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엑스포츠뉴스=조용운 기자] 차두리(35,서울)가 자신에게 주어진 마지막 결승전에서 활짝 웃을 수 있을까.
차두리의 소속팀 서울은 31일 홈구장인 서울월드컵경기장에서 열리는 2015 KEB하나은행 FA컵 결승전에서 인천 유나이티드를 상대한다. 차두리가 현역으로 치르는 마지막 결승 무대다.
올해를 끝으로 은퇴를 결심한 차두리에게 더할나위 없이 소중한 기회다. 지난 2013년 유럽 생활을 정리하고 서울에 입단한 차두리는 좀처럼 우승과 인연이 없었다.
입단 첫해 아시아챔피언스리그 결승에 올랐지만 광저우 에버그란데(중국)에 패했고 지난해에는 FA컵 결승서 또 다시 고배를 마셨다. 팀은 달라도 올 초 호주아시안컵까지 포함하면 차두리는 3년간 우승에 대한 목마름이 어느 때보다 심하다.
기회는 한 번 뿐이다. 차두리가 서울 유니폼을 입고 뛸 시간은 얼마 남지 않았다. 올 시즌 K리그 2경기와 FA컵 1경기면 선수 차두리의 시계는 멈추게 된다. 사실상 K리그 클래식 우승이 물건너간 상황에서 인천과 FA컵은 그래서 더 간절하고 특별하다.
우승을 원하는 마음이야 누구나 같겠지만 서울은 차두리가 떠나는 길에 챔피언을 안기겠다는 열망으로 가득차 있다.
고요한은 "(차)두리형이 늘 선수들을 잘 이끌어줬다. 두리형이 계속해서 팀에 남았으면 하는 바람이 있지만 우리는 결정을 따라야 한다"면서 "꼭 FA컵 우승컵을 두리형이 들 수 있게 도움이 되고 싶다"고 속마음을 전했다.
윤일록도 고개를 끄덕이며 "두리 형을 보며 배우는 점이 참 많았다. 우리가 우승컵을 들어올려서 꼭 두리 형에게 선물을 했으면 한다"고 각오를 다졌다.
외국인 선수인 다카하기라고 다르지 않다. 다카하기는 "서울에 와서 적응하는 데 차두리가 많은 도움이 됐다. 우승할 마지막 기회이기에 선수들도 동기부여가 된다. FA컵 우승으로 차두리에게 선물을 주고 싶다"고 강조했다.
형·동생 사이에서 감독과 선수로 변함없는 호흡을 보여주는 최용수 감독의 바람도 차두리에게 우승 트로피를 안기는 것이다. 자신의 뜻에 따라 은퇴도 지금까지 미루며 뛰어준 차두리에게 유종의 미를 거둘 수 있게 돕겠다는 뜻이다. 최 감독도 "마지막 가는 길을 아름답게 만들어주고 싶다"고 각오를 다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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