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엑스포츠뉴스=김유진 기자] 누구에게나 처음이 갖는 의미는 남다르다. 그룹 엑소(EXO) 활동으로 국내 최정상에 오르고 해외의 높은 인기까지 몸소 경험하고 있는 그이지만, 자신의 첫 영화 데뷔작을 세상에 내놓는 마음과 태도는 가수 데뷔 무대에 올랐던 그 때와는 또 다른 느낌을 가져다줬다.
수호가 김준면이라는 본명과 함께 영화 '글로리데이'(감독 최정열)로 배우의 첫 발자국을 뗐다. 가수, 그것도 아이돌이 연기를 한다는 사실 자체에 대한 편견. 김준면 역시 앞으로 자신의 어깨에 놓인 '배우'라는 이름의 무게를 오롯이 감당하며 자신을 향한 날선 시선들을 스스로 깨뜨려내야 한다.
서울 종로구 삼청동의 한 카페에서 마주한 김준면은 긴장 속 차분하고, 또 반듯했다. 질문 하나하나에 귀를 기울이고, 최대한 정확하고 솔직하게 답하기 위해 애쓰는 모습은 지금 이 순간만큼이나 앞으로 보여줄 새로운 모습들에 대한 기대를 더해냈다.
어느덧 데뷔 5년차. 가수 활동으로 수많은 인터뷰를 경험해왔지만 첫 영화를 다시 회상하고, 소개하는 순간순간들에서 '신인배우'라는 이름 아래 긴장한 마음을 고스란히 드러내던 김준면. 그에겐 첫 영화 인터뷰로 기억되고 기록될 '글로리데이' 이야기들을 최대한 가공하지 않고 담아봤다.
▲ 첫 영화여야만 했던 '글로리데이'
-'글로리데이'가 첫 주연 영화로 필모그래피에 남게 됐다.
"지난해 부산국제영화제에서 처음 보고 언론시사회에서 두 번째로 봤는데, 시나리오도 정말 좋고 감독님께서 잘 찍어주셨기 때문에 영화제에서 봤을 때부터 확신이 있었죠. 사실 영화에 대한 걱정이라기보다 '제가 혹시 이 좋은 영화에 방해가 되지 않을까', '제 연기 때문에 흐름에 민폐가 되지 않을까' 해서 더 집중하고 긴장하고 떨면서 봤었어요. 다행히도 흐름에 큰 방해가 되진 않은 것 같았죠. 언론시사회에서 볼 때는 좀 더 큰 그림을 볼 수 있었어요. 감독님이 저희에게 처음 말씀해주셨던, 시나리오가 표현하려고 했던 내용이 잘 전달됐던 것 같아서 그 때는 정말 기대감을 갖고 봤던 것 같아요."
-'글로리데이'에서 연기한 상우는 네 명의 친구 중 가장 따뜻한 마음씨를 가진 인물로 소개되고 있다. 캐릭터에는 어떻게 접근했는지.
"기본적으로는 '대본에 다 나와 있다'라고 생각해서 대본을 많이 읽었던 것 같아요. 제 대사는 물론이고 상우 할머니의 대사나 상대방의 대사, 친구들이 상우를 어떻게 대하는지에 대해 집중적으로 많이 생각을 했어요. 항상 거의 촬영 30분에서 1시간 정도 미리 가서 상우의 집으로 나오는 동네를 걸으며 감독님과 얘기하고, 극 중 상우의 정서를 많이 느끼려고 했죠. 감독님이 원하시는 그림의 상우가 있을 테니까요. 사실 처음에는 감독님이 상우는 부모님이 안계시고 할머니랑 살다보니까 옷도 허름하고 좀 꼬질꼬질한, 얼굴도 약간 타서 촌놈까진 아니어도 밭일을 하듯이 고생한 느낌이 나는 얼굴을 생각했다고 하시더라고요. 그 안에 순수함을 갖고 있었으면 좋겠다고 하셨는데, 제가 피부가 까맣거나 그렇지는 않았지만 저에게 '눈빛이 순수하다, 눈빛이 상우다'라고 말씀해주셔서 믿고 했습니다.(웃음)"
-상우를 한마디로 정의할 수 있을까.
"한마디로 정의가 안 되는 친구입니다.(웃음) 최대한 줄여볼게요. (상우 캐릭터를 되뇌며 약 25초간 골똘히 생각에 잠긴 뒤) 네. 철이 들었지만, 아직 사랑이 필요한 아이라고 생각했습니다.(웃음)"
-그럼 그 이미지를 가장 크게 생각하고 연기한 것인가.
