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엑스포츠뉴스=이종서 기자] "미안한 마음이 많았다." 짜릿한 역전 승리를 거뒀지만, 김태균(34,한화)의 말에는 그동안의 마음고생이 고스란히 배어 있었다.
한화는 26일 고척 넥센전에서 7-6으로 승리를 거뒀다. 이날 김태균은 3타수 2안타 1타점으로 2경기 연속 멀티히트를 기록했다.
비록 이날 경기를 승리로 장식했지만, 한화는 44경기를 치른 현재 12승 1무 31패로 10개 구단 중 최하위에 머무르고 있다. 9위 kt(18승 2무 25패)와도 6경기 차로 벌어져 있다.
팀 성적이 나오지 않자 비난의 화살은 타격감이 좋지 않았던 4번 타자 김태균을 향했다. 김성근 감독마저도 "내가 팀을 비우지 않았다면 내가 욕을 다 먹었을 텐데, 자리를 비우는 바람에 김태균에 집중 포화된 것 같다"고 미안한 감정을 내비칠 정도였다.
김태균은 현재 타율 2할9푼3리를 기록하고 있다. 프로 데뷔 후 14시즌 동안 타율 3할1푼9리에 치고 있는 김태균과는 다소 어울리지 않는 성적이다.
홈런이 실종됐다. 데뷔 이후 2002년(7홈런)을 제외하고는 꾸준히 두자릿수 홈런을 때려냈지만, 현재까지는 2홈런이 전부다. 지난 시즌 역시 5월까지 타율은 2할9푼7리로 지금과 비슷했지만, 홈런을 7개 치고 있었다.
본인 역시 이런 타격 부진에 답답해했다. 김태균은 "초반에 너무 내 타격이 안 되다보니 깊게 고민에 빠지고 그랬다"고 운을 뗐다.
무엇보다 '해결사' 역할을 해줘야 하는 4번 타자 자리에서 자신의 몫을 해주지 못했다는 미안함이 컸다. 그는 "4번 타자가 해결을 해주지 못하다보니 선수들에게 미안한 마음이 많았다"고 털어놨다.
그러나 최근 10경기에서 이제 타율 3할4푼3리로 조금씩 상승세를 타고 있다. 지난 25일에는 홈런 포함 2안타 5타점을 올리면서 완벽하게 본연의 모습을 회복했다. 김성근 감독도 김태균의 모습을 보고 "4번 타자답게 쳤다"고 칭찬할 정도였다.
조금씩 페이스가 올라오고 있는 시기였지만 김태균은 "그동안 너무 못했던 경기가 많았다. 1~2경기 잘했다고 절대 타격이 올라왔다고 생각하지 않는다. 앞으로도 계속 좋아져야 한다. 이제 조금씩 나아지는 정도지, 완벽하다고 하기는 힘들다"며 긴장을 늦추지 않았다.
그러나 그동안의 부진을 털고 자신의 역할을 해내겠다는 각오만은 확실했다. "그동안 못 쳤지만, 감독님과 코치님들이 계속해서 믿음을 주셨다. 감독님께서는 몸이 아픈 가운데 TV로 보며 체크를 해주셨고, 김재현 코치님과 쇼다 코치님은 과거 좋았을 때의 비디오도 같이 보고, 특타도 같이 했다. 아마 나보다 마음 고생이 더 심했을 것 같다"고 고마움은 전한 그는 "이제 모두에게 보답하고 싶다. 선수들, 팬, 감독님, 코치님 모두에게 좋은 모습으로 보답할 차례인 것 같다"고 앞으로의 활약을 다시 한 번 다짐했다.
bellstop@xportsnews.com / 사진=엑스포츠뉴스
이종서 기자 bellstop@xports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