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사최종편집일 2024-11-25 03: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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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아성 "새로움에 대한 욕심, 연기의 원동력이죠" (인터뷰)

기사입력 2015.09.20 21:00 / 기사수정 2015.09.20 21:00



[엑스포츠뉴스=김유진 기자] 배우 고아성이 영화 '오피스'(감독 홍원찬)로 관객들과 마주하고 있다.

2006년 15살의 나이에 '괴물'로 대중에게 자신의 존재감을 본격적으로 알린 후 브라운관과 스크린을 오가며 꾸준히 활약해 온 그가 자신이 가장 좋아하는 장르인 스릴러로 또 다른 매력을 발산한다.

'오피스'는 자신의 가족을 무참히 살해하고 종적을 감춘 평범한 회사원이 다시 회사로 출근한 모습이 CCTV 화면에서 발견되고, 그 후 회사 동료들에게 의문의 사건들이 벌어지는 이야기를 그린 스릴러. 극 중 고아성은 미스터리한 사건의 중심에 서게 되는 인턴사원 이미례로 등장한다.

'오피스' 개봉을 앞두고 서울 삼청동의 한 카페에서 만난 고아성은 "아쉬운 부분이 너무 많다"고 웃음을 지었다. 실제 직장 생활을 경험해 보지 않은 그가 직장인들의 고충을 직접적으로 느끼기는 어려웠을 터. 고아성 역시 "촬영 전에 회사에 가 간접적으로 체험을 하긴 했지만 정말 그건 체험에 그친 것이고, 실제로 회사 안에서 일하는 사람들의 마음은 영원히 모를 것 같다"고 솔직한 생각을 전했다.

연기를 하면서도 이미례라는 인물에 대한 궁금증은 고아성의 머릿속을 떠나지 않았다. 고아성은 "누구나 다 미래를 꿈꾸며 생각하고 있는데 미례에게는 미래가 없는 것이지 않나. 미례의 미래에 대해서도 궁금증이 컸던 것 같다"고 촬영 내내 작품 속 캐릭터에 빠져있었던 시간을 회상했다.

고아성은 이미례를 연기하면서 자신을 다시 보게 됐다는 점도 얘기했다. 그는 "이미례 같은 사람들에게 각별한 연민이 있던 것 같다. 답답하고, 착하고, 잘 참고 이런 사람들에게 돌아오는 건 결국 만만한 취급이다. 그게 사회에서 보편적으로 인식되고 있는 게 너무 싫었다. 그리고 그런 사람들을 주변에서 많이 봐서 유심히 관찰하기도 했는데, 연기하면서 보니까 내가 그런 사람이었던 것 같은 거다"라고 설명했다.

이어 "미례가 오롯이 자기 시선으로 내 자존감을 지켜내려고 하는 부분이 나와 비슷해서 깜짝 놀란 적이 있다. 나는 그런 사람들을 흥미롭고 유심하게 보는 사람이라고만 생각했는데 내게도 그런 부분이 있어서 좀 충격을 받은 적이 있다"고 털어놓았다.



초반 다소 답답하게 그려지는 이미례는 후반부가 되면서 쌓여왔던 것들을 폭발시킨다. 고아성은 극 중 이채은(염화영 역)과 화장실에서 만났던 장면을 꼽으며 "연기하면서도 느꼈지만 너무 한 끗 차이이지 않나. 켜켜이 쌓인 스트레스를 폭파시키는 것은 정말 작은 사건이다. 실제로 내가 그 연기를 할 당시에 일기에 이렇게 쓴 적이 있다. 돌탑이 무너지기 전 마지막 작은 돌 하나? 극 속에서는 그게 염화영이었던 것 같다"고 말했다.

이어 "염화영이 화장실에서 화장을 고치면서 대충 흘린 말이 미례의 인간성을 변화시킨 것 같다. 정말 티끌 같은 그런 작은 것 하나가 쌓여있던 것을 폭발시키는 요인이 될 수 있다.살면서 그런 것을 조심해야 한다"면서 웃었다.


이번 작품은 고아성의 첫 스릴러 도전으로도 많은 화제를 모았었다. 누군가가 어떤 장르의 영화를 좋아하냐고 물으면 주저 없이 '스릴러'를 꼽는다는 고아성은 "그래서 그런지 스릴러를 바라보면 너무 까다로워지는 거다. 그런 이유로 여태까지 선택을 못했다가 '오피스'를 만났는데, 나의 그 까다로운 기준들을 완전 잊게 해줄 정도로 정말 재미있게 봤다"고 망설임 없이 작품을 선택할 수 있었던 배경을 전했다.

기존 고아성은 스릴러라는 장르에 매뉴얼이 있다고 생각해왔었다. 하지만 '오피스'에서는 그것을 다 깨고 새롭게 시도할 수 있을 것 같은 느낌을 받았고, 그 생각들을 실제 연기 속에 녹여내며 온전히 자신의 캐릭터로 흡수해내는데 성공했다.

4살 CF 모델로 데뷔해 13살 어린이 드라마에 출연하고, 15살에 '괴물'로 주목받으면서 본격적인 연기 활동을 시작한지도 어느덧 10년이 훌쩍 넘었다. 그 사이 고아성에게도 연기에 대한 나름대로의 생각이 정립돼갔다. 그는 "항상 새로운 것을 하고 싶다. 늘 새로운 것을 한다는 게 어떻게 보면 오만한 것 같기도 하지만, 그게 내 원동력인 것 같다. 그런데 그 '새롭다'는 것도 어느 순간 매너리즘에 빠지더라"고 자신의 생각을 풀어놓았다.

이어 "아직 멜로도 안 해본 내가 '풍문으로 들었소'에서 아이를 낳는 연기를 했을 때 그만한 파격이 어디 있었겠나. 그래서 선택을 했었던 것이고, '오피스'도 이런 역할이 흔치 않기에 새롭고 독특할 수 있을 것 같아 한 것이었다. 그런데 되돌아보니 독특한 걸 너무 많이 한 거다"라면서 "이제는 평이한 것을 하는 게 정말 새로울 것 같지 않냐"고 웃음을 지었다.

남은 올해도 고아성의 뚝심 있는 행보는 계속해서 이어진다. '오피스'에 앞서 '뷰티 인사이드'로도 관객들을 만났던 그는 24일 홍상수 감독의 '지금은맞고그때는틀리다'의 개봉을 앞두고 있으며, 최근에는 임시완과 함께 하는 '오빠생각' 촬영에 한창이다.

그는 "'오빠생각'이라는 영화를 찍고 있는데, 이렇게 딱하고 인간적이고 행복한 영화를 찍는 게 내게는 너무 새로운 경험이어서 진짜 만족하고 있다"며 "끊임없이 뭔가 시도하는 게 중요한 것 같다. 앞으로도 새로운 것을 계속할 수 있게 노력하겠다"며 자신을 향한 채찍질을 늦추지 않았다.



slowlife@xportsnews.com/ 사진= 엑스포츠뉴스 김한준 기자

김유진 기자 slowlife@xports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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