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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한 2번' 박정권, 맞춤옷을 입다…팀승률 0.556

기사입력 2015.08.22 07:00

박진태 기자


[엑스포츠뉴스=박진태 기자] SK 와이번스의 박정권이 '2번'이라는 맞춤옷을 입었다.

박정권은 지난 21일 서울 목동야구장에서 열린 2015 타이어뱅크 KBO리그 넥센 히어로즈와의 팀 간 11차전에서 2번 타자 겸 1루수로 선발 출장해 4타수 2안타(1홈런) 4타점 맹활약을 펼쳐 팀의 8-3 승리를 이끌었다.

그는 이날 1회 1사 상황에서 첫 타석에 들어섰고, 문성현의 2구 142km/h 속구를 가볍게 당겨 우익수 앞 안타를 신고했다. '백미'는 두 번째 타석이었다. 넥센과 SK가 2-2로 팽팽히 맞선 4회, 박정권은 김성현의 볼넷, 유서준의 3루수 실책, 조동화의 볼넷으로 엮어 만든 1사 만루 찬스에서 문성현의 3구 143km/h 속구를 힘있게 잡아당겼고 우측 담장을 넘기는 그랜드슬램을 기록했다. 두 팀 간의 승패는 박정권의 이 스윙 한 방으로 결정이 났다.

올 시즌 타율 2할7푼7리, 홈런 14개, 타점 48개를 기록하고 있는 박정권은 SK의 중심 타자이다. 그러나 SK 타자들은 '4번'에만 서면 방망이가 맞지 않고 있다. 박정권도 그중 한 명. 김용희 감독의 배려로 박정권은 2번 타순에 배치되는 빈도가 높아지고 있고, 이상하리만큼 본래의 타격감을 유감없이 발휘하고 있다.

지난달 31일 LG전에서 1101일 만에 2번 타자로 경기에 나선 그는 4타수 2안타(1홈런) 1타점으로 강한 인상을 남겼다. 이후 박정권은 8경기에서 2번 타순에 배치됐고, 타율 4할5리(37타수 15안타) 홈런 4개 타점 11개를 기록하고 있다. 박정권이 2번 타자로 선발 출장한 9경기에서 SK는 5할5푼6리(5승 4패)의 승률을 보이고 있다. 또한, 다섯 번의 승리 중 박정권이 결승타를 때려낸 경기가 3개나 됐다.

현대 야구에서 '강한 2번 타자'는 트렌드로 자리잡고 있다. 과거 희생 번트를 비롯한 팀배팅이 능한 타자가 2번 타순에 들어갔다. 그러나 현대 야구에서 2번 타순은 팀의 리드오프가 출루한 이후 엷어진 상대팀의 1루-2루 공간을 공략해 줄 수 있는 타자가 타석에 선다.

뿐만 아니라 2번 타자는 3번~5번의 중심 타순보다 더 많은 타석을 보장받는다. 오히려 출루율이 높은 리드오프를 홈으로 불러드릴 수 있는 타점 기회도 중심 타순에 비해 많을 수 있다. 현대 야구에서 2번이 중요한 이유가 여기에 있다.

박정권은 분명 SK의 중심 타선에서 역할을 해줘야 할 선수이지만, 2번 타순에서 잘 맞고 있는 흐름을 굳이 끊을 필요는 없다. 결국 2번 타자든, 4번 타자든 방망이로 제 역할을 해주면 되는 것이다. 박정권에게 2번 타자는 맞춤옷일 수 있다.

parkjt21@xportsnews.com / 사진=엑스포츠뉴스DB


박진태 기자 parkjt21@xports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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