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엑스포츠뉴스=나유리 기자] 최근 10경기 타율 5할3푼6리. 서동욱(32,KIA) 효과, 결코 며칠밤의 꿈은 아닌 것 같다.
최근 KIA 타이거즈 하위 타선의 중심은 서동욱이다. 주로 6번 타자-2루수로 선발 출장하는 그는 최근 10경기에서 5할이 넘는 타율을 기록 중이다. KIA 이적 이후 25경기에서 25안타 5홈런 22타점 타율 3할7푼3리 출루율 4할8푼8리 장타율 6할7푼2리 득점권 타율 4할7푼6리로 놀라운 활약을 펼쳐주고 있다.
KIA가 잠실 3연패의 충격에서 벗어난 20일 광주 SK전에서도 수훈갑은 서동욱이었다. 서동욱은 0-3으로 뒤진 2회말 박종훈을 상대로 우측 담장을 넘기는 동점 스리런 홈런을 터트렸다. 이 홈런으로 추진력을 받은 KIA는 역전까지 성공했고 1점차 승리를 지켰다. 분위기를 바꾼 한 방이 서동욱의 손에서 나온 것이다.
지난달초 넥센이 무상 트레이드를 통해 서동욱을 보낼 때까지만 해도 이만큼의 활약을 기대하지 못하는 목소리가 많았다. 그만큼 너무 오랜 시간 확실한 주전이 아닌, '유틸리티맨'으로 평가받아왔기 때문이다.
KIA는 마침 2루 자리가 무주공산인 상황. 안치홍의 군 입대로 지난해 김민우, 박찬호 심지어는 브렛 필까지 번갈아가며 2루수로 섰고, 올 시즌에도 특별한 대책은 없이 시즌을 맞이했다. 어쩌면 생애 최고의 기회일 수도 있는 시점에서 서동욱은 인상적인 활약을 펼치는 중이다. 벌써 홈런을 5개나 터트렸고, 대부분 강렬했다. KIA의 하위 타선에 더 힘이 실리는 이유다.
만약 서동욱이 여전히 넥센에 있었다면 지금 같은 기회를 얻지는 못했을 것이다. 주전 2루수인 서건창의 벽이 너무 굳건하고, 1루 혹은 외야 백업 멤버로 훨씬 더 적은 타석과 적은 수비 기회를 받을 수 밖에 없는 환경이다.
선수 본인의 생각도 확실하다. 서동욱은 확신에 찬 목소리로 "나는 지금 정말 자신이 있다. 계속 감도 좋은 편이고, 내 스스로 기준이 확실이 선 상황"이라고 말했다. 강한 자신감이 묻어났다. 트레이드가 기폭제가 된 것만큼은 분명하다. 지난달 짧은 슬럼프도 맛 봤지만 의연하게 대처했다. "지금 무리하면 오히려 부상이 올 수도 있다. 감은 좋기 때문에 조급해하지 않으면 다시 좋아진다"는 여유도 갖췄다.
KIA에서 LG 그리고 넥센을 거쳐 다시 KIA로 돌아왔고, 꽤 오랫동안 프로에서 얼굴을 비췄기 때문에 '오래된 베테랑' 같지만, 84년생으로 올해 만 서른두살이다. 85년생인 나지완보다 1살 많아 아직 '전성시대'를 맞이할 시간은 충분히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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