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엑스포츠뉴스=조용운 기자] 우려한 대로 경기장이 텅 비었다. 스페인 프리메라리가를 대표하는 두 명문 발렌시아와 FC바르셀로나가 맞붙었지만 경기장은 고요했다.
발렌시아 팬들의 실망감이 경기장을 찾는 발걸음으로 여실히 드러났다. 발렌시아는 11일(한국시간) 홈구장인 메스타야에서 바르셀로나와 2015-16시즌 스페인 코파 델 레이(국왕컵) 준결승 2차전을 치렀다. 발렌시아는 상대가 상대인 만큼 가득 찬 경기장의 일방적인 응원을 등에 업어야 했지만 경기 내내 공차는 소리만 울렸다.
영국 언론 '텔레그라프'에 따르면 이날 메스타야를 찾은 관중수는 1만6천명에 그쳤다. 메스타야 수용인원이 5만5천명이니 절반도 채우지 못했다. 계속된 부진이 텅 빈 경기장을 만드는 데 무관하지 않다. 지난해 12월 게리 네빌 감독이 부임한 뒤 나아지는 모습 없이 추락하자 팬들이 행동으로 거부 의사를 밝힌 셈이다.
발렌시아 팬들이 처음부터 네빌 감독에게 등을 돌린 것은 아니다. 지난해 12월2일 네빌 감독이 부임하고 처음 팀훈련을 실시할 때 훈련장에는 3천명의 팬이 찾아 인산인해를 이뤘다. 워낙 많은 팬이 몰리자 발렌시아 구단은 1년 만에 팀훈련을 팬들에게 공개하기도 했다.
하지만 기대가 산산조각나는데 걸린 시간은 두 달이다. 네빌 감독은 부임 후 좀처럼 승리가 없다. 올해 들어 치른 12경기서 이긴 것은 3차례에 불과하다. 그마저도 리그 경기는 무승이다. 국왕컵 16강과 8강서 이겨봤지만 준결승서 바르셀로나에 합계 1-8로 굴욕적인 패배를 당하면서 더욱 코너에 몰렸다.
충격이 컸던 만큼 이날 경기에는 고작 1만6천명의 팬이 찾았고 경기장은 90분 내내 실망감으로 가득했다. 네빌 감독은 얼마 남지 않은 팬들에게조차 승리 선물을 하지 못했다. 바르셀로나가 1차전 대승으로 전원 백업 자원에 2군 선수들로 경기에 임했지만 발렌시아는 1-1에 그쳤다. 주심의 종료 휘슬과 함께 16000명이 내지른 야유가 어느 때보다 컸던 이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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