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엑스포츠뉴스=박진태 기자] 대한민국은 생각 이상으로 강했다. 특히 불펜은 팀을 4강으로 견인했다.
대한민국 야구대표팀은 지난 16일 대만 인터콘티넨탈 구장에서 열린 '2015 WBSC 프리미어 12' 쿠바 대표팀과의 8강전에서 7-2로 승리해 준결승 진출에 성공했다.
대표팀은 미국과의 조별 예선 마지막 경기에서 승부치기까지 가는 접전 끝에 2-3 쓰라린 패배를 당했다. 엎친데 덮친격 당초 8강이 열릴 장소였던 티엔무 구장이 화재가 나면서 대표팀은 숙소에서 두 시간 정도 떨어져있는 인터콘티네탈 구장에서 쿠바와 결전을 펼쳐야 했다.
좋지 못한 분위기와 어려운 환경 속에 놓인 대표팀이었지만, 아마 야구 최강이라 일컬어지는 쿠바와의 8강전에서 대한민국은 단단하고 강했다. 식었던 타선은 춤을 췄고, 수비는 안정적이었다. 그리고 불펜진은 대표팀의 허리를 착실하게 받쳤다.
이날 호투를 펼치던 선발 투수 장원준은 5회 마예타와 바스케스를 출루시키면서 흔들렸고, 후속 타자 에르난데스에게 적시타를 빼앗기며 실점을 기록하고 말았다. 이후 장원준은 마둘레이를 삼진으로 돌려세웠지만 루르데스 구리엘에게 볼넷을 내주며 마운드를 내려와야했다.
대표팀 벤치의 판단은 냉정하고 빨랐다. 지난 도미니카공화국전에서 완벽투를 보인 장원준이었지만 반드시 승리해야했던 경기였기에 조기 강판을 결정했다. 그리고 그의 뒤를 이은 불펜진은 벤치의 선택이 옳았음을 보여줬다.
5회 위기 상황에 오른 임창민은 유니에스키 구리엘에게 적시타를 맞았지만 후속 타자를 유격수 땅볼로 처리하며 급한 불을 껐다. 6회에도 마운드에 오른 임창민은 두 타자를 더 상대하고 바통을 차우찬에게 넘겼다. '필승조' 차우찬은 탈삼진 한 개를 곁들이며 1⅓이닝을 무실점으로 틀어막았고, 정대현-이현승으로 이어지는 마무리 라인도 2이닝을 책임지며 경기를 승리로 매조졌다.
이번 대회에서 대표팀의 벤치는 선발 투수가 흔들리면 여지 없이 불펜을 투입시키는 강수를 던졌다. 지난 멕시코-미국전 역시 그랬다. 하지만 대표팀의 벤치는 확실한 투구수 관리를 통해 '이어던지기'를 시도했고, 불펜진역시 이 임무를 확실히 해냈다.
이제 대표팀은 오는 19일 일본과 도쿄돔에서 4강 맞대결을 벌인다. 개막전 영봉패의 아픔을 잊지않고 있는 대표팀이기에 일본과의 혈투는 어느 때보다 기대가 된다. 김인식 감독은 일본과의 경기에 나설 선발 투수를 공개하지 않으며 심리전을 펼쳤다.
단판 승부에서 선발 투수가 갖는 중요성은 이루 말할 수 없지만, 든든한 불펜진이 뒤를 받치고 있어 어떤 투수가 선발 마운드에 올라도 부담 없는 호투를 기대케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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