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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XP집중분석 ①] ‘100억 시대’ 프로야구 FA 몸값을 말하다

기사입력 2015.12.01 06:11 / 기사수정 2015.12.01 08:06

이은경 기자
 
[엑스포츠뉴스=조은혜, 조희찬, 이지은 기자] 2015 프로야구 FA(자유계약선수) 시장이 뜨겁다. NC는 지난 11월30일 박석민을 옵션 포함 총액 96억원에 영입했다고 발표했다. 이는 역대 프로야구 FA 최고 금액이다. 같은 날 손승락은 4년 총액 60억원에 롯데와 계약했고, 정우람은 4년 총액 84억원에 한화로 이적했다.
 
박석민의 계약 내용(계약금 56억원, 연봉 30억원, 옵션 10억원)을 보면, 이제 프로야구 FA 시장은 사실상의 100억 원 시대에 접어들었다. 2013년 강민호가 총액 75억원에 롯데와 계약하며 경신했던 FA 최고몸값 기록은 지난해 최정이 SK와 4년간 86억원의 계약을 체결하며 또 한 번 깨졌다. 이 기록은 박석민이 올해 또 경신했다. 과연 프로야구 FA 몸값은 언제까지 올라갈까.
 
일단, 당장 내년에 ‘100억 원’ 벽이 깨진다고 장담하긴 어렵다. 100억은 사실상 팬들에겐 ‘심리적 저지선’이란 느낌이 있기 때문에 구단들은 먼저 100억 원을 돌파하는 계약의 주인공이 되길 꺼린다. 그러나 프로야구 시장에서 뛰어난 선수는 점점 수요가 줄어들고 있고, 구단은 성적이 절실하다. 과연 현재 FA 몸값은 정상적일까. FA 몸값에 관한 각계각층의 진솔한 이야기를 들어봤다.
 
 
“거품 맞다” 난감한 구단 실무자들
 
FA 몸값에 대한 질문이 나오면, 가장 곤혹스러운 사람들은 구단 운영팀 실무자들이다. 이들은 “모 선수를 무조건 잡아달라”는 코칭스태프의 지시를 따라야 하고, 그러면서 구단의 예산도 걱정해야 한다. 실무자들은 이를 모두 충족시키는 과정에서 나오는 어려움을 토로했다. 익명을 요구한 운영팀 직원의 이야기를 직접 들어봤다.
 

“내가 생각해도 FA 몸값에는 거품이 끼어있다. 연초에 FA선수를 잡아오기 위한 예산을 구단 별로 잡아놓는다. 하지만 실제 계약을 하다 보면 이 예산이 금세 넘어간다. 연봉 예산은 어떻게든 맞춘다고 해도 계약금 때문에 구단에는 큰 부담이 생긴다. 아무래도 어떤 계기가 일어나기 전까진 FA 과열 양상이 이어질 것으로 본다. 올해 삼성 투수들의 불미스러운 사건이 FA 시장에서 어떤 계기가 될 수도 있을 것 같다.”(A구단 운영팀장 B)
 
“FA 몸값에 거품이 있고, 지금 몸값이 너무 많이 올라가 있다는 것은 누구나 인정하는 사실이다. 그러나 구단 입장에선 필요한 선수는 잡아야 한다. 다른 구단들까지 과감한 베팅을 하다 보니 선수들 몸값이 자연스럽게 올라가고 있다. 이런 사실을 알면서도 구단 입장에선 꼭 잡아야 하는 선수가 나오면 어쩔 수 없이 큰 금액을 베팅할 수밖에 없다.” (C구단 운영팀 직원 D)
 
“최근 선수들은 FA 협상 때 자신감에 가득 차있다. 또 직접 얼굴을 마주하면 껄끄러우니 국내 에이전트나 대리인을 대신 내세워 의견을 주고 받는 방식이 이전보다 훨씬 많아졌다. 솔직히 거품이 많이 꼈다고 생각한다. 모든 선수가 성공하는 것은 아니지 않나. 실무자 입장으로서는 두려운 부분도 있다.(E구단 운영팀장 F)
 
 
“시장논리다. 비싸질 수밖에 없는 구조다”
 

프로야구가 아닌, 다른 스포츠 종사자들은 야구선수들의 몸값에 대해 어떻게 진단하고 있을까. 오히려 매우 냉정하게 “시장논리에 따른 몸값 폭등”이라고 분석한다. 익명을 요구한 스포츠전문 대행사 임원의 이야기를 들어봤다.
 
“프로야구 몇몇 선수들의 몸값은 분명 거품일 수 있다. 하지만 결국은 시장논리로 간다. 프로야구 구단이 10개로 늘어나면서 수요는 늘어났는데, 파워풀한 선수는 많지 않다. 또 프로야구는 현재 압도적인 최고 인기스포츠다. 인기를 유지하는 것은 스타들 덕분이다. 그러니까 선수들의 몸값이 점점 과장되는 것이다. FA 몸값이 정말 거품이었다면, 야구계 내부에서 내리도록 명분을 만들어냈을 것이다. 2011년 넥센이 50억 원을 써서 이택근을 잡아오면서 FA 시장이 과열되기 시작했는데, 사실 넥센이 어떤 구단인가. 주판 두드리는 팀이다. 냉정하게 그 정도는 써도 된다고 판단했으니 썼을 거다. 시장논리는 냉정하다. 사실 프로야구도 FA가 되기 전까진 선수 연봉이 다른 종목에 비해 심하게 높은 건 아니다. 지금은 어느 정도 몸값이 제 자리를 찾아가는 과정 중 하나로 본다. 지금 일부 FA 선수들의 몸값이 너무 비싸 보이긴 하는데, 사실 비싸질 수밖에 없는 구조다.” (스포츠전문 마케팅대행사 임원 G)
 
 
“FA 몸값? 건강한 구조 만드는 게 더 시급해”
 
언론에서는 ‘FA 대박’ 소식을 목청 높여 외치지만, 사실 그 뒤에 가려진 그늘이 더 깊다. 야구 전문가들은 잘 하는 선수들이 돈을 많이 받는 것도 중요하지만, 그보다도 프로에 진입한 선수들이 어느 정도 안정적으로 돈을 받을 수 있는 시스템을 갖추는 게 더 절실하다고 지적한다.
 
“우리 사회 전반적인 풍토가 젊은 스타를 키우기보다 증명된 선수를 사서 당장 효과를 보는 쪽을 선호한다. 8~9년차 FA의 몸값이 치솟는 이유 중 하나다. 또한 연봉체계가 ‘부익부 빈익빈’이라는 점이 문제다. 3000만 원도 못 받는 선수들이 수두룩한데, 일부는 10억~15억을 받는다. FA가 문제가 아니라 최저연봉(2700만 원)부터 손 봐야 한다. 또 FA 계약 시스템도 문제가 있다. 1군에서 9년을 채워야 하는데(고졸 신인 기준), 우리는 부상 당하면 2군 보내고, 또 군대 2년도 다녀와야 한다. 30세가 넘어야 FA가 된다. 젊은 선수들을 체계적으로 잘 키워내는 시스템을 만드는 게 중요하다.” (민훈기 SPOTV 해설위원)
 
eunhwe@xportsnews.com /사진=엑스포츠뉴스DB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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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XP집중분석②] 미국-일본 프로야구 FA제도는 어떤가
 

이은경 기자 kyong@xports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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