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사최종편집일 2024-10-29 07: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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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형식 "나는 연기자라 하기 창피한 사람" (인터뷰)

기사입력 2015.08.11 18:29 / 기사수정 2015.08.11 18:36

박소현 기자


[엑스포츠뉴스=박소현 기자] 3개월 간 유창수로 많은 사랑을 받았던 박형식은 아직도 유창수의 느낌이 온전히 남아있었다. 인터뷰 중간에는 유창수와 똑같은 목소리와 그의 말투로 열변을 토하기도 했다. SBS 월화드라마 '상류사회'를 통해 유창수도, 박형식도 한 단계 더 성장할 수 있었다. 

최근 인터뷰를 위해 서울 강남의 한 카페에서 만난 박형식은 이번 '상류사회'를 하며 어엿한 지상파 드라마 주연으로 올라섰고, 또래 배우들과 함께 긴 시간을 이끌어나갔다. 

사실 주연 배우 중 두 사람을 이른바 연기돌로 택하는 경우는 그리 많지 않다. 이에 대해서도 박형식은 솔직하고 허심탄회하게 이야기를 털어놨다. 

그는 "사실 기대작은 아니었다. 캐스팅이 불발이 많이 되기도 했었다. 우여곡절이 많았고 그렇게 기회를 얻게 됐다"며 "감독님이 기적이라고 하시더라. 우리는 B팀 없이 다 찍어냈다. 유이 누나는 충분히 윤하를 잘해냈고 더 신선하게 표현해 사람들이 더 집중할 수 있지 않았나 싶다. 드라마의 재미를 살리는데 한 몫 한 것 아니겠나. 감독님도 성격이 좋고, 스탭들도 좋고 가족같은 분위기였다. 주인공 네 사람도 행복하게 잘 지냈기에 브라운관 너머까지 전해져서 좋은 결과를 얻은 것 같다"고 전했다. 

그렇기에 그에게 '상류사회'는 의미가 깊다. 그는 "또래랑 같이 오랜시간 호흡하는게 처음이라서 신선했다. 그래서 좋았다. 또래에게 배울 수 있는게 있었고, 그 에너지가 좋았다"고 함께한 배우들과의 좋았던 호흡에 대해 설명했다. 



함께 호흡을 맞춘 이지이 역의 임지연에 대해서도 박형식은 "드라마를 하면서 더 많이 친해진 것 같다. 굉장히 잘 해줘서 고마웠다. 내가 지이라는 인물을 사랑할 수 있게 해준 배우에 대한 감사함이 있다. 창수가 엄마 앞에서 오열하며 사랑한다고 할 만한 설득력이 있어야 한다. 그 만큼 지이가 사랑스러워야 하는데 그런 창수의 눈물에 설득력을 준 지이에게 감사하다"고 고마움을 전했다. 

임지연과의 베드신에 대해서도 대본에 '풋풋한 정사신'이라고 적혀있는 탓에 다른 배우들에게 놀림을 받았다고 털어놨다. 그는 "대본에 '풋풋한 정사신'이라고 적혀있어 다른 분들이 '풋풋한 정사신' 잘 찍고 왔냐고 많이 놀리셨다"고 에피소드를 털어놨다. 실제 방송분에서 두 사람은 풋풋하게 짧은 키스신으로 이를 대신했다. 

동작구에서 진행됐던 옥탑방 촬영은 이래저래 의미가 많은 곳이다. 지이의 극중 집으로 설정된 그 곳은 촬영하기가 쉽지 않았다. 실제 거주 중인 동네 주민들이 불편함을 토로해 매번 촬영시간을 바꿔봤지만 방법이 없었다. 좁은 옥탑방에서 많은 감정신들이 오갔지만 버거운 공간이었다. 

이에 배우들은 농담처럼 왜 창수는 지이를 이사시키지 않는지도 고민했다. 박형식은 드라마 속 유창수의 목소리 그대로 마치 대사를 내뱉듯 속사포처럼 이야기를 꺼냈다. 그는 "창수는 왜 지이를 이사를 시켜주지 않았는지 모르겠다. 엄마에게 내쫓기는 상황에서도 창수는 내가 집해줄게 라고 이야기를 안하더라"며 여전히 몰입한 듯한 모습이었다. 


