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엑스포츠뉴스=김현정 기자] 클릭비라는 이름만큼 배우라는 수식어가 어느덧 익숙하다. 드라마, 뮤지컬, 연극, 영화 등 다양한 작품에 출연하며 필모그래피를 쌓아가고 있다. 배우 오종혁 이야기다.
오종혁은 장진이 만든 연극 ‘서툰 사람들’에서 주인공 덕배 역을 맡아 열연 중이다. ‘서툰 도둑’ 장덕배가 훔쳐갈 물건이 없어 미안해하는 명랑한 집주인 유화이를 만나면서 벌어지는 하룻밤 대소동을 담았다.
“올리기 전에는 다른 형들(김늘메, 이정수)보다 개그코드가 약해서 많이 걱정했어요. 코믹쇼라 재밌어야 하는데 루즈해질까봐 걱정했죠. 첫 공연의 힘인지 호흡이나 템포가 빨라지면서 꽉찬 느낌이 들더라고요. 홀가분했고 자신감이 생겼어요.”
코엑스 아트홀에서 공연 중인 ‘서툰 사람들’은 코믹 소란극을 표방하는 연극답게 코믹과 웃음 요소가 강한 작품이다. 극의 주축인 덕배 역시 도둑이지만 돈보다 집주인을 먼저 생각하는 엉뚱한 캐릭터인 만큼 코미디적인 연기를 주로 선보인다.
“사실 대본을 보고 너무 재밌겠다 싶었어요. 밝은 극을 얼마 만에 해보는 건지라는 생각에 시작 전부터 기대되고 설렜죠. 막상 연습에 돌입하고 신을 만들기 시작하면서 난관에 봉착하게 되더라고요. 극을 지루하지 않게 끌어가는 게 확실히 버거웠어요. 그동안 여러 선배님이 에너지로 끌어주셨다면 이제는 제가 스스로 만들어야 하는 상황이에요. 극을 끌어가야 한다는 부담감이 있긴 하죠.”
그는 개그맨 김늘메, 이정수와 함께 주인공 덕배 역에 트리플캐스팅됐다. 나이가 가장 어리고 개그맨이 아니라는 점 등이 불리하게 작용할 수 있지만, 그만의 덕배를 표현하려 한다.
“같은 신과 같은 대사로 표현하지만 이 작품은 특히나 배우마다 확연히 달라요. 소리치는 방법이나 느낌도 달라서 같은 극인가 싶기도 했어요. 형님들이 갖고 계신 내공들이 어마어마해요. 저도 데뷔 17년이 됐지만 저보다 오랜 시간 경험을 쌓아 오셔서 제가 견줄 수는 없어요. 연습할 때 자신감을 많이 잃었는데, 형들과 다른 걸 찾으려고 하기보단 가장 노멀한 덕배를 만들자 했어요. 부각되지 않고 평균을 유지한다는 것이 어렵지만 하면서 마음이 편해지더라고요.”
오종혁은 그간 ‘그날들’, ‘프라이드’, ‘블러드 브라더스’, ‘공동경비구역 JSA’, ‘쓰릴미’ 등 주로 진지한 드라마를 녹여낸 작품에 출연했다. 그래서 다분히 코믹적인 이번 역할은 대중에게 의외로 다가온다.
“공연은 (관객이) 찾아오지 않으면 볼 수 없잖아요. 이미지 변신에 대한 욕심 보다는 많은 캐릭터를 하고 싶다는 생각이 컸어요. 배우로서 조금 더 성장하고 싶어서요. 이번 역할은 조금 더 제 모습에 신경 쓰지 않고 연기할 수 있어서 좋아요. 멋있어야 하는 각도나 걸음걸이 등을 계산하지 않고 한없이 연기할 수 있는 캐릭터예요.”
곱상한 외모를 지닌 그와 도둑은 어쩐지 어울리지 않는다. 하지만 이는 기우다. 코믹한 표정과 연기로 허당 도둑 연기를 소화해내 그런 편견을 깨뜨린다. ‘도둑이 너무 잘 생긴 것 아니냐’는 우스갯소리에는 “절대 아니”라며 손사래 쳤다.
“팬분들이 나가시면서 너무 망가지는 게 아니냐고 말하더라고요. 공연을 본 뒤에는 제가 울고 있는 모습, 찡그린 모습만 기억에 남을 거예요. 멋있어야 하는 각도나 걸음걸이 등을 계산하지 않고 한없이 연기할 수 있는 캐릭터예요.”(인터뷰②에서 계속)
khj3330@xportsnews.com / 사진 = 권태완 기자, 나인스토리
[XP인터뷰②] 오종혁, 클릭비 출신 넘어 당당한 배우로
김현정 기자 khj3330@xports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