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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CL] "과감하게 하겠다" 마음 고생 끝낸 김건희

기사입력 2016.05.03 20:51 / 기사수정 2016.05.03 21:12

조용운 기자


[엑스포츠뉴스=수원, 조용운 기자] 김건희(21)는 이제 막 프로무대에 발을 내딛은 수원 삼성의 신예 공격수다. 그럼에도 수원 삼성의 원톱이라는 무게감은 신인에게 기다려줄 법한 시간도 허용하지 않았다.

올해 확실한 원톱 공격수를 영입하지 않으면서 자연스럽게 김건희에게 많은 기회가 돌아갔다. 김건희는 K리그 클래식과 아시아축구연맹(AFC) 챔피언스리그를 오가며 8경기를 소화했다. 고려대 재학 시절 '미친 건희'로 불리던 활약은 없었다. 프로의 벽만 확인한 채 도움 1개만 올린 것이 전부였다. 

수원의 공격력 부족이 발목을 잡을 때마다 원톱 공격수 부재에 탄식이 흘러나왔다. 신인이기전에 공격수인 김건희는 자신을 탓할 수밖에 없었다. 김건희는 전날 기자회견에 나서 "공격력이 약하다는 평가에 책임감을 느낀다. 어떻게 하면 골을 넣을 수 있을지 생각하는데 좀처럼 쉽지 않다"고 답답함을 표했다.

자신감이 줄어들다보니 플레이도 소극적으로 변했다. 자신이 골을 노리기 보다 2선에 위치한 염기훈과 권창훈, 산토스에게 볼을 연결하려했다. 덕분에 연계에 있어서 합격점을 받았지만 데뷔골의 침묵은 길어졌다.

김건희에게 상하이 상강전은 그동안 흐름을 바꿀 절호의 기회였다. 서정원 감독은 16강 진출이 사실상 좌절됐기에 크게 무리하지 않고 1.5군을 내세웠다. 수원이 자랑하는 2선 공격수가 모두 벤치서 출발하면서 자연스레 공격방향은 김건희를 향했다. 더구나 상대도 조별리그 1위 통과를 확정해 2군을 출전시켜 더욱 공격에 매진할 수 있었다.

"그동안 공격적인 장면을 만들지 못했는데 이번에는 좀 더 과감하게 골 욕심을 내겠다"던 출사표는 거짓이 아니었다. 경기시작 5분 상대 페널티 아크 부근서 볼을 잡은 김건희는 자신감있게 드리블 돌파를 시도했다. 당황한 상대수비수는 김건희를 밀쳐 넘어뜨렸고 주심은 페널티킥을 선언했다. 자신이 얻어낸 페널티킥의 키커로 나선 김건희는 침착하게 성공하며 프로 데뷔 두 달 만에 마수걸이 득점에 성공했다.

벽을 넘으니 추가골이 빠르게 나왔다. 김건희는 수원이 2-0으로 앞선 후반 9분 문전서 백지훈의 빗맞은 슈팅을 오른발 아웃프론트로 절묘하게 방향만 바꾸는 슈팅으로 멀티골을 달성했다.

김건희의 2골에도 수원은 16강 진출에 실패했다. 하지만 자칫 얻을 것이 없던 경기서 김건희의 자신감이 올라갈 수 있는 발판을 마련한 부분은 성과다.

puyol@xportsnews.com / 사진=프로축구연맹 제공

조용운 기자 puyol@xports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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