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엑스포츠뉴스=김경민 기자] 선미의 베이스 티저가 나올 때 정말 감탄을 할 수 밖에 없었다. 심지어 아이돌 그룹을 등한시 했던 유명 밴드 커뮤니티에서는 그야말로 '난리'가 났다.
솔로 가수로 활동을 하던 선미의 베이스 실력은 '기대 이상' 아니 '짬짬이' 하는 수준을 넘어섰다. 1분 남짓한 짧은 개인 티저 영상 속에는 '태핑'을 제외하고 베이스로 할 수 있는 모든 기교를 담았다. 여기에 베이스 연주에서 가장 중요하게 생각하는 그루브까지 있었다.
실제로 자신을 실용음악과 학생이라 밝힌 한 네티즌은 "저보다 선미가 더 잘하네요. 그 동안 난 뭘한거지"라면서 자조 섞인 목소리를 내 놓기도 했다. 자존심 강한 음악인들이 아이돌 가수에게 한방을 맞은 꼴이었다.
하지만 이후 공개된 멤버들의 반응은 선미만큼은 아니었다. 예은이야 어려서 부터 음악을 해 왔고, 피아노라는 악기는 워낙 고수들이 많기에 큰 임팩트는 없었다. 유빈과 혜림의 티저는 첫 번째 주자 선미가 보여준 것과 비교해 기대 이하였다.
그래도 여기 까지는 나쁘지 않았다. 아이돌 그룹 출신으로 스스로 악기를 배워서 '밴드' 장르의 음악을 하겠다는 '개념찬' 도전에 응원의 박수가 나왔다. 특히 트랙리스트 12곡 중 다수가 멤버들의 자작곡이라는 사실이 알려지면서 더욱 '뮤지션 원더걸스'에 대한 기대치를 높였다.
하지만 타이틀 콘셉트가 공개되면서 기대는 우려로 바뀌기 시작했다. 여기에 30일 공개된 '아이 필 유' 뮤직비디오 티저는 '설마'에 대한 확신을 심어주기 시작했다.
기대했던 무대에서 기타를 치며 연주를 하는 '진정한' 밴드가 아닌 이미 데뷔 9년차에 접어든 고참 걸그룹이 파릇파릇한 후배들과 차별화를 위해 '악기만 든' 밴드 코스프레가 아닌가 하는 우려까지 나오고 있다.
사실 살짝 공개된 '아이 필 유' 티저는 밴드가 하는 음악 장르라고 보기 힘든 부분이 많았다. 멤버들은 저마다 악기를 들고 나오지만 흘러나오는 음악은 미디작업이 주가 된 '만들어낸 음악' 이었다. 굳이 악기를 들고 나와야 하는 이유가 없는 그런 류의 음악인 셈이다.
물론 이 같은 우려는 성급한 것일 수도 있다. 하지만 개인 티저 공개 당시 1970년대 '글램록' 풍을 보여주면서 한껏 기대치를 올린 원더걸스기에 수영복에 이은 티저는 '텔미'가 그랬던 한국 음악시장을 바꾸길 기대했던 원더걸스에게 '뒤통수'를 맞은 기분이다.
차곡차곡 공개 절차를 밟아가고 있는 밴드 원더걸스의 뚜껑은 오는 8월 3일 열릴 예정이다. 그 순간 지금까지 해 왔던 것들이 '희망고문'이 아니길 기원해 본다. 다들 그렇듯 수영복과 각선미에 멤버들의 화려한 변신을 내세울 것이라면 굳이 '밴드'를 언급하며 헛된 희망을 주지 않아도 충분한 '시선집중'이 될 것 이었기 때문이다.
fender@xportsnews.com 사진 = JYP엔터테인먼트 제공
김경민 기자 fender@xportsnews.com