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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청룡영화상] 생애 첫 남우주연상, 이만하면 '정말' 괜찮은 유아인의 서른

기사입력 2015.11.27 00:58 / 기사수정 2015.11.27 00:58



[엑스포츠뉴스=김유진 기자] 올 한해 눈부신 활약으로 많은 이들에게 사랑 받았던 배우 유아인이 생애 첫 남우주연상 수상이라는 값진 열매를 맺었다.

유아인은 26일 서울 동대문구 경희대 평화의전당에서 열린 제36회 청룡영화상 시상식에서 '사도'로 남우주연상의 영광을 안았다. 2004년 데뷔 이후 11년 만에 이뤄낸 결과다.

데뷔 이후 한없이 빛나고, 또 힘에 부쳤던 순간도 모두 그가 지낸 시간들의 일부다. 2007년 '좋지 아니한가'로 스크린에 첫 발을 내딛은 유아인은 독립영화 '우리에게 내일은 없다'로 조금씩 폭을 넓히며 자신의 연기를 펼쳐왔다.

드라마 출연작들까지 함께 하나하나 굳이 나열하지 않더라도 '서양골동양과자점 앤티크'(2008)를 비롯해 '하늘과 바다'(2009), 유아인의 존재감을 다시 한 번 각인시킨 '완득이'(2011)와 '깡철이'(2013) 등 꾸준히 쌓여온 필모그래피가 그의 행보를 설명해준다.

그렇게 10년이 넘는 시간동안 꾸준히 활동을 펼쳐 왔지만 수상과는 유난히 인연이 닿지 않았던 그였다. 지금까지 공식 프로필상에 나와 있는 유아인의 영화 관련 수상 내역은 제8회 부산영화평론가협회상 남우신인상(2007), 제3회 평택 피어선 영화제 신인상(2007), 제11회 디렉터스 컷 어워드 올해의 신인 연기자상(2008), 제3회 올해의 영화상 발견상(2012)이 있다.

뚝심 있었던 그의 노력은 서른이 된 2015년, 두 작품을 통해 만개했다. 유아인에게 남우주연상을 안겨준 '사도'와 천만 관객을 돌파하며 올 여름 흥행의 중심에 선 '베테랑'이 그 주인공이다.

'사도'에서 유아인은 비운의 사도세자로 변신, 극한의 감정연기로 관객들의 마음을 움직였다. 안하무인 재벌 3세 조태오로 변신한 '베테랑' 속 신선한 악역 연기는 아직도 많은 이들에게 회자된다. 8월과 9월, 극장에 연달아 자신의 작품 두 개를 내걸며 누구보다 많은 대중을 마주했던 것이 그의 올 한 해였다.

때문에 청룡영화상에서의 유아인의 수상은 많은 이들이 예측하고, 또 기대했던 부분이었다. 시상자로 나선 김영애에게서 자신의 이름이 호명되는 순간, 유아인은 수많은 생각이 교차하는 표정으로 무대 위에 올라섰다.



앞서 시상식 초반 시상자로 등장했었던 그는 "아까도 처음으로 시상이라는 것을 하려고 무대에 섰었는데, 이런 무대에 잘 어울리는 성격이 아니라 굉장히 긴장이 됐다. 오늘도 청심환을 먹고 왔다"며 떨리는 마음을 전했다. 그리고 트로피를 꼭 쥐어보인 유아인은 이내 "제 것이라는 생각이 잘 안 든다"며 한 글자 한 글자를 꾹꾹 눌러 담아 말했다.


그는 "'사도'라는 작품으로 상을 받아서 이 자리에 서 있지만 , '베테랑'으로 올 한 해 많은 분들이 사랑을 주신 덕분에 이 자리에 있다고 생각한다"고 응원을 보내 준 많은 이들에게 감사의 인사를 전했다.

또 "저는 항상 부끄럽다. 행복하고 기쁜 순간보다 나서기 싫은 순간들이 더 많은데, 항상 부끄러워하는 일로 거울을 보고 매 순간 성장하고 다그치고 또 성장하는 그런 인간, 배우가 되겠다"면서 "제 마음 속에 떠오르는 분들 모두 감사하고 사랑합니다"라는 말로 감사의 마음을 덧붙였다.

지난 7월, '베테랑' 개봉 전 유아인과의 인터뷰에서 작품에 대한 이야기를 나누다 흥행과 함께 수상 욕심에 대한 질문을 조심스럽게 던진 적이 있다.

당시 유아인은 질문이 끝나기도 전에 "(상 이야기를) 꺼내지도 말고, 쓰지도 말라"고 웃으며 두 손을 내저었다. "밥상? 개근상?"이라는 말장난으로 농을 치던 그는 "신인 때는 신인상을 좀 받고 싶었었고, 받기도 했었다. 되려 신인일 때 많이 알아봐주셨으면 좋겠다 싶었다"는 짤막한 말로 대답을 매조지 했었다.

그리고 4개월여가 지났다. 수상으로 더해지는 기쁨이 없이도 이만하면 '꽤' 괜찮다고 생각했던 유아인의 서른 살은 '정말' 괜찮다는 말로 표현을 바꿔야 할 것 같다.

남우주연상 수상으로 더해진 그의 필모그래피 수상내역이나 트로피의 무게 때문이 아니더라도, 수상의 기쁨에 마냥 심취하지 않고 계속해서 자신을 다잡는 유아인의 심지가 다시 한 번 기대를 더하게 한다.

slowlife@xportsnews.com/ 사진= 엑스포츠뉴스 권태완 기자, SBS 방송화면

김유진 기자 slowlife@xports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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