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엑스포츠뉴스=김현정 기자] (인터뷰①에 이어) 송하윤이라는 이름 석자를 대중에게 확실히 각인시켰다. ‘내 딸 금사월’을 통해 드디어 연기자로 빛을 봤다.
하얀 피부와 작은 얼굴, 뚜렷한 이목구비로 동안 미모를 자랑하지만, 알고 보면 우리나이로 서른한 살, 데뷔 14년 차 배우다.
2003년 드라마 ‘상두야 학교가자’로 데뷔한 송하윤은 드라마 ‘태릉선수촌’, ‘그 남자의 질투’, ‘유령’, ‘그렇고 그런 사이’, ‘스웨덴 세탁소’, ‘그래도 푸르른 날에’, 영화 ‘다세포 소녀’, ‘화차’, ‘제보자’, ‘나는 공무원이다’ 등 많은 작품에 출연했다. 크고 작은 배역을 맡아 좋은 연기를 보여줬으나 소위 말해 ‘뜨진’ 못했다.
“슬럼프요? 13년 정도 셀 수 없이 많았죠. 고등학교 2학년 때 데뷔했는데 이후 계속해야 하나 하는 생각에 몇 번씩 무너지고 서러웠어요. 유명하진 않았지만 1년에 한 두 작품은 했었는데 흥행이 안 되니 무명에 가까운 배우로 지냈어요. 길거리에 다녀도 못 알아보시더라고요. 그래도 내가 좋아하는 걸 할 수 있다는 생각에 계속할 수 있었죠. ‘액션’이라고 외칠 때 연기가 시작되는 순간이 너무 좋았어요.”
준비된 자에게는 기회가 온다고 했다. 오랜 슬럼프를 이겨낸 그는 ‘내 딸 금사월’로 터닝포인트를 맞았다. 주오월이자 이홍도로 큰 활약을 보여주며 단숨에 주목받는 배우가 됐다. 언젠가 빛을 볼 날을 기다리며 묵묵히 연기에 임한 덕이다.
“나름대로 시간을 잘 쓴 것 같아요. 13년이라는 긴 시간에 여러 가지 많은 방법을 써봤어요. 울고 싶으면 울어도 보고요. 결론적으로 이렇게 힘들어할 시간에 하나씩 채워가고 기다리는 게 더 좋은 운을 부르지 않을까 하는 생각이 들었어요. 주위 연기자 친구 중에서도 잘됐다가 안 된 친구들도 있고 고생하다가 잘된 친구들이 있어요. 그런 걸 보면서 정해져 있는 건 아니니까 묵묵히 하다 보면 언젠가 좋은 일이 있지 않을까 했어요.”
송하윤에게 물었다. 지금이 그가 말한 ‘좋은 시기’에 해당하냐고. 그러자 “절대 아니다. 지금은 그냥 제 이름을 알아주는 것만으로도 좋다”며 미소 지었다.
사실 송하윤이라는 이름을 낯설게 느끼는 이들도 김별이라는 이름에는 무릎을 탁 칠 터다. 그는 과거 김별이라는 예명으로 활동했다. 2012년 드라마 ‘유령’ 때 여름 햇빛이라는 뜻의 송하윤으로 개명했고, 이후 한층 성숙한 연기력과 참신한 마스크로 필모그래피를 다져왔다.
“어릴 때 잡지 모델로 데뷔할 때만 해도 김별이라는 이름이 통통 튀는 이미지와 잘 맞아떨어진다고 했었어요. 그런데 배우가 되기에는 너무 아기 같은 이름이라는 말을 듣게 됐죠. 키도 작고 체구도 작은데 이름도 아기 같다 보니 고등학생 역할만 계속 들어오더라고요. 고민이 많았던 차에 회사에서 이름을 바꿔보지 않겠느냐는 제안을 받고 쿨하게 바꾸겠다고 대답했어요. 그런데 사실 막상 바꾸려니 김별이란 이름을 놓기가 힘들긴 하더라고요. 아무래도 9년간 쓴 이름이라 추억이 많았거든요.”
개명 이후 얼마 지나지 않은 2013년 JYP엔터테인먼트에 새 둥지를 틀었다. 쉴 틈 없이 일하겠다는 마음가짐대로 바쁘게 달려왔다.
“말로만 들었던 JYP인데 너무 어려운 상태라서 대표님에게 오자마자 쉬지 않고 일을 해보고 싶다고 했어요. 6년간 1년에 한 작품 할까 말까하면서 시간을 보냈어요. 낯선 이름을 들고 낯선 회사에서 바쁘게 하고 싶다고 말씀드렸는데 정말 3년간 쉬지 않고 일했어요.(웃음) 약속을 칼같이 해주셨죠. 하하.”
배우로 열심히 활동 중인 그의 목표는 다름 아닌 '행복하게 살기'다. 올해의 목표도, 장기적인 목표도 ‘행복’이란다. 화려한 사람보다 솔직한 사람이 되고 싶다는 그 답게 소박한 바람이었다.
“연기하는 것에 있어 행복이 가장 중요한 것 같아요. 이번 드라마 끝나고 느꼈죠. 처음부터 끝까지 감정신이어서 배우들끼리 대화가 많았어요. 서로 많이 알려주기도 하고 고민도 하면서 현장이 참 즐거웠어요. 좋은 사람들에게서 좋은 것들이 나온다는 걸 확신하게 됐어요.”
khj3330@xportsnews.com / 사진 = 권태완 기자
송하윤 "오월이 덕에 오랜만에 가슴 벅찼죠"(인터뷰①)
김현정 기자 khj3330@xports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