 기자] "적응 문제 없어, 선발 보직 욕심도 있다."
고원준은 지난 3일 서울 잠실야구장에서 열린 2016 타이어뱅크 KBO리그 SK 와이번스와의 정규시즌 맞대결에서 선발 마운드에 올라 5이닝 1실점 3피안타 2볼넷 4탈삼진을 기록하며 첫 승을 기록했다.
지난달 31일 전격적인 트레이드로 두산의 유니폼을 입게 된 고원준은 더스틴 니퍼트의 부상으로 대체 선발 투수로서 이적 첫 등판 경기를 가지게 됐다. 갑작스런 등판이었지만, 고원준은 자신의 공을 씩씩하게 던졌고, 1033일 만에 승리투수가 됐다.
최고 구속은 142km/h까지 나왔고, 4회까지 단 46구를 던지며 효율적인 피칭을 선보였다. 5회 2사 이후 급격하게 흔들리며 한 점을 실점했지만, 고원준은 성공적인 이적 첫 경기를 마쳤다.
고원준은 "코치님께서 3회까지 던져보라고 하셨는데 팀 타선이 점수를 내줬고, 야수진도 단단한 수비를 펼쳐주면서 5회에도 마운드에 오를 수 있었다"고 소감을 밝혔다.
이어서 고원준은 "구속은 더 끌어올릴 수 있을 것 같다"며 "작년 마무리캠프를 시작으로 올 시즌을 앞둔 스프링캠프까지 몸상태가 좋았다"라며 "그러나 시범경기에 들어서 잔부상이 많았다. 이 때문에 페이스가 확 떨어졌다. 지금의 구속에서 2~3km/h 정도 더 증가하면 좋을 것 같다. 150km/h가 나온다고 해서 타자들에게 맞지 않는 것은 아니다"라고 했다.
김태형 감독은 올 시즌 고원준의 보직에 대해 '중간'이라고 했다. 그럼에도 이적 첫 경기 강렬한 인상을 남긴 '고원준'은 언제든 5선발 보직에 활용될 수 '카드'가 될 전망이다.
고원준 역시 선발 보직에 대한 욕심을 숨기지는 않았다. 그는 "보직은 내가 정할 수 있는 게 아니다. 코칭스태프께서 맡겨주시는 역할에 최선을 다하겠다. 하지만 투수라면 선발 보직에 대한 욕심은 있다"고 미소를 보였다.
두산 이적 후 첫 등판. 고원준이 느낀 두산의 첫 인상은 무엇이었을까. 고원준은 "공격과 수비가 강한 팀이다. 내 몫만 해준다면 언제든 경기를 뒤집을 수 있는 팀이라고 느꼈다. 두산에는 내가 전부터 알고 지낸 선수들도 많다. 적응에도 문제가 없을 것 같다"고 자신감을 드러냈다.
시즌 첫 승을 이적한 뒤 기록한 고원준은 만감이 교차할 수밖에 없다. 그는 "트레이드 이야기를 들었을 때 멍했다. 롯데에 정도 많이들었고, 잘하지 못해 롯데 팬들에게 죄송스러운 마음도 컸다"고 했다. 아쉬움을 뒤로 한 채 두산맨이 된 고원준은 새로운 둥지에서의 활약을 다짐했다.
parkjt21@xportsnews.com / 사진=엑스포츠뉴스, 두산 베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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