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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XP인터뷰] '피부사' 이신성 각성하게 만든 유준상의 한마디

기사입력 2016.04.30 07:30 / 기사수정 2016.04.29 13:58


[엑스포츠뉴스=전아람 기자] 주인공은 아니지만, 분명 강렬했다. 지난 26일 종영된 tvN 월화드라마 '피리부는 사나이' 속 정수경 역을 맡은 이신성은 인상적인 연기를 펼치며 대중에 눈도장을 찍었다.

이신성이 극중 연기한 정수경은 13년 전 뉴타운 재개발 사건 피해자의 유가족으로, 복수형 범죄를 저지른 인물. 마치 '피리남' 윤희성(유준상 분)의 분신인 듯 그가 지시한대로만 움직이던 정수경은 윤희성의 지시를 어긴 순간 그의 손에 죽음을 맞게 됐다.

'피리부는 사나이'에 출연하게 된 것이 "큰 행운"이라고 밝힌 이신성을 만나 작품관 관련된 못다한 이야기를 나눴다.

- '피리 부는 사나이'가 종영했다, 무사히 끝낸 소감이 어떤가.
"드라마에서 이런 역할을 한 게 처음이다. 현장을 많이 느꼈는데 생각한 것보다 바쁘고, 많은 분들이 고생하더라. 배우는 물론 스태프들도 정말 고생을 많이 했다. 그런 환경에서 아무도 사고 안 나고 촬영이 무사히 끝나 큰 수확을 얻은 것이 아닌가 생각한다."

- 정수경 역은 어떻게 맡게 됐나.
"회사에서 이런 작품, 이런 역할이 있다고 해서 미팅을 했다. 대본을 읽었는데 초반 4회까지는 내가 안 나오고 중간부터 나온다는 이야기를 들었다. 어떤 역할인지 대본을 보니 뚜렷이 나오더라. 그후 감독님을 만났는데 조그마한 사무실에서 역할에 필요한 구체적인 이야기를 차근차근 설명해주시더라. 필요한 톤 등을 상세하게 설명해주셨다."


- 아무리 복수를 위해서라지만, 죄 없는 사람들까지 살인한 건 너무하지 않나. 캐릭터를 이해할 수 있었나.
"거창하게 이해한다기보다 한정된 대본 안에서 나온 이야기니 그 상황에 충실하려고 하고, 설득력을 찾으려고 했다. 현실을 바탕으로 만든 것이기 때문에 접근할 수 있었다."

- 극중 유독 액션신이 많아 촬영하다 많이 다쳤을 것 같다.
"촬영현장에서는 잘 모른다. 하지만 촬영을 갔다 오면 몸이 많이 아프더라. 잔상처가 나있더라. 사실 현장에서 아대를 한 번도 찬 적이 없다. 사이즈가 잘 안 맞을 때 장시간 차면 굉장히 불편할 수도 있다. 그런 경험 때문에 그냥 했는데 거친 바닥이 많으니 별거 아닌데 사람이 다치더라. 크게 무리 있었던 적은 없지만 한 번은 다리 근육이 놀랐는지 파열된 것 같더라. 주구장창 뛰는 신이었는데 너무 아파보였는지 다들 조심스럽게 보더라. 나도 너무 아파서 경보가 되더라. 너무 아프니까 발이 안 움직이더라. 뭘 하면서 이렇게 다쳐본 적은 처음이다. 그러다 보니 몸 조심해야겠다는 생각을 했다."

- 12화에서 유준상에게 맞는 신이 있다, 어떻게 촬영한건가?
"처음에 유준상 선배가 '신성아, 몇 대만 맞자'고 농담으로 말씀하셨다. 하지만 막상 현장에서 정말 조심하시더라. 따귀를 때리는 신이었는데 '괜찮겠냐' 물어보시고, 걱정을 많이 하시더라. 후배에게 손찌검 한다는게 좀 그랬나보다. 내가 다 미안하더라. 각목으로도 맞는 신이 있었는데 촬영 후 감독님이 다시 찍자고 하셨다. 그런데 선배가 '잘 나온 것 같은데 뭐가 문제냐'고 하시더라. 난 정말 괜찮았는데 '괜찮겠냐'고 계속 물으시더라. 너무 조심스럽게 해주셔서 맞으면서 기분 좋았다고 하긴 좀 이상하지만 그래도 정말 좋았다. 다음날에도 '괜찮냐'고 전화하셨다. 정말 배려해주시고 많이 신경 써주셨다."


