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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성한의 눈] 이용규의 흥분 그리고 리그의 성숙

기사입력 2015.08.24 09:00 / 기사수정 2015.08.24 00:25

나유리 기자


나는 관중들, 팬들을 보면서 격세지감을 느끼곤 한다. 프로야구 초창기 때만 해도 "야구장에 어린애들은 못 데리고 간다"는 이야기가 있을 정도로 관중 문화가 형편 없었다. 욕설은 기본이고, 침 뱉고, 물건을 던지는 일이 비일비재 했다. 선수들과 관중들이 경기 도중 싸우는 일도 자주 있었다. 그럴만 했다. 

또 원정팀 팬들이 소리 높여 응원을 하는 것도 상상할 수 없었다. 예를 들어, 대구 삼성, 부산 롯데팬들이 광주에 있는 해태 홈 구장에 와서 응원할 수 없었다. 반대의 경우도 마찬가지. 해태팬들이 사직구장, 대구구장에 원정가기는 어려웠다. 혹여 간다고 해도 해태팬이라는 사실을 티낼 수 없었다.

그때와 비교하면, 요즘 관중 문화는 성숙됐다. KBO 역시 'SAFE 캠페인' 등 일정 부분 규칙을 마련해서 더 안전한 야구 관람을 유도하고 있다. 보기 좋은 일이다. 

그런데 22일 광주에서 열린 KIA와 한화의 경기에서 좋지 않은 장면이 있었다. 바로 관중과 한화 외야수 이용규의 '설전'이다. 

이 경기는 KIA에게도, 한화에게도 중요한 경기였다. 5위 자리를 두고 다투는 두 팀이 뺏느냐, 빼앗기느냐의 싸움이었다. 그리고 경기전부터 뜨겁게 달아오른 경기였기 때문에 경기장 분위기도 그 어느때보다 뜨거웠다. 

문제는 지나친 과열에 있다. 처음부터 관중석에서 먼저 이용규에게 좋지 않은 발언을 했기 때문에 모든 일이 시작됐다. 또 신경전을 주고받다가 페트병을 던진 관중의 태도도 분명 잘못된 부분이다. 어떠한 일이 있어도 그라운드 내에 있는 선수에게 물건을 던지는 것은 용납되서는 안된다. 선수가 다칠 수 있기 때문이다. 

개인적으로는 이용규도 조금 더 침착했다면 어땠을까 싶다. 이용규는 타구를 잡은 직후 아웃이라고 말하고, 심판 합의 판정 결과가 나올때까지 내내 흥분한 상태로 보였다. 그리고 때 마침 관중의 도발에 폭발한 것이다. 선수가 경기 도중 관중들과 싸운다는 것 자체가 좋지 않은 행동이다. 물론 세상에 감정이 없는 사람은 없다. 그러나 스타 선수이고, 공인인만큼 같이 흥분할게 아니라 무시하는게 더 좋은 대처법이다. 

나 역시 과거에 실수를 많이 했던 사람이다. 그렇지만 요즘 선수들이라면 나 같은 선배들의 실수를 번복해서는 안된다. 이제는 관중도, 선수도 모두들 새 시대에 맞춰서 더욱 성숙해져야 한다.

엑스포츠뉴스 해설위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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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유리 기자 NYR@xports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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