"그렇죠. 일단 상우가 군대를 가기 때문에 그런 것도 있겠지만 옆에 있는 친구들에게 사랑을 많이 받아요. 그런 점에 대해서 세 배우들(지수, 류준열, 김희찬)과 얘기를 많이 했고, 실제 그런 것들이 정확히 저희 대사 중에도 '너 초등학교 때 그랬잖아, 중학교 때 그랬잖아' 이런 식으로 나와 있어요. 용비(지수 분)와의 관계는 좀 더 특별하죠. 용비 같은 경우에도 가정사가 있지만, 이 친구(상우)는 사실 할머니와 단 둘이 살고 확실히 용비 네보다도 정말 찢어지게 가난한 친구거든요. 과거 회상이 없더라도 사람들로 하여금 용비와 상우를 보면 '쟤네 진짜 친하구나. 그 중에서도 용비랑 상우는 더 친한 것 같네. 둘이 뭔가 애틋한 게 있는 것 같은데?' 그런 걸 느끼게끔 했던 것 같아요. 지수 씨도 저한테 일부러 더 어깨동무도 많이 하고, 그렇게 연기를 했었죠."
-실제 '글로리데이' 같은 사건이 벌어진다면 자신은 용비 형(김동완)과 지공(류준열) 어머니의 대처 방식 중 어떤 쪽을 택했을 것 같은지.
"저는 용비 형처럼 할 것 같아요. 용비 형 같지만, 또 어른으로서 제 아래 동생이나 자식이 그렇게 됐을 때는 어떻게 해서든 앞으로 사회생활 하는데 해가 안 되게 부모 마음, 어머니 마음으로 그렇게 할 것 같아요. 절대 꾸짖진 않을 것 같고, 정말 믿어줄 거예요. 믿음을 주면 된다고 생각하니까요."
-'글로리데이'에서는 대비되는 느낌이 주는 인상이 굉장히 강렬하게 남았다. 오프닝과 클로징 영상이 같은 장면이지만 보고 나면 느낌이 다른 점도 그렇고.
"그렇죠. 인트로랑 아웃트로도 똑같은데 느낌이 전혀 다르잖아요. 사실 예고편만 보면 굉장히 신나는 영화일 것만 같은데.(웃음) 그 대비되는 게 감독님이 의도했던 바인 것 같아요. 가장 보여드리고 싶었던 건 항상 영광스러운 날일 것 같은 스무 살 청춘과, 이제는 현실을 받아들이고 살아가는 어른들의 대비된 모습을 감독님께서 그런 식으로 표현하고 싶었던 게 아닐까요."
-오프닝에서 영화 타이틀이 뜨기 전 상우가 아스팔트 위에 피를 흘리며 쓰러진 모습을 카메라가 위에서 비춘 것이 인상적이었다. 촬영했을 당시와, 스크린에 나오는 모습을 보고 나서는 어떤 생각이 들던가.
"'죽인다'라고 생각했죠.(웃음) 가장 기억에 남는 장면이에요 제게는. 제가 솔직히 제일 걱정했던 장면은 아스팔트신이랑, 뒤에 용비가 상우의 환영을 보는 신 두 장면이었거든요. 환영 장면은 감정적인 부분이 커서 걱정이 됐고, 이 장면은 현실적으로 더 연기하고 그려내고 싶었는데 실제 (사고) 경험이 없다 보니 걱정이 많이 됐었어요. 그래서 영상도 찾아보고 그랬었죠. 제가 드라마나 영화를 보면서도 사고 장면을 접했겠지만 그게 실제 일어난 것들은 아니고, 또 사람들이 쉽게 생각할 수 있는 사고 장면과 실제는 다를 수 있는 거니까요. 촬영 당시가 크랭크인 한 지 얼마 안 된 5월 새벽이었을 거예요. 좀 추웠거든요. 차가운 아스팔트에서 찝찝할 수 있는 피 분장을 하고 촬영을 하는데, 사고가 나지 않는 이상 언제 제가 아스팔트에 누워 보겠어요. 그 때 여러 가지 각도로 많이 찍었었는데, 누워있는 순간 '연기를 하고 있구나'란 생각이 많이 들더라고요. 찍어놓은 장면을 보니 뿌듯했습니다."
-상우는 유일한 가족인 할머니이게 군대에 간다는 이야기를 편지로 전한다. 물론 편지 속에 진심을 담았지만, 왜 굳이 말이 아닌 편지로 얘기하는 방법을 택했는지 궁금하더라.
