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엑스포츠뉴스=정지원 기자] 예능계가 또 한 번 변화했다. 일명 '유·강라인'으로 불리던 유재석 강호동 체제는 붕괴된 것. 하지만 그 움직임이 예능 세대교체로는 이뤄지지 않았다.
지난 12월 27일, 28일, 30일 지상파 3사 연예대상이 성대하게 치러졌다. 김구라의 독주로 MBC 연예대상 예상이 상대적으로 쉬웠던 가운데, KBS는 이휘재에게, SBS는 유재석과 김병만에 공동대상을 수여하며 반전을 꾀했다.
KBS는 '해피선데이-슈퍼맨이 돌아왔다' 이휘재를 대상으로 선정했다. 일요일 효자 예능 '슈퍼맨이 돌아왔다'를 2년 가까이 꾸준히 이끌어 온 공로 치하한 격이다. 이휘재는 "한동안 기사 댓글을 읽지 않아야겠다"고 말했지만, KBS에서는 유재석보다 이휘재의 파급력 더 컸음을 부인할 수 없다. '1박 2일'의 부활이 변수였지만 이휘재의 대상을 납득 못할 정도는 아니다.
MBC 연예대상은 당연히 김구라의 차지였다. 그도 그럴 것이 김구라는 '일밤-복면가왕', '황금어장-라디오스타', '능력자들', 폐지된 '세바퀴'까지 2015년 MBC 예능을 종횡무진 누볐던 인물이기 때문. 올 한 해 MBC에서 '무한도전' 유재석에 대적할 수 있는 유일한 방송인이기도 했다. 유재석마저 "대상은 김구라의 것"이라 못박았을 정도였다.
지난 해 KBS와 MBC에서 연예대상을 거머쥐었던 유재석은 김병만과 함께 3년 만에 SBS 대상을 품에 안았다. '일요일이 좋다-런닝맨'의 해외 파급력 이어가면서 '동상이몽 괜찮아 괜찮아'를 SBS 예능에 연착륙 시킨 공이다. 김병만은 '정글의 법칙'을 5년간 책임감 있게 맡아오며 호성적 이끌었다. 이에 2013년에 이어 2년 만에 다시 정상에 올랐다.
이로써 한때 예능계를 양분했던 유재석 강호동, 일명 '유강라인' 체제는 붕괴되는 모양새다. 강호동이 JTBC '마리와 나', 웹 예능 '신서유기' 등을 통해 다시 상승세에 들어선 건 사실이지만, 유재석과 어깨를 겨룰 정도는 아니다.
흠결 없는 유재석이 여전히 예능계 정상에 위치한 가운데, 그와 견줄만한 방송인들은 매년 바뀌고 있다. 그러나 이같은 변화가 세대교체로 이어지진 않는다. 매년 이경규, 이휘재, 김구라, 신동엽 등 데뷔 20년이 훌쩍 넘은 이들의 이름만이 대상 후보에서 오갈 뿐, 새로운 이름이 등장하진 않는다. 예능계 레전드와 신예들의 대상 후보 공생이 쉽지 않다는 뜻이다.
물론 김성주 김영철 하하 유민상 김민경 송지효 개리 김원희 등이 예능에서 대 활약 펼치며 3사 연예대상 최우수상을 수상했지만, 메인 MC로 활약 중인 김성주 정도를 제외하면 대상후보들을 위협할만한 내공을 지녔다 보긴 힘들다. 유재석이 2005년, 33세에 첫 대상을 수상했고, 강호동이 2007년 37세에 첫 대상을 수상했음을 미뤄봤을 때 세대교체의 속도는 갈수록 느려지고 있다.
유·강라인이 붕괴했지만 세대교체로는 이어지지 못한 2015년 예능계였다. 올해 예능계에서는 세대교체의 주역이 될 이들이 두각을 드러낼 수 있을까. 강호동이 상승세를 타고 재기에 성공할 가능성도 제기되고 있다. 그렇게 올해의 해가 또 떴다. 2016년 예능계가 용트림을 시작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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