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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적응 완료' 스와잭, 장점은 살리고 생각은 줄였다

기사입력 2015.08.14 06:24 / 기사수정 2015.08.14 02:44

이종서 기자


[엑스포츠뉴스=이종서 기자] 앤서니 스와잭(30)이 KBO리그에 조금씩 적응을 하면서 뿌리를 내리기 시작했다.

스와잭은 지난 13일 잠실 NC전에 선발 등판해 8⅓이닝 6피안타 2볼넷 7탈삼진 1실점으로 호투를 펼쳐 자신의 시즌 3승 째를 챙겼다. 37일 만의 승리로 그동안의 '미운오리'에서 '백조'로 거듭나는 순간이었다.

스와잭은 올시즌 유네스키 마야를 대신해 지난 6월 13일 두산에 합류했다. 영입 당시 스와잭을 향한 기대치는 높았다. 미국 메이저리그에서 통산 191경기나 뛰면서 16승 24패 4.45의 평균자책점을 기록했고, 올시즌에도 클리블랜드에서 10경기에 등판해 13⅓이닝 동안 18피안타 13탈삼진 3.38의 평균자책점을 남긴 '거물급 외인'이었기 때문이다.

많은 기대와 달리 스와잭은 좀처럼 한국무대에서 좋은 모습을 보여주지 못했다. 직구 위주의 단조로운 피칭에, 구위까지 압도적이지 못해 난타당하기 일수였다.

그러나 김태형 감독은 스와잭에게 최대한 부담을 주지 않고 기다려줬다. 그리고 스와잭은 8월 들어 조금씩 그 기대에 부응하기 시작했다. 지난 1일 삼성전에서는 6이닝 2실점으로 자신의 두번째 퀄리티스타트를 기록했고, 7일 넥센전에서는 손가락에 물집이 터지는 바람에 비록 4이닝 밖에 소화하지 못했지만 1자책점(2실점)으로 안정적인 피칭을 펼쳤다.

이날 역시 기세를 이어가면서 정점을 찍었다. 초반 잠시 흔들리면서 고전했지만 이닝을 거듭할수록 점차 안정을 찾으면서 위력적인 투구를 했다. 그리고 총 112개의 공을 던진 스와잭은 이날 9회 1아웃까지를 책임졌다. 올시즌 자신의 최다이닝과 최다 탈삼진 기록을 갈아치우는 최고의 피칭이었다. 김태형 감독 역시 경기 후 "중요한 시점에서 스와잭이 선발로서 잘 던져줬다"며 칭찬을 아끼지 않았다.



스와잭은 경기를 마친 뒤 그동안의 아쉬웠던 피칭 내용에 대해 "한 달 전만해도 여러가지 생각이 많았다. 잘 적응하려는 생각이 오히려 독이 됐다"고 설명했다. 이런 깨달음은 생각의 전환으로 이어졌다. "오히려 공격적으로 매 이닝을 끝내자고 생각했던 것이 결과로 나타났다"고 설명한 그는 "내가 상대 타선에 무너진다면 내가 가진 최고의 피칭을 펼쳐야 후회가 남지 않을 것이라고 생각했다. 만약 내가 가진 최고의 무기인 슬라이더와 투심이 맞아 나간다면 어쩔 수 없지만, 체인지업으로 무너졌으면 매우 화났을 것"이라고 이야기했다. 많은 생각을 줄이고 자신의 장점을 최대한 살리겠다는 뜻이었다.

실제 이날 스와잭은 투피치에 가까운 피칭을 하면서 그 어느때 보다 공격적인 승부를 했다. 총 112개의 공 중 체인지업과 커브는 각각 2개씩 총 4개에 불과했다. 반면 슬라이더는 47개, 최고 152km/h가 나온 투심은 61개나 됐다. 그리고 이날 던진 공 중 총 74개가 스트라이크로 들어갔다. 가장 자신있는 공으로 가장 경제적인 피칭을 펼친 것이다.

두산은 올시즌 외국인 투수의 덕을 가장 못 본 팀이다. 지난해까지 '에이스' 역할을 해준 더스틴 니퍼트가 시즌 중반 어깨부상으로 이탈했다가 7월말에나 복귀했지만, 아직 감을 제대로 찾지 못한 모습이다. 유네스키 마야는 '노히트노런'을 기록한 뒤 급격한 하락세를 보이면서 2승 만을 기록한 채 일찌감치 짐을 쌌다. 지금까지 두산의 외국인 투수들이 올린 승수는 단 8승. 이런 가운데 스와잭이 본격적으로 자신이 가진 능력을 펼쳐보인다면 두산은 후반기 순위 싸움에서 좀 더 힘을 낼 수 있을 것이다.


bellstop@xportsnews.com / 사진=앤서니 스와잭 ⓒ엑스포츠뉴스DB

이종서 기자 bellstop@xports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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