- 원래 꿈이 배우였나.
"어릴 때는 이것저것 해보고 싶었는데 꿈이 배우라기보다 대학교 진학할 때 연기에 혼자 재미를 느끼고, 연습한 건 있다. 혼자 준비하면서 보냈던 시간이 좋았던 것 같다. 그 기운에 계속 했던 것 같다. 고등학교 때 우연치않게 공연하는 게 있었는데 그때 재미를 느꼈다. 그때 느낀게 정말 좋았나보다. 혼자 연기학원도 가보고 그랬다."

- 벌써 데뷔한지 12년이 됐다. 활동하면서 가장 힘들었을 때가 언제였나.
"운 좋게 공연을 몇 번 할 때는 주변 사람들을 자꾸 보게 되는데 작품이 뚝 끊기고 혼자 있던 시기가 있었다. 그때 할 게 없더라. 방향을 잃어버리니 뭘 해야할지 모르겠더라. 그 과정이 힘들었다. 갈피를 못 잡겠더라. 그런 시간이 지나다 주변에 좋은 분들, 좋은 선배들 조언이 크게 방향 잡는데 도움이 되더라. 그런 말들에 조금씩 내가 혼자 지낼 수 있는 시간을 만들었던 것 같다. 내 시간을 혼자 감당하지 못하는게 가장 큰 문제였던 것 같다. 혼자 보내는 시간, 나만의 시간표가 만들어졌다. 거기에 집중하다보니 정화되고 작품 할 수 있는 컨디션이 생겼다."

- 연기하는데 가장 큰 도움을 준 사람은 누구인가.
"같은 소속사 식구이기도 한 유준상 선배가 정말 많은 도움을 줬다. 공연할 때 인연이 됐고, 회사도 같은 회사가 됐다. 회사도 선배가 소개 시켜주신 것이다. 선배에게 자주 전화를 드리거나 그러진 않았지만 한번씩 통화하면 그때마다 좋은 이야기를 많이 해주셨다. 필요한 이야기를 꼭 해주셨다. 슬럼프 때 조언해주셨던 분 중 한 명이 유준상 선배다. 늘 응원해주시다 한 번씩 정확하게 이야기해주더라. 작품이 없었을 때 '너 열심히 하고 있니?'라고 물으시더라. 요즘 이렇게 지내고 있다고 했더니 '정말 열심히 해야한다'고 하더라. '다들 대충 한다고 말해도 뒤에서 정말 열심히 한다'고 하시더라. 그렇게 정확하게 이야기해주신 건 처음이었다. 그때가 3년 전이었다. 전화를 받다 자세가 바뀔 정도로 덜컹했다. '요새 분위기가 이러니 지금 열심히 하라'고 해주셨다. 그때 생활이 확 바뀌었다. 선배를 보면서 저런 생활을 하는 사람이라면 배우가 아니더라도 잘 살겠다는 생각을 했다."

- 최종적인 꿈은 무엇인가.
"예전에 하도 일이 없어서 이런 생각을 했다. 그 시기에 꿈이 단막극에서 비중있는 역할을 해보는 게 소원이었다. 그래서 단막극 오디션 몇 개 봤는데 안 되더라. 그때 정말 힘들었다. 감당이 안 되더라. 그런 찰나에 '피리부는 사나이'를 찍었는데 내가 나온 분량을 총 합쳐보면 단막극보다 많이 되더라. 나름 주인공이더라. 일이 없을 때 소원이 가족끼리 내가 나오는 작품을 보는 거였다. 딱 그 정도였는데 꽤 오랫동안 월, 화요일동안 가족의 안정을 주지 않았나 생각한다. 소원을 풀었다. 새로운 목표는 또 한번 생각해봐야겠다."

- 마지막으로 하고 싶은 말이 있다면.
"부모님께 감사하다. 늘 응원해주셔서 감사하다는 그 말을 꼭 하고 싶었다."

kindbelle@xportsnews.com / 사진=권혁재 기자

전아람 기자 kindbelle@xports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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