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엑스포츠뉴스=광주, 나유리 기자] '영광의 사나이'들이 '영광의 시대'를 마음 속 깊이 품고 떠난다. 야구 선수가 아닌 제 2의 인생을 위해.
'나이스 가이' 서재응(40)과 '빅초이' 최희섭(37)이 유니폼을 벗었다. KIA 타이거즈는 15일 광주-기아 챔피언스 필드에서 열린 한화와의 시즌 5차전에서 서재응과 최희섭의 현역 은퇴식을 진행했다.
지난 시즌이 끝나고 현역 은퇴를 결정한 두사람은 구단의 배려로 합동 은퇴식을 치렀다. 광주 충장중학교-광주제일고등학교 선후배이자 메이저리그에서 한국 선수로서 족적을 남긴 두사람은 같은 팀에서 같은 날 은퇴를 했다.
해설 위원으로서의 본격적인 행보를 앞두고 은퇴를 하게 된 두사람은 몇주 전부터 구장에 들러 김기태 감독을 비롯한 코칭스태프, 선후배들의 이른 축하를 받았다. "실감이 나지 않는다"고 말하던 두사람은 2009년 우승 당시 유니폼을 특별 버전으로 재현한 유니폼을 입고 남다른 감회를 말했다.
은퇴식은 식전과 식후로 나뉘어 진행됐다. 경기 시작 40분전 전광판을 통한 두사람의 하이라이트 영상으로 시작됐다. 현역 시절 활약상이 상세히 담긴 영상이 상영된 후 두 사람이 기아자동차의 신형 니로 자동차를 타고 행진 퍼포먼스를 했다. 그리고 투수 최희섭과 타자 서재응이 되어 특별한 시구, 시타로 웃음을 안겼다. 최희섭의 공을 배트로 친 서재응은 내야 땅볼성 타구를 날려 웃음을 자아냈다.
가족들, 동료들과 함께 기념 사진을 찍고 꽃다발, 기념품을 전달받은 두사람은 경기 시작 직전 서재응의 큰아들 태성군과 최희섭의 아들 현준군이 동반 시구에 나서면서 큰 박수를 받았다.
하이라이트는 경기가 끝난 후 진행됐다. KIA가 8-7로 승리를 거둔 후 선수단이 다시 그라운드에 모였다. 1만5000명의 관중 가운데 상당수가 자리를 뜨지 않고 은퇴식을 지켜봤다.
그라운드가 정비된 후 서재응, 최희섭은 오현표 운영실장에게 유니폼을 반납했다. 유니폼을 벗는 선수와 가족들, 팬들 모두 눈시울이 불거졌다.
◆ 최희섭 "행복했고, 아쉽고, 감사하다"…서재응 "채우지 못한 10승, 오늘의 승리로 완성됐다"
마이크 앞에 선 최희섭은 KIA 프런트, 코칭스태프, 선후배들에게 고마움을 전하며 "26년간 해온 야구선수 생활을 마무리하려 한다. KIA 선수로서 참 행복하고 감사했다. 이 시간 이후로 나의 마지막 팀이 되어준 KIA 타이거즈를 위해 도움이 되도록 노력하겠다. 가족들에게도 고맙고 사랑한다는 말을 꼭 하고싶다. KIA팬 여러분 앞으로 KIA 타이거즈를 더 많이 응원하고 사랑해달라"고 작별 인사를 남겼다.
팬들의 서재응 연호 속에 선 서재응은 "어린 시절 늘 타이거즈에 가고싶다는 생각이 들었다. 스물한살에 미국으로 건너가 야구를 하면서 많이 외로웠다. 그 외로움을 보상해준 곳이 광주구장이었고 KIA 타이거즈였다. 고향에 돌아와 넘치는 사랑을 받았고, 따뜻하게 품어준 KIA 식구들 덕분에 8년 더 야구를 할 수 있었다. 최고의 열정을 가진 KIA팬들의 응원을 받을 수 있어 감사했다. 30년 동안의 선수 생활이 이렇게 마무리되어 마음 깊이 행복하다. 내가 끝내 채우지 못했던 10승도 오늘의 승리로 완성된 것 같다"고 눈시울을 적신채 고별사를 했다.
인사를 마친 두사람은 마지막 그라운드 퍼레이드 이벤트가 끝난 후 그동안 고락을 함께했던 동료들의 행가레로 '뜨거운 안녕'을 고했다.
NYR@xportsnews.com/사진 ⓒ 광주, 김한준 기자
※서재응(1977년 5월 24일 광주 출생)
-학력 : 충장중-광주제일고-인하대학교 중퇴
-프로 이력 : 뉴욕 메츠(1997~2006) / LA 다저스(2006) / 탬파베이 데블레이스(2006~2007) / KIA 타이거즈(2007~2016)
※최희섭(1979년 3월 16일 영암 출생)
-학력 : 충장중-광주제일고-고려대학교
-프로 이력 : 시카고 컵스(2002~2003) / 플로리다 말린스(2003~2004) / LA 다저스(2004~2006) / 보스턴 레드삭스(2006) / 탬파베이 데블레이스(2006~2007) / KIA 타이거즈(2007~2016)
나유리 기자 NYR@xports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