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엑스포츠뉴스=이아영 기자] 슈가 'S.E.S.=바다'라는 공식을 깨고 보란 듯이 매력적인 음색을 뽐냈다. 비록 탈락했지만 슈의 매력을 재발견하기에 충분한 무대였다.
18일 방송된 MBC '일밤-복면가왕'에서는 '우리 동네 음악대장'에 도전하는 8인의 복면 가수들이 출연해 듀엣곡으로 노래 실력을 겨뤘다.
첫 번째 무대에서 '반달인 듯 반달 아닌 반달 같은 너'와 '김치 치즈 스마일'은 이지연의 '난 아직 사랑을 몰라'를 열창했다. 두 번째로 '오 샹들리에'와 '특급열차 롤러코스터'가 브라운 아이즈의 '가지마 가지마'로 듀엣 무대를 꾸몄다. 이어 '믿을 수 있나요 마법의 성'과 '내 인생에 실패란 없다'가 주영훈과 이혜진의 '우리 사랑 이대로'로 로맨틱 분위기를 조성했다. 마지막으로는 '4차원 안드로메다'와 '솔로몬의 선택'이 봄여름가을겨울의 '어떤 이의 꿈'을 불렀다.
여기서 '김치 치즈 스마일', '오 샹들리에', '내 인생에 실패란 없다', '솔로몬의 선택'이 아깝게 탈락해 정체를 드러냈고 각각 가수 원미연, 그룹 소년공화국 원준, S.E.S. 출신 슈, 배우 손병호로 밝혀졌다.
모두가 반전에 반전을 거듭한 인물이었지만 그 중 슈는 단연 돋보였다. '내 인생에 실패란 없다'는 원준희의 '사랑은 유리 같은 것'을 통해 독특하면서도 마음을 끌어당기는 음색을 뽐내며 가면을 벗었다. 가면을 벗은 슈는 활짝 미소 지었고 판정단과 방청객은 놀라움을 금치 못했다.
그도 그럴 것이 1997년 1집 앨범 'I'm Your Girl'로 데뷔한 S.E.S.의 리드보컬은 누가 뭐래도 바다였다. 독보적인 가창력으로 S.E.S.의 명곡들을 이끌어갔다. 물론 S.E.S.의 팬이라면 바다, 유진, 슈의 하모니와 각자의 매력적인 음색들을 당연히 기억했을 터이지만, S.E.S.가 해체한지 14년이 흘렀다는 걸 고려하면 일반인에게 S.E.S.의 보컬이라고 하면 바다로 인식되기 쉽다.
게다가 슈는 전 농구선수 임효성과 결혼해 육아에 전념 중이다. 아들 임유와 쌍둥이 딸 라희, 라율이를 키우느라 무대와는 잠시 멀어져 있었다. 2014년 MBC '무한도전-토.토.가'에 출연해 그동안 쌓였던 흥을 분출했는데. 왕년의 요정이었다고는 믿기 힘들 만큼 굳어진 몸으로 웃음을 선사하기도 했다.
'복면가왕'에서 슈의 무대가 '우리 동네 음악대장'을 위협할 만큼 훌륭했다고 할 수는 없었다. 고음에서는 불안정한 모습을 보이기도 했다. 그런데도 슈의 무대가 인상적이었던 건 'S.E.S.=바다'라는 편견을 보란 듯이 깨고 '가수' 슈를 재발견하는 계기가 됐기 때문이다. 슈의 아름다운 도전이었고 '복면가왕'의 기획 의도를 다시금 환기하는 무대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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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아영 기자 lyy@xports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