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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형 FA 계약 첫해, 누가 울고 웃었나

기사입력 2015.09.15 10:01 / 기사수정 2015.09.15 13:05

박진태 기자


[엑스포츠뉴스=박진태 기자] 2015년 KBO리그를 앞두고 FA(자유계약제도) 자격을 취득한 선수는 19명이었으며, 이들의 계약 총액은 무려 630억 6천만원이었다. 이후 윤석민과 KIA 타이거즈가 맺은 4년 90억원 계약까지 더해진다면 그 금액은 더 커진다.

대형 계약을 맺은 선수들의 활약에 따라 팀 순위가 움직이는 것은 당연지사. 시즌 막판 각 팀 별 잔여 시즌은 15경기 남짓이다. 한 시즌으로 FA 계약의 성패를 판단할 수는 없지만, 그럼에도 FA로 울고 웃었던 팀은 있었다.

▲ '함박 웃음' 삼성·두산

삼성과 두산은 지난 스토브리그에서 큰 손으로 활약했다. 삼성의 경우 윤성환과 안지만, 조동찬을 잡기 위해 173억원을 투입했다. 특히 삼성은 선발 마운드의 핵심 윤성환에게 4년 80억원 대박 계약을 안겼고, 믿을맨 안지만에게도 불펜 최고 대우인 4년 65억원에 도장을 찍었다. 그리고 올 시즌 두 선수는 삼성의 선두 질주에 공신으로 활약하고 있다.

윤성환의 경우 FA 계약 첫 해를 자신의 경력 최고의 시즌으로 만들고 있다. 그의 올 시즌 성적은 27경기 등판 178이닝 16승 7패 평균자책점 3.39다. 아직 시즌이 남은 시점에서 윤성환이 소화한 178이닝은 지난 2013년 기록했던 개인 최고 170⅔이닝을 넘어서는 소화력이며, 다승 역시 지난 2009·2011년 기록했던 14승을 훌쩍 넘겼다.

'믿을맨' 안지만 역시 올 시즌 71이닝을 소화해 개인 최다인 31개의 홀드를 수확하고 있는 중이다. 심창민(56⅓이닝·8홀드)과 박근홍(44⅔이닝·8홀드)과 함께 삼성의 통합 5연패 달성을 위해 중간에서 힘을 내고 있다.

리그 4위에 올라있는 두산 역시 장원준의 활약이 고마울 따름. 스토브리그에서 두산이 4년 84억원으로 '대어' 장원준을 잡을 것이라 쉽게 예상하지 못했지만, 과감한 투자가 결실을 맺는 모습이다. 올 시즌 그는 159⅓이닝을 소화해 12승 10패 평균자책점 3.67을 기록하고 있다. 장원준의 퀄리티스타트 비율은 무려 63%. '장꾸준'이라는 애칭처럼 계산이 서는 선발 투수가 바로 장원준이다. 두산의 포스트시즌 진출이 기정사실화 되고 있는 상황에서 큰 경기 그의 활약이 더 기대된다.



▲ '비용 대비 효율' kt

올 시즌을 앞두고 kt가 스토브리그에서 투입한 총액은 44억 1천만원. 신생팀으로서 1군에 첫 발을 내딛는 kt로서 아쉬운 투자 금액이었지만, kt 유니폼을 입은 박경수와 박기혁이 팀에 녹아들며 효과적인 영입이었음을 증명해냈다.


특히 박경수의 활약이 무섭다. 올 시즌 그는 완전히 다른 타자로 탈바꿈했다. 데뷔 후 처음으로 '20홈런'을 돌파한 데 이어 OPS(출루율+장타율) 0.945를 기록하며 타격에 눈을 뜬 모습이다. 주전 2루수로 출장하고 있는 박경수는 수비에서도 967⅓이닝을 책임져주고 있다. 500이닝 이상 소화한 2루수 가운데 최소 실책(6개)을 기록하며 수비에서도 안정적인 모습이다.

그의 키스톤 콤비 박기혁도 쏠쏠한 활약을 펼쳐주고 있다. 4년 11억 4천만원이라는 비교적 저렴한 가격으로 kt 유니폼을 입은 그는 타율 2할7푼4리를 기록하며 제 몫을 해주고 있다. 수비에서도 실책을 단 7개(수비이닝 702이닝)만 기록하며 KBO리그 주전 유격수 가운데 최소 기록을 유지하고 있다.



▲ '쓴웃음만' 한화·SK

절치부심 '가을 경쟁'에 합류하기 위해 시즌을 앞두고 한화와 SK는 막대한 비용을 들여 선수층을 강화 및 유지했다. 한화는 마운드 보강을 위해 권혁·송은범·배영수를 외부 FA를 통해 영입했다. 시즌 초 권혁의 호투로 한화는 순위 경쟁의 중심에 있었지만, 시즌 막판 힘에 부치는 모습이다. 

물론 세 선수가 기록한 패배의 상황은 달랐지만 30번의 패배를 합작했고, 이는 한화가 기록하고 있는 전체 패배의 43.4%를 차지하고 있다. 특히 송은범의 비용 대비 효율을 살펴보면, 올 시즌 그가 던지는 한 구의 가치(연봉 기준)는 약 40만3천원이며 승리·세이브·홀드 하나 당 가치는 9천만원이나 된다. 그나마 '집토끼' 김경언의 알짜배기 활약이 위안거리라면 위안거리다. 치열한 '5위 싸움'을 펼치고 있는 한화로서 외부 대형 FA 선수들의 활약이 절실한 이유는 여기에 있을지 모른다.

SK 역시 웃을 수 없는 것은 마찬가지. 시즌 초 우승 후보로 거론됐던 SK는 현재 리그 8위다. '대어' 최정을 비롯해 김강민, 조동화 등 집토끼를 잡는 데 성공해 전력을 유지한 SK였다. 그러나 믿었던 최정은 잦은 부상으로 SK가 치른 127경기 중 46경기나 결장하고 있다. '주포'가 빠진 SK 타선의 무게감이 떨어지는 것은 기정사실. 올 시즌 SK가 방망이에서 계속 문제를 노출하는 것도 그의 공백이 컸다.

김강민 역시 부진이 길어지고 있다. 올해 80경기 출장한 그는 타율 2할4푼7리 홈런 3개 타점 23개를 기록하는 데 그치고 있다. 최근 10경기서도 김강민은 타율 2할2푼2리를 기록하고 있을 뿐이다. SK 와이번스가 '5강행'을 위해 반드시 필요한 요소는 두 선수가 건강한 몸으로 경기에 나설 수 있느냐일 것이다.

parkjt21@xportsnews.com / 사진=엑스포츠뉴스DB


박진태 기자 parkjt21@xports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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