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엑스포츠뉴스=정희서 기자] 어김없이 차트에도 '응답하라' 열풍이 불고 있다.
지난 21일 0시에 공개된, 혁오의 보컬 오혁이 부른 ‘응답하라 1988’의 세번째 OST ‘소녀'는 음원 사이트 발매 후 엠넷, 멜론, 지니, 올레뮤직, 벅스, 소리바다, 네이버 뮤직 등 전사이트 차트 1위에 올랐다.
매일같이 신곡들이 쏟아지는 가요계에서 4일째 차트 정상을 지키며 '응답하라1988'의 신드롬을 실감케 했다. 산이, 지코, 다이나믹듀오, 아이콘 등 대세 힙합가수들 사이에서 올킬 세태를 유지하는 것은 실로 대단한 성과라 할 수 있다.
지난 1985년 발표된 이문세의 3집에 수록된 ‘소녀’는 작곡가 이영훈의 서정적인 팝 멜로디에 이문세의 감수성 넘치는 보컬이 만나 세대와 세대를 넘어 큰 사랑을 받는 곡이다. 30년 뒤 오혁이 다시 부른 '소녀'는 지난 20일 김정환(류준열 분)이 우산을 들고 성덕선(혜리)의 마중을 나가는 장면에서 첫 등장했다. 원곡이 가지고 있는 맑고 순수한 느낌과 오혁의 촉촉한 보컬이 어우러져 강력한 시너지 효과를 발휘, 감성적인 장면을 완성했다.
'응답하라' 시리즈의 차트 돌풍은 어제 오늘 일이 아니다. '응답하라1997'의 두 주인공 서인국과 정은지가 부른 'All For you'는 당시 차트 1위를 차지하며 드라마의 인기에 힘을 보탰다.
'응답하라'가 일으킨 가요계 복고 열풍은 후속작 '응답하라 1994'로 고스란히 이어졌다. 성시경이 리메이크한 서태지와 아이들 2집 수록곡 '너에게'는 서태지가 최초로 리메이크를 허락해 주목받았다. 특히 성시경과 서태지의 파트가 자연스럽게 이어지는 부분은 감동과 함께 전율을 선사했다. 원곡가수 서태지는 자필편지로 이같은 차트 열풍에 '응답'하기도 했다. 이외에도 '가질 수 없는 너', '행복한 나를', '그대와 함께' 등 20년 전 히트곡들이 차트를 점령하는 기현상이 벌어졌다.
신원호 PD는 "'응답하라' 시리즈는 OST, 즉 그 당시 음악에 많이 빚을 지고 있다. 소품도 추억을 불러일으키는 장치이기 하지만, 과거를 복기하는 가장 큰 역할은 음악이라고 생각한다. 다른 공간에 살았어도 음악은 같이 들었기 때문이다. 젊은 시청자들이 잘 모르지만, 명곡은 세월이 지나도 힘이 있다. 워낙 좋은 곡이 많기 때문에 내 입장에서 편집하면서 행복하다"라고 음악이 가진 힘을 강조했다.
이처럼 '응답하라'는 시대적 상황을 떠올리게 만드는 노래로 그 시절을 살았던 이들을 소환하고 있다. 따듯하고 향수 가득한 아날로그 감성은 그 시절을 모르는 디지털 세대들의 입맛까지 맞추고 있다. '응답하라1988'은 더 먼 과거로 돌아갔지만, 가족애라는 보편적인 소재와 그 시절 주옥가은 음악들로 폭넓게 공감대를 형성하는 데 성공했다. 방송 5회만에 시청률 10%를 돌파한 가운데 OST 역시 전편 못지 않은 열풍을 예고하고 있다.
hee108@xportsnews.com / 사진 = '응답하라1988' 오혁 '소녀' ⓒ CJ E&M
정희서 기자 hee108@xports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