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사최종편집일 2024-10-09 06: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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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해철의 '외침' 세상을 바꾸다 [XP초점②]

기사입력 2015.10.27 10:13 / 기사수정 2015.10.27 10:13

김경민 기자
 
[엑스포츠뉴스=김경민 기자] "몸부림치면 칠수록 언제나 그 자리일 뿐 뛰어도 돌아도 더 큰 원을 그릴 뿐" - 넥스트 '껍질의 파괴' 中
 
"그대여 꿈을 꾸는가 너를 모두 불태울 힘든 꿈을 기나긴 고독 속에서 홀로 영원하기를 바라는가 사라져 가야 한다면 사라질 뿐 두려움 없이" - 넥스트 'The Ocean : 불멸에 관하여' 中
 
"사람보다도 위에 있고 종교보다도 강하다 겉으로는 다 아니라고 말을 하지만 약한 자는 밟아버린다 강한자에겐 편하다 경배하라 그 이름은 돈, 돈, 돈, 돈" - 넥스트 'Money' 中
 
한 정치인은 신해철을 기리며 자신의 유세 장소 마다 울러 퍼지던 '그대에게'를 언급했다. 고인이 된 대중 예술인에 얹혀 가려는 한 정치인의 깊이 없는 외침이지만 '그대에게'는 대중에게 가장 유명한 신해철을 대표하는 곡이다.
 
다만 20대 초반 그의 메시지는 이후 나이 듦과 함께 소속사의 제약을 넘어 자신의 색깔을 내기 시작한 넥스트를 통해 그가 공개한 메시지와는 그 깊이가 달랐다.
 
'영원한 마왕' 신해철은 자신의 사상과 사회에 대한 불만을 특유의 철학적이고 중의적인 가사로 풀어온 아티스트다. 발라드 열풍이 불던 90년대 록 음악을 통해 대중 뮤지션이 할 수 없던 사회에 대한 비판과 강렬한 메시지를 남겼다.

 
특히 넥스트 시절 발표한 '도시인'을 통해서는 변해가는 사회에 현대인의 외로움을, '껍질의 파괴'를 통해서는 세상의 굴레 얽매인 삶을 비판했다. 10년전 동성동본불혼법을 폐지하는데 일조한 '힘겨워하는 연인들을 위해'는 세상을 바꿨다.
 
뿐만 아니라 '불멸에 관하여'는 인간의 원초적 고뇌인 삶과 죽음에 대한 자신의 메시지를 담았으며, 연주곡인 'Requiem for the embryo'에서는 낙태에 대한 통렬한 비판을 남겼다. 'Money'는 물질만능주의에 젖은 현대사회에 대한 직설적인 노랫말이 돋보인다.
 
최근 출연했던 예능프로그램이나 '고스트스테이션'을 통해서 '독설가' 이미지가 강했던 그지만 대학시절 철학을 전공한 이력답게 그의 노랫말은 심오하고 아름답다. 삶의 굴레를 "더 큰 원을 그릴 뿐"이라고 은유적으로 외치는가 하면, "사라져 가야 한다면 사라질 뿐"이라며 삶의 뒤안길에 대해 초탈했던 그의 노래는 언제나 사회에 메시지를 던져왔다.
 
혹자는 '문화대통령' 서태지를 놓고 사회에 대한 비판을 담은 뮤지션이라 칭한다. 하지만 신해철은 그의 음악인생 전반에 걸쳐서 단순한 사랑 이야기가 아닌 사회를 향한 외침을 담은 곡들을 지속적으로 발표했다. 다만 그의 가사는 서태지 처럼 직설적이지는 않아 덜 주목을 받을 뿐이었다.
 

"발전이란 무엇이며, 진보란 무엇인가? 누굴 위한 발전이며, 누굴 위한 진보인가?"라며 외치던 '세계의 문'도 신해철이 만들어 낸 것이며, "가는 세월에 고운 얼굴은 잔주름이 하나 둘 늘어도 내가 아니면 누가 살피랴 나 하나만 믿어온 당신을 나는 다시 태어나도 당신만을 사랑하리라 사랑하리라"라던 '아내에게 바치는 노래'도 신해철이 만들어 낸 노래가 아닌가?.
 
자신의 삶과 죽음에 대한 고찰, 그리고 날카로운 사회에 던지는 시선은 신해철의 노래 곳곳에 녹아 있다. 남이 만들어 준 노래를 그저 부르는 것이 아닌 싱어송라이터가 할 수 있던 노래의 힘을 신해철은 그의 작품에 녹여냈다. "노래여 영원히"라던 신해철의 외침 처럼 고인의 노래는 앞으로도 불멸의 길을 걸을 것이다.

fender@xportsnews.com

▲ 신해철 1주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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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경민 기자 fender@xports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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