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엑스포츠뉴스=조용운 기자] 이승우(17,FC바르셀로나)에게 벨기에는 낯선 상대가 아니다. 월드컵에서 상대할 대표팀보다 한 살 위 연령대인 18세 이하(U-18) 벨기에와 맞붙어본 경험이 있다.
이승우는 지난 5월 안익수 감독이 이끈 U-18 대표팀에 합류해 국내서 열렸던 수원 JS컵에 출전했다. 자신보다 한 살 많은 1997년생이 주를 이룬 대표팀에 월반해 경기를 치른 이승우는 안타깝게도 경기 외적으로 큰 논란에 휩싸였다.
발단은 벨기에전이었다. 전반 32분 벨기에 수비의 패스를 가로챈 뒤 재빨리 박스 안으로 침투했다. 수비수 3명 틈바구니서 골키퍼와 일대일 상황까지 만들었지만 슈팅 타이밍을 놓치면서 코너킥을 얻는데 그쳤다. 화가 난 이승우는 애꿎은 공과 광고판을 강하게 걷어차면서 자신에게 실망감을 표했다.
아쉬움을 푸는 자신만의 방법이었지만 한국의 정서와 맞지 않았다. 다소 시끄러운 갑론을박이 벌어졌고 이승우는 좋지 않은 행동임을 받아들이고 돌발 행동을 줄여나갔다. 벨기에를 상대하다 예상치 못한 논란에 휩싸였던 이승우가 U-17 월드컵 본선 무대서 벨기에를 만나게 됐다.
U-17 칠레월드컵 16강에 진출한 한국 대표팀은 오는 29일 칠레 라 세레나에서 벨기에와 8강 진출을 놓고 다툰다. 수원 JS컵에서 대결했던 팀보다 어린 연령대라 이승우로선 아쉬움을 풀 절호의 기회다.
이승우는 당시 경기 외적인 부분에 초점이 맞춰졌지만 한 살 위 벨기에를 상대로 충분히 선전했다. 벨기에가 유럽에서도 피지컬이 탁월한 나라고 나이까지 자신보다 많아선지 체격 열세를 안고 공격을 풀어나가야 했다.
그래도 이승우는 피지컬이 좋은 벨기에를 상대할 카드를 몇가지 보여줬다. 전반에는 몸싸움을 피하지 않고 적극적으로 싸워줬고 후반에는 왼쪽 측면으로 이동해 동료와 2대1 패스로 곧잘 기회를 만들었다. 특유의 폭풍 드리블도 한 차례 시도했었다. 지금 칠레월드컵에서 보여주는 명품 조연의 역할과 엇비슷하다.
16강서 벨기에를 맞아 이승우에게 기대하는 풀이법이다. 벨기에는 이번 대회 예선을 겸했던 유럽선수권대회부터 월드컵 본선까지 경기당 1골 수준의 낮은 실점률을 보여준다. 조별리그 말리전에서는 슈팅을 26개를 허용하고도 무실점으로 틀어막는 힘을 발휘했다. 한국의 공격력을 감안하면 1골 싸움이고 비록 같은 팀은 아니더라도 이승우의 벨기에전 경험은 해법을 찾는 데 큰 힘이 된다.
이승우도 자신감에 차있다. 벨기에와 경기를 앞두고 "16강전에서 패해 돌아갈 생각은 없다"며 "벨기에는 해볼 만한 상대"라고 두려워하지 않는 모습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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