"저도 거기에 대해 의문점을 많이 가졌었어요. 감독님한테도 '말로 하면 되지 않냐'고 물어봤었죠. 그런데 일단 상우는 할머니를 정말 많이 걱정하는 아이잖아요. 할머니가 돈을 모으시는데, 그게 상우 재수학원비 때문에 모은 것이거든요. 그렇게 할머니가 힘들게 돈을 모으고 계시는데 제가 군대를 간다고 하면 가지 말라고, 재수하라고 어떻게든 말리실 것 같아 편지를 쓰는 방법을 택한 것 같아요. 철은 들었지만 아직 어린 거죠. 상우는 마음이 너무 약한 친구라서, 스스로 감당할 수 없을 것 같아 외면하고 싶었던 거예요. 휴가 때 나와서 편지도 쓸 수 있고 하니까, (직접 얘기하는) 그런 생각은 안하고 어린 마음에 피하려고 했던 거죠."
-'글로리데이'를 통해 관객들에게 보여주고 싶었던 것은 무엇인가.
"사실 분량이 많지는 않은 역할이에요. 그래서 '상우 역할로 연기를 끝장나게 잘해서 상을 받겠다' 뭐 이런 야심 같은 것은 없었고요.(웃음) 시나리오를 정말 좋게 읽어서 시나리오에서 제가 받았던 그 가슴 먹먹한 감정을 많은 사람들이 공유하게 하고 싶었어요. 가슴을 먹먹하게 하는 가장 키포인트가 되는 부분이 상우였기 때문에, 연기 분량이 많지는 않지만 연기를 잘해서 사람들로 하여금 '내가 시나리오를 보고 느꼈던 걸 공감시켜주고 싶다'라고 생각하면서 연기했습니다."
▲ '유쾌 혹은 진지'…김준면과 수호 사이
-연기 활동에 본명인 김준면을 쓰는 건 본인의 의지인가.
"그렇죠. 제 의지로 먼저 말씀을 드렸고, 연기 팀장님과 얘기했을 때도 괜찮다고 하셔서 김준면이라는 본명을 쓰게 됐어요. 그 이유는요.(웃음) 일단 김준면(金俊勉)이라는 제 본명이 '부지런하게 해서 큰 장군이 되라'는 뜻인데 제 성격과도 비슷하고 잘 맞아서 좋아하거든요. 그런데 (데뷔를 앞두고) 회사에서는 아이돌 이름이라기에는 약간 악센트가 없는 느낌이 있다고, 여러 가지 후보 중에서 수호라는 이름을 주셨어요. 수호라는 이름은 '엑소를 수호하다'라는 뜻이에요. 수호라는 이름도 나쁘지 않고, 엑소를 잘 수호하면서 지내고 있는데,(웃음) 연기를 할 때 제가 가장 많이 생각하는 것은 '많은 사람들과 소통하고 좀 더 가까이에서 편하게 다가갈 수 있는 연기자, 인간적인 배우가 되자'라는 거거든요. 그런 뜻에서 제 본명, 인간 김준면의 이름을 써서 정말 사람들에게 친숙하게 다가가고 싶었어요. '김준면 씨'라고 하기에는 팬들 중에서도 어색해 하시는 분들이 많은데, 그걸 인간적인 좋은 배우의 이름으로 만들어내는 게 제가 해야 할 역할이 아닐까요.(웃음)"
-평소 본인 기사의 댓글도 자주 보는 편이라고.
"댓글요 ? 많이 보죠. (팬들이 워낙 많으니 일일이 보기 힘들지 않냐는 물음에) 호감순만 봐요.(웃음) 댓글에 영향을 많이 받는다기보다는, 상처를 많이 받고요.(웃음) 정말 아무 의미 없는, 그냥 저를 의미 없이 조롱하는 경우는 무시하지만 저에 대해서 정말 냉정히 객관적으로 비평해놓은 글에 대해서는 겸허히 받아들이고 인정할 것은 인정하고, 반성하며 활동하고 있습니다."
-가수로는 여러 인터뷰를 경험했지만, 영화로는 처음이다. 말을 재밌게 잘 하는 것 같다.
"영화 인터뷰는 처음인데, 말하는 걸 원래 좀 좋아해요.(웃음) (엑소 멤버들 사이에서는 주로 말을 들어주는 역할을 한다고 알고 있다는 이야기에) 그러니까 밖에서 말을 많이 해야죠.(웃음)"
-그러고 보니 데뷔 초 어느 인터뷰에서 자신이 가만히 있으면 무뚝뚝해 보이지만, 5분에서 10분만 대화를 해 보면 재밌는 사람이라는 것을 알 수 있을 것이라고 말한 내용이 기억난다. 지금 5분이 지났는데, 재밌다.
