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사최종편집일 2024-12-01 04:4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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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곡성' 개봉③] 곽도원·황정민·천우희·쿠니무라준, 압도적인 에너지의 만남

기사입력 2016.05.11 11:00 / 기사수정 2016.05.11 10:39

최진실 기자
 
[엑스포츠뉴스=최진실 기자] 배우들의 에너지 넘치는 연기가 영화 '곡성'(감독 나홍진)을 풍성하게 채웠다.
 
배우 곽도원, 황정민, 천우희는 '믿고 보는'이란 수식어가 붙는 연기력을 가지고 있는 배우들이다. 심지어 세 배우가 한 작품에서 만난다는 것은 좀처럼 상상되지 않는 그 시너지에 기대가 모아졌다. 한국 관객들에게는 조금 낯설 수도 있지만 약 80편의 작품을 비롯해 영화 '킬빌'에도 출연한 일본 대표 배우 쿠니무라 준까지 '곡성'에서 함께 했다.
 
뚜껑이 열린 네 배우의 합은 그야말로 에너지가 가득했다. 마을에 의문의 사건이 터지고 그 실체를 쫓는 경찰관 종구 역을 맡은 곽도원은 영화의 시작부터 끝까지 무게감 있게 이끌었다. 영화 속에서 어쩌면 가장 평범한 인물이었던 종구는 보이지 않는 실체에 대해 두려워하는 모습과 동시에 이에 맞서려는 모습, 분명하지 않은 실체에 대한 갈등부터 가족과 딸을 위해 힘쓰는 부성애까지 인간에게 내재된 극한의 감정을 밀도 있게 표현해냈다. 곽도원의 연기는 영화의 긴 호흡 속에서 과하지도, 덜하지도 않게 종구 자체를 묘사해냈다.
 
영화 시작 후 약 한 시간 만에 등장한 황정민은 충격적인 모습 그 자체였다. 황정민은 무속인 일광 역을 맡았다. 그는 꽁지머리부터 어딘가 건들건들해 보이는 모습, 그렇지만 영험한 모습을 보이며 최근작 '검사외전', '히말라야'에서 보였던 모습과는 완벽하게 다른 인물을 표현해냈다. 많은 등장은 아니었지만 존재감은 대단했다.
 
특히 황정민의 진가는 굿 장면에서 드러났다. 황정민은 실제 악사들과 함께 합을 맞추며 롱테이크로 굿 연기를 펼쳤다. 악사들 역시 황정민의 모습에 이질감을 느끼지 않을 정도로 실감나는 굿 연기가 펼쳐졌다. 관객들이 '정말 뭔가가 씌인 것이 아닌가?'라는 생각이 들도록 연기할 수 있게 고민하고 노력했다는 황정민의 열정이 드러난 대목이었다. 나홍진 감독 역시 실제 15분에 달하는 분량이 7분 정도로 편집된 것에 대해 안타까워 할 정도였다.

 

천우희 역시 짧았지만 강한 존재감을 보였다. 천우희는 사건을 목격한 알 수 없는 미스터리한 인물 무명 역을 맡았다. 천우희가 맡은 무명은 어딘가 모자라 보이기도 하지만 깊은 사연을 안고 있는 듯하다. 또한 이름에서 드러나는 것처럼 그 존재 자체도 오묘한 이다.
 
천우희는 '곡성'에서 아름다운 여배우의 외적인 모습은 포기했다. 화장기가 없고 창백하며 머리가 헝클어지고 하얀 옷에 알 수 없는 외투만 걸치고 있는 무명은 어딘가 넋이 나간 느낌을 주기도 한다. 천우희는 비가 오거나 추운 날씨에도 얇은 옷만 입고 촬영에 임하며 열정 가득한 모습을 보였다. 천우희와 황정민이 마주하게 되는 장면은 압도적인 두 배우의 연기 에너지가 부딪히는 명장면 중 하나기도 하다.
 
낯선 외지인이자 흉흉한 소문의 주인공을 맡은 쿠니무라 준은 눈빛과 존재 만으로도 압도적이다. 쿠니무라 준은 의문의 사건 현장을 몰래 바라보는 모습부터 목격담에서 일본 전통 속옷을 입고 고라니를 뜯어 먹는 모습까지 몇 마디의 대사는 없지만 강한 존재감을 드러낸다. 쿠니무라 준은 실제로 대퇴부가 좋지 않았지만 바위 속을 뛰어다니는 등 실감나는 추격 연기를 선보였다. 황정민의 굿에 맞춰 쿠니무라 준 역시 의식을 행하는 모습과 더불어 후반부에 나타나는 그의 연기는 '절대 현혹되지 마라'라는 '곡성'의 카피를 떠올리게 한다.
 
이처럼 '곡성'은 배우들의 강한 연기 에너지가 한 곳에서 만나는 영화다. 배우들의 시너지가 모여 '곡성'의 흥행을 이끌 수 있을지 주목된다. 11일 전야 개봉.
 
true@xportsnews.com / 사진=이십세기폭스코리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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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진실 기자 ture@xports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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