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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상훈, 결국 한화 떠난다…"한화에서의 13년 행복했다"

기사입력 2016.03.30 14:13 / 기사수정 2016.03.30 14:28

박진태 기자


[엑스포츠뉴스=박진태 기자] "한화 이글스는 제 가슴 속에 남아 있을 것입니다."

한상훈이 결국 한화 이글스와의 작별을 선택했다. 그는 30일 한국프로야구선수협회를 통해 '한화 이글스를 떠나게 됐다는 소식'을 전했다.

한상훈은 지난 2003년 한화에 입단해 13년 간 활약했다. 그는 2013시즌 종료 후에는 한화와 4년 총액 13억 원의 FA(자유계약)를 체결했다. 그러나 지난해 11월 그는 보류 선수 명단에서 제외됐다. 한화는 한상훈과의 남은 FA 계약 기간의 연봉을 지급할 것이라는 입장을 밝혔지만 이와 관련한 선수와 구단과의 마찰이 수면 위로 올라왔다. 

한상훈은 보류 선수 명단 제외 신분으로 어느 구단과도 입단 협상을 할 수 있는 조건을 가지고 있다.

▶ 다음은 한상훈이 팬들에게 전하는 편지 형식의 전문이다.

안녕하십니까? 프로야구선수 한상훈입니다.

먼저 팬 여러분과 동료들께 한화이글스를 떠나게 되었다는 소식을 이렇게 전하게 돼서 죄송스럽게 생각합니다.

2003년 데뷔 이후 13년간 줄곧 한화이글스 한상훈이라고 소개해 왔었는데 이제 그 자랑스럽고 영광스러운 한화이글스의 명칭을 제 의지와 상관없이 제 이름 앞에서 떼어내야 한다고 하니 정말 어색하고 착잡합니다. 특히 저에게 애정 어린 채찍질과 더불어 응원하고 격려해 주시던 팬들을 생각하면 너무 죄송스러운 마음이 앞섭니다.

입단 이후 저는 한화이글스를 제2의 고향이자 부모님 품과 같은 곳으로 생각해왔고 이 글을 쓰는 지금도 저의 프로야구인생의 근본이라는 생각에는 변함이 없습니다.

지난 13년간 자랑스럽고 존경하는 코칭스텝분들과 동료 선수들과 함께 그라운드에서 호흡하며 땀흘리고 영광스러운 자리를 함께 했었던것에 대해 자부심을 느낍니다. 그리고 어려운 시기에 이글스 팬들과 함께했던 나날들을 잊을 수 없고 제 야구인생의 이글스팬들을 만났다는 것에 대해 큰 축복이라고 생각합니다.


저는 한화이글스의 관심과 배려로 웬만한 선수들도 하기 힘들다는 FA자격도 취득해보고 분에 넘치는 대우도 받았습니다. 저 또한 지난 13년간 부족하지만 한화이글스에서 최선을 다했다고 생각하며 여러 가지 신경을 써주신 구단에 감사를 드립니다.

다만 아직 계약기간이 남았지만 프로의 세계에서 한화이글스는 저와 함께하기가 힘들었던 것 같습니다. 그래서 제가 원치 않았지만 몸담았던 구단을 떠날 수밖에 없는 상황에 이르렀고 이렇게 동료들과 팬여러분께 작별을 고하게 되었습니다.

구단을 떠나는 마당에 저의 계약 관련해서 그동안 언론에 여러 이야기가 나왔습니다. 이 부분에 대해서 열심히 한화이글스를 응원해주시고 있는 팬 여러분들과 지금도 그라운드에서 땀흘리는 동료들께 죄송스러운 마음뿐입니다.

중요한 사실은 저는 한화이글스를 떠나고 싶지 않았고 구단에서 제시한 육성선수 또한 받아들이고 내년시즌을 준비하며 기다렸고 팀이 제 문제를 정리할 시간을 충분히 드렸다는 것입니다.

프로의 세계에 있어서 비즈니스는 핵심요소이고 과거의 추억을 비롯해 정이나 자존심만으로 운영되지 않는다는 것을 저도 잘 압니다. 바로 옆에서 많은 프로야구 레전드들이 팀 사정상 이적하거나 은퇴하는 경우를 숫하게 봐왔으며, 저 또한 팀의 결정에 대해서 제 주장만 내세울 수 있는 상황은 아니라고 판단했습니다. 다만 구단이 계약기간이 남아있는 저를 팀 사정상 제외하였듯이 구단도 선수계약과 약속 부분을 명확히 처리함이 맞다는게 저의 생각입니다.

이 문제는 저에 국한된 문제가 아니고 한화이글스가 더 많은 팬들과 야구인들에게 사랑받고 프로구단으로서 제대로 된 야구 비즈니스를 하고 운영하기 위해서 필요하다고 생각합니다.

저희 후배들과 동료들이 계약과 규약에 의해 운영되는 구단에서 오랫동안 선수생활을 하길 바라고 더 이상 이 문제로 구단과 다른 동료와 후배들이 상처 받기 원하지 않습니다. 저 한사람으로 족합니다. 어쨌든 저의 계약부분은 구단과 협의해서 잘 마무리를 짓도록 하겠습니다.

그리고 제가 이글을 쓴 또 하나의 이유는 가족 때문입니다. 야구를 뛰어나게 하지 못했어도 그라운드에서 만큼은 그 어떤 누구보다도 열심히 최선을 다했다고 생각합니다. 눈앞의 이익에 휘둘리는 선수가 아닌 떳떳한 야구선수로 한가정의 남편으로 아빠로 아들로써 기억되었으면 하는 바램입니다.

한화이글스에서 13년간 저에겐 영광스러운 시간이었고 행복한 시간이었습니다. 제가 어디를 있든 한화이글스에서 받았던 관심과 사랑은 잊을 수 없고 가슴속 깊이 간직하겠습니다.

한화이글스의 팬여러분 부디 한화이글스를 계속 응원해주시고, 한화이글스 동료 여러분들도 최선을 다해 팬들을 기쁘게 해주시길 바랍니다.

저도 힘든 시간이었지만 절치부심 열심히 준비했습니다. 다른 곳에 가더라도 팬여러분들을 실망시켜드리지 않도록 하고, 더 좋은 모습으로 팬 여러분들과 동료 여러분들을 만나뵙겠습니다. 감사합니다.

parkjt21@xportsnews.com / 사진=엑스포츠뉴스


박진태 기자 parkjt21@xports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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