"(웃음) 정말 예전이에요. 제 별명이 미카엘 수호, 준멘이었거든요. 본명 준면에 아멘의 합성어요. 그리고 전 사실 정말 모범적이고 그냥 바른 친구가 맞는데, 일단 그 때는 데뷔 초라서 긴장도 많이 하고 생각도 많아서 말을 좀 더 편하게 못했던 것 같아요. 제가 봐도 그때는 정말 별로 말도 없이, 재미도 없고 그런 느낌이었거든요. 물론 지금은 사람들을 더 많이 만나면서 보고 배우고 듣고, 말을 더 편하게 해요. 그래도 그때도 나름대로 저는 제가 유쾌하다고 생각했던 것 같아요."
-시간이 지날수록 말하는 모습이 좀 더 편해진 게 느껴진다.
"제가 물론 엑소 멤버이고, 엑소 멤버로 인터뷰를 하는 것이라면 더 편하게 할 수 있는데 지금은 마음가짐이 신인배우 김준면이거든요. 그래서 조심스럽고 겸손해야 된다고 생각하기 때문에 걱정이 커요. 사실 그래서 제가 (영화 홍보) 인터뷰를 해도 될까 많이 망설였거든요. 일단 무슨 얘기를 해도 기사 타이틀 라인부터 '배우 김준면'이라고 뜨니까요. '배우 김준면'이라고 불리기에는 제가 아직 부족하잖아요. 지난해 부산국제영화제에 갔을 때도 저 나름대로 배우라고 생각하고 멋있게 레드카펫을 밟았는데, 정말 많은 선배님들 앞에서 한없이 작아지더라고요. 배우라고 이름이 불렸을 때 정말 기분은 좋았지만, 한없이 작아지고 무늬만 배우라고 생각하고 있는 그냥 김준면입니다."
-'글로리데이'는 어른들에게서 영향을 받고 조금씩 변해가는 청춘들의 모습을 그리고 있다. 시나리오가 강렬하게 남았던 이유는 평소에도 이런 문제에 관심이 있기 때문이었나.
"아주 심각하게 생각하지는 않았던 것 같아요. 청춘들이 사회로 나갈 때 이런 고민을 많이 하지 않을까요. 저 같은 경우엔 연습생 생활을 오래 했는데, 그것 자체가 어느 정도 작은 사회였기 때문에 어렸을 때부터 그런 환경에 부딪혔던 것 같아요. 지금 생각하면 어린 나이에 겪지 않아도 될 것 같은, 뭔가 슬펐다고 해야 되나? 슬프고 약간 좀 안쓰러운 일들을 여러 번 겪었거든요. 그러면서 스무 살 청춘이 겪는 과정에 대해 생각을 좀 했던 것 같아요. 사실 정치나 문화에 관심이 높지는 않은데, 사람 자체에 대한 고민? '사람은 왜 사나' 이런 것에 대해서 철학적인 고민을 좀 많이 하는 편이예요.(웃음)
-이야기를 나누다 보니 실제 성격은 어떤지 궁금해진다.
"(한 톤 낮아진 목소리로) 많이 진지하고. 진지함 속에 위트 있는.(웃음) 진지하고 유머러스하며 모범적이고. 제가 풀어서 말하면 이렇게 써주실 거잖아요. (능청스럽게) 다른 질문 할까요? (웃음) (계속 이야기해달라는 말에) 진지하고 위트 있고 유머러스하며 책임감 있고, 리더십이 있으며 주관이 뚜렷하다. (자신의 말을 가만히 듣고 있는 취재진을 향해) 어, 안 쓰시네요. 괜찮습니다. 제가 안 쓰셔도 되는 내용을 전달 드린 거예요.(웃음) "
-(웃음) 본인의 단점에 대해서는 생각해봤는지.
"단점이요? (생각 후) 생각이 많은 게 좋을 때도 있지만 그게 단점이 아닌가 싶어요. 예를 들어 항상 제가 연기에 대한 고민을 얘기할 때 다른 분들도 많은 말을 해주셨지만, 지금 생각나는 건 (류)준열이 형이 '고민 충분히 했으니까 그만 하라'고, '현장에 가서 집중해서 하면 될 거다'라고 해 준 말이 기억나요. 어느 정도 생각과 고민을 하는 것은 필요하지만, 그 이상으로 제가 생각을 많이 하는 게 있어서 거기에 대해선 저도 좀…(웃음)"
-사실 무대 위의 모습을 보고는 잘 몰랐는데, 영화를 보니 '착하게 생겼다, 선한 인상이구나'란 생각이 들더라.
