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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킬미나우', 장애 넘어 누구나 공감할 이야기(종합)

기사입력 2016.05.04 18:52 / 기사수정 2016.05.04 18:52


[엑스포츠뉴스=김현정 기자] 장애인과 장애인 가족의 삶을 다룬 '킬 미 나우'가 닻을 올렸다.

연극 ‘킬 미 나우’가 1일부터 충무아트홀 중극장 블랙에서 국내 초연 중이다. 캐나다의 극작가 브래드 프레이저가 2013년 발표한 작품으로 선천성 장애를 가진 소년 조이와 아들을 위해 헌신한 제이크가 겪는 갈등을 담아냈다. 뮤지컬 '뿌리 깊은 나무', 연극 '벚꽃동산' 등의 오경택 연출과 연극 '모범생들', '프라이드' 등의 지이선 작가가 각색자로 참여했다.

평생 보살핌을 받아온 소년 조이의 성장과 독립 문제로 인한 갈등을 통해 장애인과 장애인 가정의 삶에 입체적으로 접근하고자 했다. 이 과정에서 장애인의 성, 삶과 죽음, 사랑 등 다루기 쉽지 않은 주제를 진지하게 풀어냈다.

오경택 연출은 4일 서울 중구 흥인동 충무아트홀 중극장 블랙에서 진행된 프레스콜에서 "소재의 민감성 때문에 고민이 있었다. 잘못 표현하면 오독될 가능성이 있기 때문이다. 또 원작의 작가가 영상적인 시선으로 썼는데 장면 전환이 많고 속도도 빠르고 시점도 영상적이어서 어떻게 연출할 수 있을까 생각했다"고 밝혔다.

이어 "이 과정에서 동시대의 우리가 공유하는 이야기가 아닌가 하는 확신이 섰다. 각색한 지이선 작가와 어떻게 소통할 수 있을까 고민했다"고 덧붙였다.

지이선 작가는 "제일 먼저 대본을 받고 읽었는데 해볼 만한 가치가 있는 작품이라고 생각했다. 안락사, 죽음의 형태에 대해 다루고 싶었는데 이 작품을 만나게 돼 기뻤다. 새로운 도전인 것 같아서 참여하게 됐다"고 말했다.


아버지 제이크, 아들 조이, 조이의 고모 트와일라, 제이크의 연인 로빈, 조이의 친구 라우디가 등장하는데, 제이크와 조이 뿐 아니라 각각의 인물이 모두 저마다 상처를 안고 있다. 남다른 이야기지만 누구나 공감할 수 있는 이야기다.

이석준과 배수빈이 아버지 제이크 역을 맡았다. 오종혁, 윤나무는 아들 조이 역에 더블캐스팅됐다. 제이크의 여동생은 이진희, 조이의 친구 라우디는 문성일이 연기한다. 조이의 고모 트와일라는 이진희, 제이크의 연인 로빈 역에는 이지현이 캐스팅됐다. 배우들은 "대본을 보고 출연을 결심했다"고 입을 모았다.

배수빈은 "일주일을 망설였는데 내가 아닌 다른 사람이 출연하면 너무 배가 아플 거 같아 뛰어들었다. 가장 중요한 이유는 가족에게 보여주고 싶은 작품을 하고 싶다는 것이다. 가족에게 꼭 보여주고 싶어서 참여하게 됐다"며 출연 계기를 전했다.
 
실제 아이 아빠이기도 한 그는 "사실 준비를 어떻게 해야 할지 몰랐다. 내가 살아왔던 게 이 작품을 위해 준비한 것이 아닌가 하는 생각이 들었다. 나도 아들이 있고 어릴 때 욕조에 처음 넣어보기도 해서 그 마음을 잘 알고 있다. 텍스트마다 마음에 와 닿더라. 지금까지 혼자 큰 줄 알았는데 부모님도 저를 그렇게 키운 것 같다. 이 작품은 내가 앞으로 살아오고, 키워야 하고, 키워주신 부모님에 대한 이야기라는 생각이 들었다"고 털어놓았다.

이석준은 "논란의 여지가 많은 만큼 작품에 할 얘기가 많을 것 같았다. 관객과 질문을 나눌 수 있는 작품이라고 생각했다"고 말했다. 이지현 역시 "장애인의 성과 안락사 등 궁금해할 만하지만 공론화하지 못하는 것들을 다뤄서 좋았고 그 부분을 관객과 소통하길 바랐다"고 했다.

선천적인 장애를 지닌 소년 조이 역을 맡은 오종혁은 "너무 해보고 싶었다. 어떻게 하면 장애를 가진 분들이 불편해하지 않을까 생각했고, 감정을 그 안에서 녹여내는 게 어려웠다. 중간에 힘들어 할 때 (이)석준 선배가 기술적인 면보다 감정에 집중하라고 하더라. 기술적인 부분에 너무 신경 쓰지 않으려고 고민했다"고 이야기했다.

윤나무 역시 "처음에는 내가 이 역할을 할 수 있을까 했다. 같이 하는 배우들, 스태프, 제작사를 믿고 힘을 모아서 좋은 메시지로 전달을 해보겠다고 마음을 먹었다. 첫 리딩부터 좋았다. 관객이 한 번쯤 생각할 수 있는 작품을 보여드릴 수 있지 않을까 한다"고 말했다.

7월 3일까지 충무아트홀 중극장 블랙에서 열린다.

khj3330@xportsnews.com / 사진 = 김한준 기자

김현정 기자 khj3330@xports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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