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엑스포츠뉴스=조은혜 기자] 야구에 있어 포수는 경기를 하는 데 가장 중추적인 역할을 하는 포지션이다. 그리고 단기전인 포스트시즌에서 전문 포수가 없다면 경기를 온전하게 치르지 못하는 것은 당연지사다.
류중일 감독은 지난 21일 대구구장에서 취재진과 만나 "포스트시즌에 부상을 이유로 엔트리에 있는 포수가 모두 나서지 못하게 될 경우에는 엔트리 교체를 할 수 있게 하는 게 낫지 않나 하는 생각을 했다"고 이야기를 꺼냈다.
보통 포스트시즌 엔트리에는 팀에 따라 포수 두명 혹은 세명이 이름을 올린다. 삼성은 지난해까지 진갑용을 포함해 이지영, 이흥련의 포수 3인 체제였지만 진갑용이 현역 은퇴를 선언한 가운데 올해는 이지영과 이흥련 2명 체제로 가닥이 잡혔다. 그런데 류중일 감독은 "배터리 코치가 '만약 최악의 경우 두 명이 다 다치면 어떡하나' 하는 이야기를 꺼내 이 문제를 생각해보게 됐다"고 전했다.
류중일 감독은 "어디까지나 포수에 한한 것"이라며 "포수는 특수 포지션이기 때문에 아무나 하지 못한다. 경기 말미 대타 등으로 인한 엔트리 소모로 불가피하게 몇 이닝 정도 다른 선수가 포수를 보는 것은 괜찮다. 그러나 몇 경기 내내 전문 포수가 나서지 못한다면 경기 내용이 아무래도 질적으로 떨어질 수밖에 없다"고 설명했다.
이어 류 감독은 "포스트시즌은 축제다. 팬들에게 고급 야구를 보여줄 의무가 있고, 팬들 역시 그런 야구를 기대하고 경기장을 찾을 것이다. 포수 만큼은 부상시 엔트리 교체가 가능해야 한다"고 말하며 "올 시즌을 마무리한 다음 받아들여지든 아니든 감독자회의와 기술위원회 등에 일단 이야기를 꺼내볼 예정"이라고 밝혔다.
공교롭게도 류중일 감독이 가정한 상황이 얘기를 꺼낸 당일 일어날 뻔했다. NC 다이노스와 플레이오프를 치르고 있는 두산은 주전 포수 양의지가 지난 19일 플레이오프 2차전에서 4회 나성범이 친 파울타구에 오른쪽 발을 맞고 발가락 미세 골절 진단을 받았다. 남은 플레이오프 기간 동안 출장이 불투명하다.
양의지의 부상으로 21일 3차전에서 자연스럽게 최재훈이 선발 출전했다. 그런데 최재훈이 3회 노경은의 폭투에 발을 맞으면서 고통을 호소했고, 최재훈의 부상에 대비해 홍성흔이 포수 장비를 차고 대기하기도 했다. 다행히 최재훈의 부상이 심각하지 않아 홍성흔은 잡았던 포수 마스크를 내려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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