"그 전엔 어떻게 보셨던 거죠?(웃음) 아, 이건 약간 비밀인데.(웃음) 다른 게 아니라, 팬들은 저의 내린 머리를 많이 보고 해서 알지만, 제 무대를 본 일반 대중에겐 강렬하게 다가간다는 얘길 많이 들었어요. 그런데 실제로 보니 부드럽게 생겼다고 하시더라고요. 일단 이마를 보이게 하는 것과 안 보이게 하는 스타일이 이미지가 많이 달라서 그런 것도 있는 것 같아요. 그래서 가능하면 무대의 엑소 수호라는 느낌은 지워버리려고 생각했죠. 제가 수호인지도 모르게, 혹시 수호를 알아도 ''글로리데이'에 수호가 나왔어?'라고 하게끔 제가 누구인지 모르게 연기를 하고 싶었어요. 모르게 연기해야 재밌죠. 말하고 보니 비밀은 아니네요.(웃음)"
-그러고 보니 이 말도 예전 인터뷰에서 본 기억이 있다. 이마가 본인이 매력 포인트, 자신 있는 부위라고 얘기했던 것 같은데.
"가장 자신 있는 부분이라고 했을 거예요. 이마를 보였을 때와 안 보였을 때 이미지가 많이 다르거든요. 눈썹, 이마가 안 보이면 선한 연기를 할 수 있을 거라고 생각하고, 또 이마를 좀 보이면 강렬하고 남자답거나 혹은 재수 없는 악역 같은 것도 어울리지 않을까 하는, 그냥 저의 생각입니다. (앞머리를 올려 이마를 드러내며) 보실래요, 이마.(웃음)"
-한국예술종합학교에서 연기를 배웠고, (09학번으로 입학했지만 일과 학업을 병행할 수 없어 자퇴를 택했다) 드라마 카메오 출연도 있었지만 정식 연기는 처음이다. 기다림의 시간이 길다고 생각하지는 않았는지.
"이 질문을 받고 처음에 놀랐거든요. '늦지 않았냐'고 하시는데, 저는 빠르다고 생각했어요. 지금도 제 주변에는 연기를 늦게 시작한 형들도 있고 독립영화를 찍는데 빛을 많이 못 본 형들, 친구들이 많거든요. 한예종 동기, '변요한(BYH)48' 그 형님들이요. 정말 다들 연기를 잘 하세요. 저도 연기를 하고 싶었고, 연기에 대한 갈망과 갈증은 정말 누구보다 컸죠. 저희 멤버를 포함해서 요즘 아이돌 선후배님들이 연기를 많이 하고 빨리 시작해서 그런지는 모르겠는데, 저는 언제 시작하는 게 중요한 게 아니라 무엇을 어떻게 시작하는지가 중요하다고 생각해서 여러 대본을 받아보며 기다렸던 것 같아요. 조급한 마음에 '어떤 대본이든 상관없어' 하면서 찾거나 '이거 괜찮네' 해서 찍은 영화가 아니라 '글로리데이'는 제가 '꼭 하고 싶다'는 생각이 들었고, 정말 이 영화가 제 필모그래피에 처음 새겨지면 영광이고 행복할 것 같다는 생각을 한 작품이에요."
-시나리오를 선택하기까지 스스로 연기에 대한 노력도 많이 해왔을 것 아닌가. 앞으로 그리고 있는 방향은.
"연기수업을 받는다기보다 일단 기본적으로 지금은 예전에 학교 수업에서 배웠던 것을 많이 생각하고 있어요. 그 중에서도 항상 연기를 생각하고 있다는 게 중요한 것 같거든요. 내가 말할 때, 화났을 때, 기뻤을 때 어떻게 했는지 기억을 하면서 항상 내 자신의 상태를 체크하고, 넓게는 제가 아닌 남을 보면서 그 사람의 캐릭터를 관찰하고 또 어떻게 표현할 수 있을지 혼자 그렇게 계속 연기에 대한 생각을 하고 있었던 것 같아요. 물론 최근에 개봉한 영화라든가 예전 명작들 같은 경우는 많이 챙겨보려고 하고 있고요. 내가 시나리오를 읽고 나서 그 캐릭터에서 느껴지는 감정을 표현할 수 있을 때, 표현할 수 있다는 자신감이 들고 확신을 할 수 있을 때 다음 작품도 할 수 있게 되지 않을까요. 느긋하고 여유롭게가 아니라, 조급하게 생각하지 않고 신중하게 연기에 진지하게 임하고 싶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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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유진 기자 slowlife@xports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