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엑스포츠뉴스=나유리 기자] 사인을 받을 때도 매너가 있다? KBO리그 2016시즌 개막을 맞아 조금 더 쉽게, 기분 좋게 사인을 받을 수 있는 팁을 드립니다.
우리는 보통 유명한 사람에게 "사인해주세요!"라고 말한다. 자신이 좋아하는 선수의 사인을 받는다는 것. 단순히 종이에 글자를 쓰는 것 이상의 가치를 지닌다. 자신의 우상과도 같은 스타 플레이어에게 받은 사인은 일평생 간직하고 싶은 보물이 되기도 한다. 운동 선수 뿐만 아니라 연예인, 정치인, 예술가 혹은 유명인사에게 사인이란 '인기의 척도'와도 같다. 대중들에게 많은 호감을 얻을 수록 자연스레 사인 요청 세례에 휩싸인다.
야구장에서는 야구 선수들이 사인 요청을 자주 받는다. 선수들에게 사인을 받을 수 있는 기회는 여러가지다. 공식적인 사인회가 열리기도 하고, 야구장 출근길 혹은 퇴근길, 원정길, 그것도 아니면 정말 길가다 우연히 만났을때 사인을 요청하는 경우가 많다.
어떤 상황에서든 사인을 잘 받을 수 있지는 않다. 공식적인 사인회가 팬미팅, 구단 행사가 있을때는 그 자리에 참석한 선수들이 당연히 사인 요청을 받는다. 요즘은 사인에서 '인증샷'으로 트렌드가 바뀌었기 때문에 함께 사진 찍기를 요구하는 팬들의 숫자도 많다.
하지만 만약 경기장이 아닌 곳에서 사적인 목적으로 외출을 했을때 우연히 만난 팬이 사진이나 사인을 요청하는 경우 거절하는 사례가 빈번하다. 사생활과 공적인 영역을 따로 놓고 싶은 선수들이 거절하는 사례에 해당한다. 물론 우연히 만난 곳에서도 팬들이 사인을 요청할 경우 흔쾌히 들어주는 선수들도 많다.
사인을 받을 때도 어느 정도의 매너가 필요하다. 선수 시절부터 감독이 된 이후까지 수 많은 사인 요청을 받아온 삼성 류중일 감독은 "사인 요청을 해주시는건 감사한데, 가끔 정말 휴지조각 같은 것을 들고와서 사인해달라고 하시는 분들도 있다. 솔직히 그럴때는 조금 기분이 좋지는 않다. 그리고 정말 매일 같이 사인을 받으러 와서는 그 사인볼을 다른데다 팔아서 상업적으로 쓰시는 분들도 있더라. 정말 아쉬운 부분"이라고 말했다.
'농구 스타' 출신인 서울 삼성 썬더스의 이상민 감독도 "다른 포장지를 막 뜯어와서 급한대로 아무거나 사인을 받으시는 경우가 많다. 라면 박스 같은 것을 찢어와서 사인해달라고 하시면 '이게 과연 얼마만큼 보관될까'싶어서 기분이 좋지는 않다"고 말했다.
팬들의 심정을 이해하지 못하는 것은 아니다. 당장 내 앞에 스타가 있어서 '무엇이라도 받고 싶은' 그 마음이 당연하다. 그러나 예의있는 요청은 해주는 사람의 기분까지 함께 좋아지게 만들 수 있다. 훨씬 더 쉽게, 잘 사인을 받을 수 있는 '팁'이다.
일본의 경우 이런 사인 문화가 확실히 정착돼있다. 단단한 케이스에 넣은 사인용 공과 쉽게 찢어지지 않는 재질로 정갈하게 만들어진 사인용 종이를 슈퍼마켓이나 문구용품점에서 쉽게 구매할 수 있다. 팬들은 우연히 길거리에서 스타를 만났을때도 이런 종이나 공을 구매해와서 사인을 요청한다.
물론 사인을 해주는 선수들의 매너도 중요하다. 팬들이 정중히 사인을 요청했을때 냉정하게 거절할 경우, 팬이 받는 무안함과 상처는 이루 말할 수 없이 크다. 사인을 해주는 것 역시 프로 선수라면 해야할 '매너'이기 때문이다. 사실 KBO리그 선수들 중 '사인 요청이 너무 많아서 힘들다'는 이유로 자주 거절하는 선수들도 있다.
정민철 MBC스포츠플러스 해설위원은 "후배들에게 답답한 부분 중 하나가 팬서비스다. 내가 선수 시절 팬서비스가 아주 좋았다고 자부할 수는 없지만, 설령 휴지조각을 들고 오더라도 사인을 해주려고 노력했다. 요즘 어린 선수들은 갈 수록 그런 부분이 중요하다는 것을 간과하고 등한시하는 것 같다"는 아쉬움을 드러냈다.
NYR@xportsnews.com/사진=서건창 ⓒ 엑스포츠뉴스
나유리 기자 NYR@xports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