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엑스포츠뉴스=조용운 기자] 슈틸리케호가 '레바논 악몽' 종결에 나선다. 지난 4년 동안 두 번의 쓰라린 아픔이 있는 레바논 원정경기 핵심은 분위기다.
울리 슈틸리케 감독이 이끄는 축구대표팀이 8일 레바논 시돈에 위치한 사이다 무니시팔 스타디움에서 레바논과 2018 러시아월드컵 아시아지역 2차예선 3차전을 치른다.
한국은 레바논을 맞아 역대 전적 7승2무1패로 일방적인 우위를 보이고 국제축구연맹(FIFA) 랭킹에서도 57위로 133위의 상대를 압도한다. 하지만 한국이 레바논 원정에서 유일하게 이긴 기록은 22년 전인 1993년 미국월드컵 예선 때다. 이후 세 차례 원정을 더 치렀지만 2무1패로 레바논 원정서 좀처럼 승리 환호를 지르지 못하는 실정이다.
객관적인 지표는 소용이 없다. 눈에 보이는 전력차에도 한국은 매번 레바논 원정서 낯선 분위기에 흔들렸다. 2년 전 브라질월드컵 최종예선 차 레바논 원정을 다녀왔던 최강희 감독은 "레바논은 이상한 분위기가 있다. 원정 거리가 멀고 정세도 불안하다. 잔디도 공이 떠서 다니는 느낌을 받을 만큼 좋지 않다"고 되돌아봤다.
최 감독이 느꼈던 대로 레바논은 늘 정세가 불안해 대표팀 숙소와 훈련장, 경기장까지 무장한 군경이 배치될 정도다. 최근에도 레바논은 쓰레기 처리 문제에서 비롯된 대규모 반정부 시위가 이어지고 있다.
베이루트의 치안이 불안하면서 경기 장소를 수도에서 40km나 떨어진 시돈으로 옮겼지만 한국으로선 경험해보지 못한 장소라 걱정이 되는 부분이다. 더구나 주로 대표팀 경기를 치르는 베이루트 경기장의 잔디도 '떡잔디'로 부를 만큼 좋지 않은데 동떨어진 시돈의 잔디가 그보다 좋을리 없다.
슈틸리케 감독도 "우리는 축구를 하러 왔는데 훈련장 상태를 보면 어떻게 이런 잔디 상태에서 선수들이 훈련을 할 수 있는가 싶다"며 "선수들이 잘 뛸 수 있는 환경을 마련해줘야 한다"고 목소리를 높이기도 했다.
여러모로 한국에 웃어주지 않는 환경에서 필요한 것은 초반 분위기를 어떻게 가져오느냐다. 레바논 악몽이 시작된 2011년과 2013년 모두 선제골을 내주면서 끌려간 것이 쉽지 않은 경기를 한 원인이 됐다.
기선을 제압하는 것이 우선인 원정인 만큼 확실한 공격루트를 만들어 놓는 것이 필요하다. 킬러인 손흥민이 빠진 가운데 결정을 지어줄 카드를 고민하고 담금질을 한 슈틸리케 감독의 복안이 중요할 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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