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엑스포츠뉴스=김유진 기자] 제69회 칸국제영화제 경쟁부문에 공식 초청된 박찬욱 감독의 신작 '아가씨'의 주연 4인방 김민희, 김태리, 하정우, 조진웅이 공식 기자회견을 통해 작품에 대한 이야기를 전했다.
'아가씨'의 박찬욱 감독과 배우 김민희, 김태리, 하정우, 조진웅은 14일(현지시간) 오전 프랑스 칸 팔레 데 페스티발(Palais des Festivals)에서 기자회견을 갖고 영화에 대한 다양한 이야기를 나눴다.
'아가씨'는 1930년대 일제강점기 조선, 막대한 재산을 상속받게 된 귀족 아가씨와 아가씨의 재산을 노리는 백작, 그리고 백작에게 거래를 제안받은 하녀와 아가씨의 후견인까지, 돈과 마음을 뺏기 위해 서로 속고 속이는 인물들의 이야기를 그린 영화.
'아가씨'에 대한 뜨거운 관심을 입증하듯 이 자리에는 각국 3000여 명의 취재진이 몰려 영화를 향한 기대와 관심을 입증했다.
▲ 김민희 "감정 변주해가며 재미있게 작업"
'아가씨'에서 부모도, 친구도 없이 거대한 자택에서 외롭게 자라 세상 물정에 무지하고 순진한 귀족 아가씨를 연기한 김민희는 이번 작품으로 칸 레드카펫을 처음 밟게 됐다. 이 자리에서 김민희는 "감독님은 틀을 만들지 않았다. 현장에서 많은 부분을 열어두고 감독님과 함께 인물의 감정을 이해하고 확대하고, 감정을 변주해가며 재미있게 작업했다"고 소감을 전했다. 또 캐릭터를 표현하는 데 있어서의 어려움에 대한 질문에는 "아가씨가 하녀를 만나며 겪게 되는 감정의 변화가 흥미로웠고 이러한 변화를 설득력 있게 전달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생각했다"고 전했다.
▲ 김태리 "새로 시작하는 배우의 특권 누렸다"
1500대1의 경쟁률을 뚫고 박찬욱 감독에게 발탁된 김태리는 도둑의 딸로 태어나 장물아비에게 길러진 고아 소녀 숙희를 연기한다. 김태리는 "새로 시작하는 배우의 특권을 잘 누렸던 것 같다. 어려운 것이나 모르는 것은 감독님께 바로 말씀드렸고, 그때마다 함께 이야기 나누며 자유롭게 작업했다"며 "가장 중요한 것은 하녀의 세밀한 감정을 표현하는 것이었다. 감독님 이하 함께 연기한 선배 배우 분들에게 많은 도움을 받으며 최선을 다했다"고 당차게 이야기했다.
▲ 하정우 "캐릭터의 아이러니함 잘 표현하고 싶었다"
'아가씨'에서 신분과 목적을 감춘 채 막대한 재산을 노리고 아가씨에게 접근하는 사기꾼 백작으로 등장하는 하정우는 감정연기에 대한 박찬욱 감독의 디렉션에 대해 "프리 프로덕션 과정을 다른 영화보다 길게 가졌다. 감독님과 천천히, 세밀하게 많은 부분에 대해 이야기를 나누고 시작했기 때문에 캐릭터에 다가가는 것에 큰 도움이 됐다"고 전했다. 또 "백작 캐릭터는 어떤 임무와 역할을 수행해야 하는지가 분명하게 짜인 인물이었다. 1930년대의 말투, 일본어 대사 등 많은 제약이 있었지만 친근하고 자유분방한 성격이라는 캐릭터의 아이러니함을 잘 표현하고 싶었다"며 캐릭터를 위해 노력했던 과정을 함께 덧붙였다.
▲ 조진웅 "내가 가지고 있는 것 자유롭게 연기"
조진웅은 '아가씨'에서 엄격한 규율과 보호 하에 아가씨를 키운 이모부이자 후견인 코우즈키로 등장한다. 이 자리에서 조진웅은 "사실 나는 자유롭게 캐릭터를 연기하려고 했다. 하지만 결국 다시 연기할 수밖에 없었는데 감독님께서 캐릭터에 대한 생각이 분명했기 때문이었다. 마냥 자유롭지는 않았지만, 한편으로 배우로서는 정말 감사한 부분이었다"고 전했다. 또 "후견인은 누구나 가지고 있는 지성에 대한 강한 욕구가 탐욕적으로 그려진 인물이다. 모두가 가진 욕망이 극대화된 인물이라고 생각했고, 그렇기에 내가 가지고 있는 것을 자유롭게 연기할 수 있었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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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유진 기자 slowlife@xports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