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크고, 작은 몇몇 외국인 선수들의 팀내 행동에 대한 좋지 못한 이야기를 들었다. 강판에 대한 불만, 보직에 대한 이해 부족, 사생활 문제 등.
지금은 약물 복용 문제로 조금 껄끄러워진 이름인 다니엘 리오스. 내가 KIA 감독이던 시절 인연이 있는 선수다. 리오스는 KIA에 있을때 대체로 신사였지만, 경기가 생각대로 안되면 펄펄 뛰는 다혈질 성격으로 말썽이었다. 점수를 내주거나 계산대로 안풀린 후 마운드에서 내려온 후에 주먹으로 벽을 치면서 화를 냈고, 이 행위가 몇차례 반복되자 내가 경고를 했다. "한번만 더 그런 행동을 하면 벌금을 물리겠다"는 조항을 계약서에 넣어버렸다.
그런데 또 강판된 후에 내려와서 벽을 치면서 성질을 부렸다. 그래서 임의로 벌금 3000달러를 매겼다. 내가 "네 월급에서 이만큼을 제외할까, 아님 직접 가지고 올래?"라고 물으니 "아내가 알면 큰 일 나니까 직접 가져오겠다"고 하더니 다음날 봉투에 넣어 벌금을 가져왔다. 벌금이 무서웠던 때문인지 그 다음부터는 자기 기분대로 감정을 표출하는 경솔한 행동을 하지 않았다. 오히려 선수들과 섞이면서 잘 지냈다.
물론 대부분의 선수들은 착하고, 프로 선수로서의 품위를 지킨다. 예전에 한화에서 뛰었던 댄 로마이어 같은 선수는 모범이 되려고 노력하고, 훈련을 정말 열심히 하는 선수로 기억된다.
사실 외국인 선수의 성적도 결국 적응에서 비롯된다. 잘하던 선수가 한국에서 기대 이하로 부진한 경우는 단순히 한국 생활과 문화에 적응하지 못해서인 경우가 많다. 그래도 로마에 왔으면 로마법을, KBO리그에 왔으면 KBO리그법을 따라야 한다. 본인도 한국 문화와 한국 야구에 적응하려고 노력해야 하고, 자기 우월감을 버려야 한다.
우리나라 감독들이 외국인 선수에게 터무니 없는 것을 요구하지는 않는다. 때문에 감독이 서로의 차이를 존중하고, 외국인 선수는 팀을 위해 감독의 권한을 마땅히 따라야 한다. 대신 존중을 해주되 필요 이상의 행동을 할 경우 강하게 제재를 해야한다. 외국인 선수들이 문제를 일으키는 데에도 불구하고 눈 감아주면 '안하느니 못한' 상황이 된다고 생각한다.
내가 생각했을때 외국인 선수가 한국땅을 밟았을때 가장 먼저 필요한 것은 우리 나라에 대한, KBO리그에 대한 충분한 오리엔테이션이다. 사람은 누구나 낯선 곳에 왔을때 당연히 어렵고, 힘들 수 밖에 없다. 그 과정을 최대한 줄여주기 위해서는 충분한 설명이 동반되야 한다.
두번째는 원칙이다. 계약서나 KBO리그 제도적으로 '팀 내에서 물의를 일으켜 품위를 손상시킬 경우에는 제재를 가한다'는 식의 조항이 필요하다.
외국인 선수 제도가 도입되면서 우리 프로야구 역시 기술적인 부분에서 많은 영향을 받았다는 사실은 부정할 수 없는 사실이다. 메이저리그에서 오래 뛰었던 선수들이나 다른 리그에서 풍부한 경험을 쌓은 선수들이 와서 우리 선수들에게 변화구 요령, 수비 자세 등 기술적인 부분을 알려주고 있다. 이는 분명히 외국인 선수 제도의 긍정적인 효과다.
하지만 우리 야구의 수준이 높아지면서 이제는 왠만한 수준의 선수가 들어와서는 쉽게 버틸 수 없다. 또 일본프로야구와의 영입 경쟁에서는 자금력에 밀리면서 과도기에 처해있다고 본다. 이럴 때일 수록 냉정한 잣대로 중심을 잡아야 한다.
엑스포츠뉴스 해설위원 / 사진=두산 시절 다니엘 리오스 ⓒ 엑스포츠뉴스DB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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