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엑스포츠뉴스=김현정 기자] “이렇게 찍어도 될까요?”, “이게 더 자연스러운가?”, “예쁘게 찍어주셔서 감사합니다.” 그가 등장하자마자 밝은 에너지가 감돈다. 인터뷰 장소에 들어서는 순간부터 사진 촬영, 그리고 본격적으로 인터뷰에 임하기까지 웃음 바이러스가 끊이지 않는다. MBC 주말드라마 ‘내 딸 금사월’로 주목받은 송하윤 이야기다.
하얀 얼굴에 큰 눈, 가녀린 체구를 지닌 그는 편안한 의상과 운동화 차림으로 등장했다. 청순하고 여성스러울 줄만 알았는데, 의외의 모습이다.
“원래 이런 스타일을 좋아해요. 어제는 구두 신고 생머리 치렁치렁하고 인터뷰해서 힘들더라고요. 연기할 때도 운동화 신고 연기하는 게 편해요. 하하.”
이젠 해맑고 밝은 배우 송하윤으로 돌아왔지만, 얼마 전까지만 해도 뽀글머리와 사투리를 장착한 오월이로 살았다. 장장 6개월간 오월이란 캐릭터 푹 빠져 지냈다.
“1회에서부터 51회까지 긴 호흡의 작품이었는데 긴 기간 동안 함께 응원해주셔서 감사드려요. 오월이를 많이 사랑해주신 것 같아요. 심장이 두근거리게 오랜만에 가슴 벅찬 걸 느꼈어요. 현장에서도 많이 예뻐해 주셔서 감사한 마음이 있었고요. 반드시 더 좋은 연기로 보답해드리겠다는 마음이 드네요.”
오월이(홍도)는 예상보다 큰 활약을 펼치며 주인공 못지않은 존재감을 펼쳤다. 사월(백진희)이 이해되지 않는 고구마 면모로 답답함을 줄 때 오월이 나섰다. 득예와 함께 복수전을 펼치고 혜상(박세영)을 응징하며 사이다 노릇을 톡톡히 해냈다. 온라인상에서 ‘내 딸 주오월’이라는 말이 생겨날 정도였다. 송하윤은 정작 “‘내 딸 주오월’이란 말을 잘 몰랐다”며 쑥스러워했다.
“현장이 너무 바빠서 그걸(인기) 가늠할 수 있는 게 없어요. 미랑이 우랑이같은 애기들까지 모든 사람이 다 감정신이 있거든요. 일주일에 6일을 촬영하고 하루는 대본을 보면서 배우들끼리 서로 연락하고 감정신에 대해 소통해요. 일주일을 다 쓰다 보니 외적인 걸 신경 쓸 겨를이 없었어요. 말을 안 해도 힘들다는 걸 서로 알아서 현장에서 격려하고 많이 웃기 바빴죠.”
극 중반 혜상의 악행으로 불에 타는 차 안에서 죽음을 맞았지만 살아 돌아와 통쾌한 복수전을 벌였다. 처음에는 그 역시 이대로 하차하는 줄만 알았단다. 이후 김순옥 작가에게 연락을 받고 다시 출연하게 됐고, 기쁨과 책임감을 동시에 느꼈다.
“처음 시놉을 받을 때도 죽는 것까지 있었는데 얼마 안 있다 다시 하게 됐어요. 작가 선생님이 전화로 연기가 좋았다고 칭찬해주시면서 끝까지 같이 가기로 했다고 말해주셨어요. ‘정말요?’라고 되물었죠. 기분이 좋기도 했고, 오월이의 감정을 다시 빨리 준비해야 하는 상황이라 오히려 무거운 마음이 들기도 했어요.”
‘내 딸 금사월’의 가장 큰 수혜자를 꼽으라면, 두말할 필요 없이 송하윤일 터다. 실감나는 연기력과 망가짐 속에서도 빛난 예쁜 외모로 대세 배우로의 활약을 예고했다. 하지만 촬영 내내 인기를 실감하지 못했다고 털어놓았다.
송하윤은 “기계치다. 스마트폰도 잘 못 한다”며 웃었다. “대기 시간이 기니까 기사를 검색할 수 있는데 안 보게 되더라고요. 좋은걸 보면 의지하게 되고 힘든 걸 보면 힘들어지게 될 것 같아요. 역할을 끝까지 잘 해내려면 중심이 흐트러지지 않아야 하잖아요. (기사나 댓글을) 안 봐도 주위에서 응원해주고 길거리에서도 알아봐주셔서 좋았어요.”
인기를 실감하기 이전에 연기를 돌아보는 게 먼저였다. 그는 인터뷰 동안 반성하고 이를 토대로 많은 걸 배웠다는 말을 자주 했다. ‘인기’같은 외적인 부분 외에도 배우로서, 인간으로서 많은 깨달음을 준 작품이었단다.
“반성의 연속이었어요. 인간으로서도 많이 배웠지만 배우로서도 감정의 폭이 넓어진 것 같아요. 밥을 먹다가도 그때의 대사가 떠올라요. 그때는 왜 이런 감정인지 몰랐는지, 마음이 편해지니 이제는 조금 더 잘 보이더라고요. 다음에 촬영할 때는 긴장을 덜고 더 편한 마음으로 해야겠다는 생각이 들어요.”(인터뷰②에서 계속)
khj3330@xportsnews.com / 사진 = 권태완 기자
'금사월' 송하윤, 배우 인생 2막을 열다 (인터뷰②)
김현정 기자 khj3330@xports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