'상류사회'는 계급차이를 넘어선 사랑을 이야기하기도 했지만 동시에 청춘들의 성장이 주 포인트였다. 그는 순수하면서도 까칠한 유창수라는 캐릭터를 연기하며 자신의 마음이 가는 대로 했다. 

박형식은 "감정에 충실하다보니까 자연스럽게 된 것 같다. 이렇게 해서 저렇게 해야지가 없었다. 진짜 창수가 돼 지이를 사랑했고, 엄마도 사랑했다. 내가 느끼는 대로 했다. 위험할 수 있지만 운이 좋게도 잘 맞아 떨어졌다. 감정선이 잘 맞았던 것 같다"고 설명했다. 박형식은 유창수처럼 사람을 좋아하고, 애정결핍이 있는 부분이 비슷했기에 순수함이 닮은 것 같다며 스스로 짚어내기도 했다. 

자신을 닮은 유창수 캐릭터로 박형식은 많은 사랑을 받았다. 특히 늘씬한 턱선과 수트로 입은 유창수의 모습은 여심을 흔들리게 했다. 그는 이에 대해서도 "스탭들이 고생해준 덕분이다. 운동을 하면서 살도 많이 뺐다. 그런 것들이 복합적이고 효과적으로 시너지 효과를 낸게 아닌가 싶다"며 "우리 팬들은 '옛날부터 잘생겼어요'라고 이야기 해줬다(웃음). 캐릭터가 좋았다. 나는 이에 충실했을 뿐이다. 작가님께 정말 감사드린다"고 공을 제작진에게 돌렸다. 



이번 드라마에서 자신의 연기에 점수를 준다면이라는 질문에 그는 점수를 매길 수 없다고 단호한 태도를 보였다. 박형식은 "연기는 점수로 매길 수 없는 것 같다. 선생님들이 코웃음 치실 거다. 사실 연기라는 것 자체가 수학처럼 점수를 매길 수 있는게 아닌 것 같다. 영화 '레 미제라블'을 보고 나는 엉엉 울었지만 우리 매니저 형은 잠들었다. 나는 그 영화가 100점일 수 있지만 매니저에게는 0점이지 않겠나. 연기는 개인적인 취향과도 맞물리는 것 같다"고 설명했다. 

이어 "사실 평소에는 연기에 대한 생각을 하지 않지만, 이렇게 인터뷰를 하며 되돌아보게 되더라. 무슨 생각으로 내가 지금까지 살아왔고 준비를 했나 생각해본다"며 "두 달이라는 시간 동안 강제로 감정을 쓰는 것 아닌가. 사람이 울고나면 기진맥진하고, 화내고 나면 힘든데 그걸 계속 억지로 하는 거다 보니 앨범활동하고 춤추고 노래할 때와는 또 다른 힘든 게 있다. 작품이 끝난 후유증인지 몰라도 편하지가 않다. 자꾸 쉬고 싶다고 이야기하는게, 혼자 있는 시간이 있어야 할 것 같다. 뭔가 혼란스러운게 있는 것 같다"고 연기 활동에 대한 고민을 토로하기도 했다. 

박형식은 자신에 대해 "연기자라고 하기도 창피한 사람"이라고 설명했다. 그는 "그냥 더이상 바라지도 않는다. 평가는 사람들의 몫이다. 그저 박형식으로 기억해줬음 한다. 어떤 배우로 남고 싶냐는 질문을 받곤 하는데, 바라서 뭐하겠나. 내가 할 것을 열심히 하면서 살 뿐, 뭘 바라면서 사는 것은 아닌 것 같다. 그냥 열심히 살겠다"고 덧붙였다.

"맡은 바 최선을 다하는게 지금 현재로선 맞는 거 같다. 아직도 많이 멀었다. 이제 시작이라고 생각한다."

sohyunpark@xportsnews.com /사진=김한준 기자 

박소현 기자 sohyunpark@xports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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